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지 10년 정도된 40대초반 이며 아이는 없습니다 와이프 지병이 있어서 무리하게 낳고 싶지 않아서 갖지 않았습니다 저는 나름 화목한 집안에서 자랐습니다 어머니는 내조를 잘하시고 아버지는 술담배 안하시고 가정에 책임감도 크셨어요 풍족하진 않아도 부족하진 않게 컸습니다 결혼하고 열심히 살아서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잘 살고 싶었습니다 외벌이로 결혼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와이프한텐 저희 어머니의 모습은 바라지도 않았습니다 아침밥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와이프한텐 아침밥은 필요없다고 했습니다 저녁도 잘 안먹습니다 대신 집안일은 잘해달라 했습니다 저는 직장일이 워낙 바빠서 밥늦게 들어오는일이 많았습니다 처가집이 근처에 있어서 와이프가 처가집에 자주 가지만 집에 혼자 있는게 미안해서 배우고 싶은것 있으면 배우라고 했습니다 배우는걸 좋아하는 와이프는 이것저것 관련된 것을 섭렵하듯 많이 배우러 다녔고 직업도 생겼습니다 프리랜서로 일주일에 몇 번 혹은 한달에 몇 번 잠깐잠깐 일합니다 가계에 도움되는건 아니고 그렇게 모은돈은 다시 배우는데 재투자합니다 제가 그러라고 했습니다 와이프는 요즘이 인생에서 제일 행복한 시기랍니다 저는 직장일을 하며 자격증을 취득했고 그 자격증으로 사무실을 작게 운영하고 있습니다만 경기도 어렵고 미래도 불안해서 추가 자격증을 취득하기위해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공부중입니다 일도 그렇고 공부도 하다보니 와이프하고 같이 있을 시간이 많이 줄긴 했습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와이프 잠귀가 너무 밝기도 하고 제 코골이가 심해서 각방을 씁니다 저혼자 아침에 7시쯤 일어나서 출근준비합니다 와이프는 문을 닫아도 시끄러워서 깬다고 조용히 준비해 달랍니다 8시 쯤 집을 나서는데 와이프가 그땐 인사하게 깨워달랍니다 그렇게 매일 비몽사몽한 와이프와 인사 하고 집을 나섭니다 별 불만도 없었고 그냥 하루 루틴처럼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며칠전 출근준비 하는데 와이프가 자다 나와서 너무 시끄럽다고 짜증내며 방에 들어갔습니다 그 일이 트리거가 된 듯 그때부터 인생을 되돌아봤습니다 그동안 사는게 너무 바빠서 뒤를 못돌아봤습니다 제가 무엇때문에 이렇게 치열하게 살아야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오히려 혼자사는 것만 못한것 같습니다 아침마다 자고있는 와이프 억지로 깨워서 인사하는것도 지겹고 출근준비하는데 도와주는것도 없으면서 시끄럽다고 하는것도 짜증납니다 시끄러워 하지말고 출근준비 할 때 같이 일어나면 안되냐니까 차라리 아침밥을 해달라면 모를까 왜 일어나냡니다 길건너면 서울인 수도권에 분양받아 살고있는데 이것저것 배우러 다니며 잘사는 사람들과 어울려서 눈이 높아진건지 가끔씩 서울로 언제가냐고 투정부리는것도 지겹습니다 퇴근할때 문앞에 안나오고 쇼파에 앉아서 인사하는것도 보기 싫습니다 제가 설거지를 자주 하긴 하지만 제가 안하면 그대로 이틀이상 넘어 갈때가 있습니다 설거지거리 쌓여있는 싱크대 보는것도 싫습니다 집안일 하는날엔 집안일 했다고 생색내는것도 별롭니다 결혼생활을 되돌아 봤을 때 굳이 왜 같이 살아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인생에 현타가 옵니다 누구의 잘못인지 아니면 그냥 제가 마음이 변한건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모습만 떠올리고 열심히 살았습니다 가정을 위해 열심히 일해야겠다고만 생각했습니다 근데 이제 알겠습니다 아버지가 그렇게 사실 수 있던건 어머니의 자녀 양육과 매일 출퇴근할때 반갑게 인사하시고 아버지께서 밖에서 힘들었던 일을 넋두리하셔도 공감하시면서 자존감 챙겨주시던 내조가 있었다는걸요 아이가 있었으면 기분이 달랐을까요 아니면 바쁜 저 때문에 제 스스로 이런삶을 만든걸까요 모르겠습니다 그냥 너무 답답합니다
결혼생활에 현타오고 답답합니다
12월 06일 | 조회수 2,926
그
그레이프프루트
댓글 4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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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
데이윈
억대연봉
10시간 전
스스로 정리하시며 글 써보시니 더 비참하시지 않나요?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무책임한 아내를 만든건 글쓴이님 본인이라는 겁니다. 혼자 책임지고 공주님처럼 모시는건 연인 때 까지만이에요(요즘은 그것도 권하지 않지만요).
