이벤트 날짜는 놓쳤지만
연말 이벤트에 참여하려고 써두었던 글이 기일을 놓쳐 자유주제로 오게 되었습니다만 담아두기엔 아쉬우니 놓고 갑니다!
어릴 적에는 제가 꽤 대단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왠지 적어도 특별한 사람일 거라는 기대는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회인이 되면서 어쩌면 나는 아주, 아주 평범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그런 생각조차 하지 않으며 살아왔죠.
시간은 돌아보면 무척이나 빠르지만, 매일은 참 지루하게 흘러갔습니다.
가끔은 들뜨고 설레기도, 때로는 실망하고 한없이 지치기도 하고요.
어느 날 출근 지문이 찍히지 않을 때는 "와 드디어 잘리나?",
새해 다짐으로 "올해는 진짜 그만둔다." 장난스레 말하면서도
그만두지 않은 게 욕심이었는지, 용기가 없었는지 아니면 나름의 선택이었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느 이른 여름날, 고된 하루를 보내고 지친 몸으로 돌아와 좋아하는 예능을 틀어놓고 맥주를 마시며 앉아있다 문득 스스로가 좀 처량하게 느껴졌습니다.
도대체 매일을 이렇게 보내려고 이렇게나 열심히 살아왔나 하고요.
그렇다고 어영부영 서른 중반이 된 저는 어릴 적처럼 큰 포부나 나 자신에 대한 믿음만으로 어떤 선택을 밀어붙일 만큼 더이상 무모하지도 못하더라고요. 사실 그게 뭔지도 모르겠고요.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는 없으니 남들 다하는거 저도 한번 해보기로 했습니다.
아침마다 부리나케 나가는 대신 침구를 정리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도망치듯 누워 자는 대신 밖으로 나가 달리기를 했습니다.
주말이면 종일 누워있다 배달음식을 먹기보다 하고 싶다고 미뤄두었던 일을 하러 나가기도 하고요.
물론 삶은 여전히 퍽퍽했습니다 ㅎ
다만 그런 평범한 선택들 덕분에 어제 같은 오늘, 오늘 같은 내일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올해를 돌아보면 대단한 성취는 단 하나도 없지만,
작은 변화를 선택한 덕에 일상이 조금은 풍요로워진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의 뿌듯한 이야기도 궁금해서, 리멤버 이벤트에 올라온 글들을 여러개 읽어 봤는데요.
읽으면서 하고 싶은 말이 생겨 조금 더 남겨 봅니다.
며칠전 회사에서 작년 송년회때 스스로에게 썼둔 편지를 나눠주더라구요.
첫 문장부터 눈물이 차올라서 혼났습니다.
"올해는 또 얼마나 힘들었니."
여러분들의 올해도 참 쉽지 않았었나 봅니다.
각자의 모양은 달라도 어쩌면 우리는 비슷한 시기를 지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한 해동안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지 않아도,
조금 더 대단해지지 않아도,
오늘의 나에게 무심해지지 않은 선택이라면
그것으로도 충분하다고요.
그러다 보면 하루마다 자신에게 뿌듯한 순간이
생각보다 자주 있다는 걸 발견하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러분 올해도 참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