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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1일 오후, 외교부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향한 항해를 준비하는 TMTG 한국지부 @thousandmadleens.korea 활동가 해초에 대해 ‘신변안전 위험’ 및 ‘여권법 제17조’를 근거로 여권 무효화, 형사처벌을 포함한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발언을 언론에 배포했습니다. 이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 뎡야핑 활동가입니다. 저희는 주기적으로 팔레스타인에 현장 활동을 하러 가는데, 이스라엘이 저희 같은 평범한 활동가들을 잡아내겠다고 공항에 정보기관 요원을 배치해서 출입국 시 한 시간 두 시간씩 검문을 합니다. 이때 여권에 적힌 이름으로 온라인 활동 기록도 찾아보기 때문에 저희 단체 활동가들은 모두 여권과 다른 활동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입국해서 저희가 하는 일은 대단하지 않습니다. 이스라엘이 군사점령한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서 HD현대의 굴착기에 집이 국제법상 불법적으로 철거됐거나 철거 위기에 처한 주민들을 만나서 인터뷰하고, 중무장한 이스라엘 민간인들이 쳐들어오는 외진 마을의 가족들 집에 같이 머물러 주는 그런 수준입니다. 눈앞에서 중무장한 이스라엘 점령군이 어린이를 잡아가도 그 사실을 기록만 할 뿐 아무 제지도 못합니다. 그런 저희 같은 외국인 활동가 잡겠다고 이스라엘 점령군은 서안지구 곳곳의 군사검문소에서 여권을 스캔하고 심문을 해댑니다.
현장 활동을 주기적으로 간다고 말씀 드렸지만 가자지구는 한 번도 가보지 못했습니다. 이스라엘이 1948년 팔레스타인 전역을 식민지배하며 건국되고, 22%로 줄어든 팔레스타인 땅을 1967년 불법 군사점령하고, 2007년 이래 지중해에 면한 서울 절반 좀 넘는 크기(365 제곱킬로)의 가자지구의 육해공을 봉쇄했기 때문입니다. 국제법상 점령군은 점령지 주민을 보호할 의무가 있지만, 이스라엘은 가자를 봉쇄한 뒤 칼로리까지 계산하며 최소 수준으로 식량을 반입시키고, 필수 의약품 반입을 금지하고, 주기적으로 가자지구를 폭격했습니다. 병원, 학교, 모스크 등 민간시설을 폭격하고, 해외 의료 대피가 절실한 환자들이 출국하도록 허가를 내주지 않아 죽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가자 봉쇄를 깨자는 전 세계 양심있는 시민들의 운동이 시작됐습니다. 정부들이 불법 행위를 묵인하니까 우리가 하자, 육로나 공중으로는 아예 들어갈 수가 없으니 바닷길을 뚫어보자는 거였습니다. 2010년 이스라엘 점령군은 구호선 마비 마르마라호를 공격해 비무장 활동가 10명을 살해했지만 구호선단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023년 10월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주민을 “인간 동물”이라 부르며 집단학살을 시작하고 오히려 봉쇄를 강화했습니다. 집단학살이 자행된 지난 2년 반 동안 전 세계 모두가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가자의 의료진, 기자, 소방대원, 구급대원, 유엔 직원, 남녀노소할 것 없는 민간인의 몸이 폭탄에 부서지는 것을 지켜본 데 더해, 간신히 살아남은 주민들이 굶어죽는 것을 목격해 왔습니다. 집단학살의 공범이라고 부를 수밖에 없는 서양 정부들이 선심 써서 공중에서 떨어뜨려 준 구호품에 생존 아동들이 깔려 죽는 것을 보았습니다. 기존의 배급소 600여개를 폐쇄하고 이스라엘과 미국이 만든 단 4개 구호품 배급소에 구호품을 받으러 온 주민 약 3천 명을 5개월간 매일매일 쏴 죽이는 걸 보았습니다. 모든 범죄 행위가 생중계되는데도 심지어 지금까지 계속되는데도 어떤 정부도 꼼짝을 않습니다. 그래서 세계 시민들이 움직이는 겁니다.
이스라엘은 집단학살 전부터, 그리고 이후로는 더더욱 팔레스타인 전역에서 남녀노소 주민을 이스라엘 식민 감옥으로 끌고 가 재판 없이 구금하고 고문하고 강간하고 살해하고 있습니다. 집단학살 이후로만 식민 감옥에서 구금자 100명이 살해당했습니다. 며칠 전엔 사형법이라는 걸 통과시켜 과거 종신형을 선고받은 팔레스타인 독립운동가들을 합법적으로 사형시키겠다고 합니다. 이스라엘은 집단학살 후에는 구호선을 납치하고, 활동가와 기자들을 이런 식민 감옥으로 끌고 가서 고문하고 심지어 강간까지 하고 있습니다.
애초 한국 정부는 2024년 국제사법재판소의 결정과 유엔 총회 결의안에 따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봉쇄를 해제하고, 팔레스타인 불법 점령을 종식하도록 이스라엘에 정치, 군사, 경제적 제재를 가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재명 정부는 이런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을 넘어 소위 “평화위원회”라는 불법한 식민 통치기구에 참여할지를 검토하고, 이란과 레바논 침략전쟁에 파병할지를 검토하며 적극적으로 우리가 전범국 가해 국민이 될 위협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의 유엔 평화유지군까지 살해하고 있는데, 거기 파견한 동명 부대의 안위를 걱정하기보다 이스라엘의 범죄행위를 덮어주는 데 더 힘을 쓰고 있습니다. 집단학살당하는 팔레스타인 주민이나, 자국민이 아니라 오히려 이스라엘을 보호하는 데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집단학살이라는 인류가 알고 있는 최악의 범죄를 지금 현재 자행하고 있는 이스라엘 전쟁범죄자들이 버젓이 한국에 강의를 하러 오고, 여행을 하러 옵니다. 한국 정부가 이스라엘이 아니라 자국민을 보호하고, 국제 사회의 일원으로서 전쟁범죄자들을 체포하는 등 국제법을 준수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