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와 배터리 그리고 친환경 자동차의 미래는?
불과 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국내기관에서 예측한 친환경 미래자동차에 대한 Road map은 내연기관, 하이브리드(HEV), 수소연료전지전기차(FCEV) & 배터리전기차(BEV)의 4가지 차종이 경쟁하는 가운데 2025년쯤 FCEV가 대세가 될 것이라고 보았었습니다. 그리고 일시적인 친환경 대체제로서 BEV는 마켓셰어가 10%를 넘지 못하는 틈새상품으로 반짝 존재하다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였습니다. 여전히 이 예측이 크게 틀리지 않았다고 보는데 반해, 요즘 자동차시장은 BEV가 마치 친환경 자동차의 미래를 모두 책임질 것처럼 떠오르고 있으며 관련된 주식시장은 지나치게 과열되고 있어 걱정스러운 측면이 없지 않습니다. 과연 BEV가 미래를 책임질 친환경 자동차인지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서두에 얘기했듯, 모험적 투자를 꺼리는 Fast Follow였던 현대자동차는 FCEV의 미래비전을 확신하고서 기존의 입장에서 벗어나 선도적으로 투자와 연구개발에 집중하여 가장 앞선 결과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FCEV는 연료만 오일에서 수소로 바뀌기만 하면 될 뿐 기존의 자동차 생활패턴이나 에너지 유통형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도입에 유리하며, 연료전지 관련 소재와 부품의 기술개발이 빠르게 이뤄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결과였습니다. 그런데 현재는 예상과 달리 FCEV는 주춤거리고 있으며 BEV가 가속도를 내어 신규모델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이에 대한 원인이 무엇인지 먼저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첫번째는 FCEV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수소산업의 밸류체인이 완성이 되어 소재, 부품 및 수소에너지의 단가가 빠르게 떨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충분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아 현대자동차의 대규모 후속투자에 대한 판단이 보류되었다고 판단이 됩니다. 수소의 생산과 운송과 저장과 활용의 전후방산업에 대한 기술개발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데 이는 수소산업의 기술이 복잡다단하다 보니 섣불리 한쪽으로 투자를 선택하기가 어려운 측면이 있는 것이 속도가 늦어진 원인 중 하나라고 봅니다. 비롯 현대자동차가 잘 굴러가는 연료전지자동차를 개발해 논 상태이지만 보조금이 있어도 비싼 차인데다 각국 정부의 강력한 인프라 지원도 미약한 상태에서 독단적으로 무리수를 두기보다는 수소산업의 밸류체인이 형성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전세계에서 가장 큰 투자시장인 미국에서 머스크란 인물이 나타나서 헐리우드의 쇼비지니스적 투자재능을 발휘하여 그리 획기적이지도 않은 모터기술과 실현가능성이 먼 자율주행 기술을 잘 포장하여 테슬라에게 엄청난 투자를 유치하는데 성공하여 BEV산업을 획기적으로 앞당겨 성장을 시켰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급격한 성장의 배경엔 대기환경의 개선이 시급했고 선진업체의 내연기관 기술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한 중국과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 손쉬운 동맹이 생겼고, 자만심과 경쟁심에 탄소제로 로드맵을 앞당긴 유럽의 도움으로 간접적인 탄소세 지급이 큰 힘이 되었으며, 무엇보다 20여년간 한중일의 2차 전지업체들의 피나는 노력과 과감한 선행투자의 결과로 배터리 성능이 일취월장하여 주행성능을 뒷받침해 준 것이 결정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일이 2010년대에 동시에 펼쳐져서 어울려진 것이 우연인지 머스크의 선견지명인지는 몰라도 결과적으로 BEV의 일차적 성공의 퍼즐이 잘 맞추진 결과라고 봅니다. 