가정에 대한 책임은 부부 두 사람이 함께 지는 겁니다. 어느 한 사람만 희생하는 좋은 남편이 되고 싶었던 오만이 지금 모습을 만든 거에요. 부하직원한테 일 안 주고 스스로 다 처리하는 상사가 좋은게 아니란건 아시잖아요? 동등한 위치의 가장 든든할 수 있는 동반자를 왜 그렇게 취급하셨나요?
같이 하고 요구 했어야죠. 글쓴이님이 지는 책임이 있으면 아내가 담당하는 책임도 있어야죠. 지금 가정에 50:50 책임 지고 있나요? 벌어오는 돈 금액 차이 이런건 전혀 중요치 않아요. 각자가 각자의 역할을 하고 있냐는거죠.
거기서 아내가 애초에 안 하려고 한건지, 시작부터 내가 80할게 너는 20만 해, 하고 감당도 못할 ’좋은 사람’이 되려 하신건지요? 글을 보니 너무 후자 쪽으로 보이네요.
솔직히 터놓고 이야기 하세요. 바뀌셔야 하고요. 배려라는 명목으로 실상 더 멋진 책임감과 아내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하신 거는 아닌가요? 이제 그런 삶에 절여져 있을텐데 다른 삶을 요구하시면 얼마나 힘들까요? 까놓고 그냥 사람 한 명 망친 것일 수 있습니다. 스스로도 망친거고요.
사실요, 아이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그 책임과 무게가 아내 쪽으로 많이 실려서 이런 고민이 필요 없으셨을거에요. 그런데 그 출산조차 아내의 반대가 아니라 직접 배려하셔서 안 낳았다고 하시니 참으로 답답할 뿐입니다. 무리하게 낳고 싶지 않았다고요? 이것저것 섭렵할 수 있는 아내인데요? 좋은 길 다 놔두고 모든 함정에 스스로 다 빠지셔놓고 이제와서요?
보통 이런경우 퐁퐁남, 아내 무책임 쪽으로 쏠리기 쉽지만 제가 볼 때 글쓴이님 케이스는 그냥 스스로 모든걸 망치신 케이스로 밖에 안 보입니다. 기회가 없는건 아니지만 많아 보이지도 않네요. 그 알량한 착함이란 이름의 폭력, 지금이라도 내려놓으셔야 할 겁니다.
스스로 정리하시며 글 써보시니 더 비참하시지 않나요?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무책임한 아내를 만든건 글쓴이님 본인이라는 겁니다. 혼자 책임지고 공주님처럼 모시는건 연인 때 까지만이에요(요즘은 그것도 권하지 않지만요).
가정에 대한 책임은 부부 두 사람이 함께 지는 겁니다. 어느 한 사람만 희생하는 좋은 남편이 되고 싶었던 오만이 지금 모습을 만든 거에요. 부하직원한테 일 안 주고 스스로 다 처리하는 상사가 좋은게 아니란건 아시잖아요? 동등한 위치의 가장 든든할 수 있는 동반자를 왜 그렇게 취급하셨나요?
같이 하고 요구 했어야죠. 글쓴이님이 지는 책임이 있으면 아내가 담당하는 책임도 있어야죠. 지금 가정에 50:50 책임 지고 있나요? 벌어오는 돈 금액 차이 이런건 전혀 중요치 않아요. 각자가 각자의 역할을 하고 있냐는거죠.
거기서 아내가 애초에 안 하려고 한건지, 시작부터 내가 80할게 너는 20만 해, 하고 감당도 못할 ’좋은 사람’이 되려 하신건지요? 글을 보니 너무 후자 쪽으로 보이네요.
