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세상 연상 누나랑 연애 가능 해요?
이 글 제목보고, 영포티가 지랄하네 라고 생각하셔도 좋아요. 저는 40대 중반 여성이고, 남성은 30대 저보다 열 세살 어립니다.
대신 저는 진짜 진지 하니까, 진지한 답변 부탁드립니다. 제가 물어볼 곳도 없다보니 쪽팔릴거 아는데 정말 답답해서 그럽니다. 특히 30대 남성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저희 부서랑 협력업체랑 공들여서 했던 일이 있었는데, 이게 3월에 성과가 나왔는데 굉장히 좋았습니다. 그래서 저희 부서랑 그 업체 부서랑 회식을 했습니다. 남자는 협력업체 사람입니다. 1차, 2차까지 같이 놀고, 남자와 저는 집 방향도 비슷해서 택시를 탔는데 그 날 저희동네에서 남자와 3차로 술을 마셨습니다. 그리고 진짜 그러면 안되었는데 뭐에 꽂혔는지 그날 잠자리를 가졌습니다.
사실, 그 날 전 좋았습니다. 그리고 남자도 저에게 굉장히 좋다는 표현을 계속 하고, "누나랑 저랑 진짜 잘 맞는거 같아요." 라는 말을 연신 했습니다.
그렇게 이불킥으로 남았습니다. 나름 일주일정도는 저도 그런 경험이 너무 오랜만이라 설렘이 있었던거는 맞습니다. 그렇게 헤어지고 저희는 별도의 연락은 없었고, 솔직히 제 입장에서는 '내가 이 나이에 언제 이정도로 나이차이 나는 남자랑 자보겠나' 싶은게 마음 속의 훈장(?) 같은 뭐 그런 좋은 추억으로 돌렸습니다.
그리고 2주뒤에 그 협력업체랑 저희 부서는 공식 회의를 했고 그냥 똑같은 하루 였습니다. 다시 남자를 만났을때는 약간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래도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 날 이후로 처음 본거니까요. 그리고 또 2주가 흘렀는데 제 개인 sns로 연락이 와서 같이 저녁 먹자고 연락이 왔습니다.
그 뒤로 저희는 일주일에 꼭 최소 두 번 혹은 세 번을 만납니다. 그리고 실제로 데이트 하는 것처럼 맛집을 가거나, 커피도 마시고 영화나 공연을 보거나 같이 산책을 하거나 뭐 그럽니다. 그렇다고 잠자리를 매번 갖는것도 아닙니다. 얼레벌레 이렇게 시간이 흐르고 있습니다. 이게 데이트 인지 아닌지, 이게 FWB 같은 사이인건지...
사실 처음 한 달 정도는 제가 먼저 보자고 한적도 있습니다. 저의 목적은 솔직히 잠자리가 더 컸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내가 이 남자를 좋아하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먼저 만나자고 못하겠더라고, 그리고 그 뒤로 항상 남자가 먼저 만나자고 합니다. 만나서 쓰는 모든 비용은 현재 남자가 다 씁니다. 제가 당연히 돈도 더 벌고 제가 나이가 더 많으니 제가 쓰려고 해도 못쓰게 합니다. 호칭은 누나라고 하고요.
제가 일방적으로 좋아하는 것 같으면 제가 이렇게 쪽팔림을 무릅쓰고 글을 쓸게 아닌데
저번 주랑 이번 주에 있었던 일 때문에요. 저번 주에는 남자가 집으로 처음 초대를 했습니다. 음식도 남자가 만들어고 주고 같이 OTT도 보고 뭐 그렇게 놀았는데
뜬금없이 남자가 저에게 '누나, 이 집 청년 대출끼긴 했지만 제가 훨씬 더 돈 많이 낸 전세에요. ' . 그래서 제가 '그래요? 근데 갑자기 왜 그런 소릴 해요?' 라고 하니까 '아니 저 그래도 제 나이에 비해선 돈도 좀 모으고, 엄마아빠 노후 걱정도 없다고요' 그러는겁니다. 그 얘기 듣고 집에 와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 남자가 날 좀 진지하게 만나나? 이런 생각도 들더라구요.
그리고 아까는 같이 술 한잔 하는데 휴가 정했냐고 묻더라구요. 저는 주로 9월에 휴가 씁니다. 그래서 제가 연차랑 붙여서 9월에 열흘 정도 갈건데
일본에 갔다가 나머지는 집에 있을거라고했어요. 그랬더니 그럼 일본 가는 티켓랑 숙소는 본인이 구매 하겠다고 코스는 저보고 짜라며 날짜 정해서 알려달라고 하는겁니다. 본인은 직급이 낮아서 미리 얘기 안하면 안된다고.
저는 마지막 진지한 연애가 전 남편이랑이에요. 그니까 20년도 정도 된거에요. 전 남편이랑 6년 연애하고, 30대 초반에 결혼한 뒤 30대 중반에 남편이 급작스레 하늘나라 가고 그 뒤에는 5년동안 미친듯이아무 생각 없이 일만 했어요. 당시에는 그렇게 안하면 제가 죽을것 같았거든요. 미친듯이 일만 하니까 사실 퍼포먼스도 좋았고, 성과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지내다가 3년 전부터 드디어 잘생긴 남자 연예인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드라구요. 그래서 작년 가을에 처음으로 저랑 동갑인 분이랑 소개팅을 했는데 한 달 정도 소위 썸만 타다 끝났어요.