위의 4가지 가운데 하나라도 없었더라면 테슬라는 일찍이 경영위기에 빠지고 퇴출이 되었을 것입니다. FCEV를 개발해 놓고 엉거주춤하게 서 있던 현대자동차 옆을 테슬라가 쏜살같이 달려나간 느낌이지요. 한방 맞은 현대자동차로서는 언제 완성될지도 모르는 수소생태계를 믿고 FCEV에만 메달려 있을 수가 없었고, 10~20년의 사업적 공백을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로만 대응하다가는 자칫 시장과 규제 대응에서 멀어질 위험요소가 크다고 판단했을 것입니다. 어차피 심장만 다를 뿐이지 거의 유사한 기술개발 로드맵인 BEV의 개발은 FCEV의 선행개발과 다름없고, 국내 배터리산업의 경쟁력이 가장 뛰어나기에 그리 어렵지 않게 BEV를 개발하는 것으로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테슬라와 중국의 전기자동차업체들이 선행적으로 움직였다면 현대자동차가 추동을 한 셈이지요. 이렇듯 친환경 자동차시장에서 일어나는 혼돈에 어지러워진 마음을 비우고 본질로 돌아가서 친환경 에너지와 탈 것에 대해 다시 심사숙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배터리를 장착한 자동차가 운송수단으로서 가진 여러 단점은 이미 많이 알고 있기에 여기서 일일이 언급은 하지 않겠으며, 저의 뇌피셜이 들어갔지만 가장 결정적인 요인을 가지고 BEV의 한계를 따져보도록 하겠습니다. 빅뱅으로 수소에서 출발한 원소가 천체들의 생성과 소멸에 의한 핵 융합과 분열로 수십 종의 원자로 분화가 되었으며, 이 원자들은 우주의 운행과 질서와 각자의 역할에 따라 비율이 정해져 존재하도록 설계가 되어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생명체가 존재하는 지구가 그 원리에 가장 충실하게 작동하는 행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인류문명이 발전하여 돌에서 철을 사용하게 되었는데 만약 철이 금과 같이 희귀자원이었다면 현재의 인류문명으로 발전은 없었을 것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리튬배터리의 이름에서 보듯 희귀자원인 리튬을 반드시 사용해야 하고, 비슷한 니켈, 망간, 코발트 같은 광물자원 덩어리인 2차전지 배터리를 대량으로 사용해야 하는 산업은 우주의 설계사상에서 벗어난 수단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희귀광물을 채취하여 정제하고 가공하는 과정은 환경을 파괴하고 재활용하여 사용한다고 해도 탄소배출과 환경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수소는 효율이 아주 뛰어난 원소로 에너지 밀도가 수소연료전지는 2.5kWh/kg인데 반해, 리튬이온배터리는 250Wh/kg로 출력에 비해 자체중량이 커서 장거리와 대형의 운송수단으로서 적합하지 않기에 한계가 분명합니다. 따라서 FCEV가 정상궤도에 올라 비슷한 가격대가 되면 BEV는 시장에서 자연도태를 피할 수 없습니다. 현재 동종의 드론으로 비행시간을 비교해 보면, 리튬이온배터리로 20분 정도 운행이 가능한데 비해 수소연료전지는 90분 이상 비행이 가능할 정도로 차이가 크다는 것이 그 증거입니다. 2차전지의 배터리는 단지 핸드폰과 같은 소형 모바일기기와 수소저장인 ESS산업과 운송기기의 출력 버퍼링 용도로 보조적으로 사용되는 수준에서 멈추어야 합니다. 배터리산업계에게는 받아들일 수 없는 얘기이지만, 배터리산업은 앞으로 10년 정도 활황을 보일 수는 있지만 인류의 에너지공급원으로서 어디까지나 보조적 수단일 뿐 대량수요의 운송수단에 적용될 수 없다는 사실을 간파하고 인정해야 합니다. 머스크의 선택에 수많은 사람들이 놀아나고 있는 현실이 씁쓸합니다. 신뢰할만한 배터리산업에 부정적인 한가지 신호로서, 유럽의 브리티시볼트, 노스볼트 등 여러 배터리업체에 대한 투자가 모두 중단될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배터리산업의 셋업이 굉장히 어려운 사업임은 분명하나 미래 친환경 운송기기에 꼭 필요한 핵심 패권기술이라면 결코 포기하지 않았을 것인데 유럽의 판단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처음에 언급했듯 BEV는 어디까지나 징검다리일 뿐입니다. 