솔직히 터놓고 이야기 하세요. 바뀌셔야 하고요. 배려라는 명목으로 실상 더 멋진 책임감과 아내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차단하신 거는 아닌가요? 이제 그런 삶에 절여져 있을텐데 다른 삶을 요구하시면 얼마나 힘들까요? 까놓고 그냥 사람 한 명 망친 것일 수 있습니다. 스스로도 망친거고요.
사실요, 아이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그 책임과 무게가 아내 쪽으로 많이 실려서 이런 고민이 필요 없으셨을거에요. 그런데 그 출산조차 아내의 반대가 아니라 직접 배려하셔서 안 낳았다고 하시니 참으로 답답할 뿐입니다. 무리하게 낳고 싶지 않았다고요? 이것저것 섭렵할 수 있는 아내인데요? 좋은 길 다 놔두고 모든 함정에 스스로 다 빠지셔놓고 이제와서요?
보통 이런경우 퐁퐁남, 아내 무책임 쪽으로 쏠리기 쉽지만 제가 볼 때 글쓴이님 케이스는 그냥 스스로 모든걸 망치신 케이스로 밖에 안 보입니다. 기회가 없는건 아니지만 많아 보이지도 않네요. 그 알량한 착함이란 이름의 폭력, 지금이라도 내려놓으셔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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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맨
맨땅헤딩조아
8시간 전
구구절절 공감합니다.
저는 제 모든 것이 아내에게 향해도 전혀 아깝지 않고,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가지려 해도 지지하는 마음입니다. 거기에는 아내로부터 받는 게 있기 때문이죠. 주고받는 거래의 관계는 아니고, 각자의 일방적 작용이지만 결과적으로 끊임없는 상호 작용인 것이죠.
싱크대에서 설겆이하는 아내의 뒷모습에서, 거실 바닥에 주저앉아 마른 빨래를 개는 모습에서, 퇴근길에 집에 가는데 갑자기 앞에서 씩 웃고 있는 아내의 미소에서, 나는 보살핌을 받고 있구나 느낍니다. 따뜻한 봄날의 햇살, 살짝 얼굴을 스치는 바람, 꽃밭에서 흘러나오는 향기, 아름다운 세상의 보살핌 한 자락처럼 그걸 느낍니다. 그래서, 내 모든 것이 아내에게로 향해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서로를 살피는 마음을 다시 세워야만 쓴이는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다시 세우지 못 하면 이별 외의 대안이 있을까요?
구구절절 공감합니다.
저는 제 모든 것이 아내에게 향해도 전혀 아깝지 않고,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가지려 해도 지지하는 마음입니다. 거기에는 아내로부터 받는 게 있기 때문이죠. 주고받는 거래의 관계는 아니고, 각자의 일방적 작용이지만 결과적으로 끊임없는 상호 작용인 것이죠.
싱크대에서 설겆이하는 아내의 뒷모습에서, 거실 바닥에 주저앉아 마른 빨래를 개는 모습에서, 퇴근길에 집에 가는데 갑자기 앞에서 씩 웃고 있는 아내의 미소에서, 나는 보살핌을 받고 있구나 느낍니다. 따뜻한 봄날의 햇살, 살짝 얼굴을 스치는 바람, 꽃밭에서 흘러나오는 향기, 아름다운 세상의 보살핌 한 자락처럼 그걸 느낍니다. 그래서, 내 모든 것이 아내에게로 향해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서로를 살피는 마음을 다시 세워야만 쓴이는 행복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다시 세우지 못 하면 이별 외의 대안이 있을까요?
1
m
mixmic
5시간 전
스스로 불러온 재앙이기도 하지만 다 본인이 망쳤다는건 가스라이팅인데? 사람과 사람이 같이 사는건데 상대방이 동물도 아니고 훈련시키고 알려줘야함? 여자쪽도 스스로 해야할일을 안한거고 스스로 본인이 어떤 상황인지 객관적으로 파악을 못함
스스로 불러온 재앙이기도 하지만 다 본인이 망쳤다는건 가스라이팅인데? 사람과 사람이 같이 사는건데 상대방이 동물도 아니고 훈련시키고 알려줘야함? 여자쪽도 스스로 해야할일을 안한거고 스스로 본인이 어떤 상황인지 객관적으로 파악을 못함
12
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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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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