제가 너무 연애를 안한지 오래되어서 남자랑 몇번 잠자리 하고 나니까 눈이 뒤집혀서 이러는건지, 아니면 진짜 사귀는건지... 근데 사귀면 보통 사귀자고 얘기 하지 않나요?
근데 사귀자는 얘기도 없었습니다. 그럼 니가 직접 '우린 어떤 사이야?' 라고 물어보면 되지 않냐 라고 하실텐데 사실 저는 이 남자를 좋아하고 있어서 그렇게 물어보고 '우리 FWB야' 라고 그 남자가 말하면 제가 상처 받을 것 같아요. 아예 FWB 사이 라고 다른 분들 보시기에 그렇다면 솔직히 안 묻고 그냥 이대로 있고 싶어요.
그리고 남자가 제가 살고 있는 집에 자기도 가보고 싶다고 얘기를 했는데 제가 살고 있는 집은 전 남편과 신혼을 꾸렸던 집이고, 아직 서재에 남편과의 추억이 그대로 있습니다. 저는 아직 한번도 이 집에 타인을 들인 적이 없구요. 그래서 그것도 고민입니다.
저번 주에는 23일(토)에 같이 만나 놀았는데 25일 낮에 전화해서 우리 동네에 볼일이 있어 들렀다면서 나올 수 있냐고 하드라구요. 사실 당근을 한 게 아니면 저희 동네에는 주택가라서 볼 일이 없는데... 그래서 낮에 같이 만나서 또 놀고 밤 10시 넘어서 헤어졌습니다. 그러면서 그 주는 개인적으로 4번을 만났습니다.
통화는 하루에 두 번 정도 합니다. 보통 퇴근 할때 전화가 오고 밤에는 좀 더 수다를 떨고요. 개인적인 문자는 SNS으로 예를 들어 출근한다, 점심은 이거 먹었는데 맛 없다. 뭐 그런 소소한 이야기들입니다.
차라리 아예 잠자리만 하는 사이면 고민 안할 겁니다. 그런데 다른 부수적인 것들이 있으니 자꾸 제가 남자에 대한 마음이 커집니다. 둘이 놀때는 한 없이 좋습니다.
그러다가도 입장 바꿔서 제가 어느 날 필 받아서 저보다 열 세살 많은 남자랑 잠자리를 했는데, 잠자리가 잘 맞아서 몇 번 개인적으로 만났더니 좋아한다고 들이대면 좀 싫을 것 같아서
남자도 그런 마음이 아닐까 싶어 제가 뭘 적극적으로 하기가 망설여집니다.
그리고 우리가 사귀는 사이라 해도 사실 문제인것도 맞죠. 저는 아이가 없다 보니 또래에 비해 젊어 보이는것은 맞으나 제가 그렇다고 이십대로 보이겠습니까? 삼십대 초반처럼 보이겠습니까?
그래봤자 관리 조금 하고 있는 아줌마이지요. 그리고 제가 어디가서 내 놓을 만한 미모나 몸매도 아닙니다.
남자를 처음 만난건 꽤 됐습니다. 남자가 졸업반일때 저희 회사 체험인턴? 뭐 그런걸 했었는데 제가 당시 담당자였고, 남자는 졸업 후에 지금 협력업체에 취업을 해서 저희 회사랑 일하면서 다시 만난겁니다.
그리고 저는 혹시나 협력업체나 저희 회사에 알려질까봐 두려운것도 있고요. 올 초에 그 쪽 부서랑 저희 부서가 MT비슷한걸 2박 3일 갔었는데 술 마시는 날 그쪽 회사 상무님이 저한테 "OOO(남자) 조만간 그쪽 회사 (우리 회사)로 이직하겠어요. " 라고 웃으면서 얘기 했는데, 최근에 그 생각이 다시 나면서 그때는 정말 저희는 아무 사이 아니였는데
'내가 혹시 이 남자한테 그때 나도 모르게 들이댔나??' 라는 생각까지 들더라구요. 근데 저 진짜 그때는 이 남자한테 아무 관심이 없던 때고 제가 부서장이라 우리 팀 챙기는거에도 정신이 없었을때입니다.
쓰다 보니 엄청 길어졌어요. 그냥 너무 멀쩡한 30대 남성이 저에게 잘해주고 있는데 이게 제가 남자랑 잔게 너무 오랜만이라 너무 큰 의미를 하나 하나 부여 하면서 이러고 있는건지 혼란스럽네요.
남자랑은 자주도 만나고 매일 통화도 하면서 들어보면 소위 모성애컴플렉스가 있거나 이런것도 아닌거 같고, 그냥 해외에서 오랫동안 살아서 나이 차이에 대한 부담이 없는건지...
아주 솔직하게 30대 남성분들 의견이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