미래 친환경 자동차의 대안으로 유력한 FCEV는 가격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상당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지만 세상의 일은 절대적인 것이 없고 또 돈의 논리를 벗어나기는 어려운 법이지요. 전세계에 10억대 이상으로 보급된 내연기관 자동차와 관련 인프라를 모두 폐기하는데 따른 비용이 어마어마할 것입니다. 따라서 이를 활용하여 보다 쉽게 친환경으로 갈 수 있는 방안이 고려되고 있고 그것은 수소를 바로 태우는 내연기관으로 개조와 그린수소와 탄소를 포집하여 결합한 탄소중립의 eFuel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습니다. 자세한 얘기는 넘어가지만 연료만 바뀔 뿐 내연기관은 상당히 오래 지속될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들 3가지 대안은 공통적으로 수소산업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이며, 탄소제로 사회로 가기 위한 여정에서 수소에너지는 필수불가결한 대안이라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수소산업의 활용에서 운송기기가 차지하는 비율은 아주 작으며, 제철산업, 수소가스터빈, SOFC발전 등에 훨씬 더 비중을 두고 개발과 투자가 드러나지 않는 심해의 커다란 해류처럼 큰 흐름을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직 수면으로 부상하지 못한 상태로 2030년이 되어야 밸류체인이 완성이 될 것으로 예측을 하고 있습니다. 이때가 되어야 같은 메커니즘의 연료전지와 수전해장치가 대량생산의 규모의 경제가 이뤄져 멤브레인 등 대부분 같이 적용되는 소재와 부품의 단가가 경쟁력이 있는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은 태양광, 풍력의 재생에너지와 SMR(소형 모듈형 원자로)이 주요 수단이 되며, LNG 등을 사용한 블루수소도 상당 기간 생산되어 사용되리라 봅니다. 그린수소는 호주, 중동, 북아프리카의 사막지대에다 기가와트의 태양광 발전단지를 수십개씩 지어놓으면 현재의 원유공급과 같은 에너지 공급체계로 대량공급이 가능할 수 있다고 봅니다. 태양의 일조량과 함께 다량의 전지패널과 커다란 수전해조의 설치에 필요한 값싼 토지가 대규모로 필요하기에 사막이 가장 적합한 땅이 되겠습니다. 솔라셀의 운영효율이 20%를 넘지 못하는 가운데 30%를 넘길 수 있는 퀀텀솔라셀의 개발이 완성이 된다면 물을 넣으면 굴러가는 자동차의 탄생도 볼 수 있을 거라 봅니다. 컨텀솔라셀의 개발일정이 10년 전에 10년 후 개발목표였는데 아직 나오지 않은 걸로 봐서는 달 기지에서나 생산이 되어야 할 것 같기도 합니다. 재생에너지마저 기존의 석유생산국가에게 유리하게 편중이 되어 있는데 이것이 없는 나라에서는 중간단계로 SMR이 대안이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린수소의 운송과 저장에는 액체암모니아가 가장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33℃의 높은 액상온도로 인해 액화 에너지가 적게 들어가고 운송 중 손실이 적으며, 더 쉽게 합성과 분리하는 기술이 계속 개발이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시스템 내에서 암모니아를 수소와 질소를 분리하여 연료전지를 구동하는 기술도 이미 개발이 되었다고 하니, 700bar의 고압의 수소탱크를 실어 다니는 것보다 액체암모니아를 저장탱크에 실어 다니는 게 여러 면에서 더 유리할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BEV와 배터리산업은 앞으로 권불십년의 호황을 누리지 못하고 서서히 침체될 것이며, BEV 설비는 FCEV로 전환이 되며 2차전지는 소형의 다품종 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로 전환이 되는 변화를 겪을 것으로 보며, 수소산업의 밸류체인이 형성이 되면서 친환경 운송수단으로 FCEV, 수소내연기관과 eFuel이 함께 발전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배터리산업에 올인하는 듯한 국내업계를 심각하게 바라보며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중장기적인 전망을 해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