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 영업을 강요하는 상사 고민입니다.
안녕하세요. 한 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8년 차 과장입니다.
요즘 유흥 영업을 강하게 지시하는 상사 때문에 고민이 많아 선배님들의 고견을 구하고자 글을 남깁니다.
우선 제 상황을 이해하시기 위해 간단히 배경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업계에 들어온 지 3년쯤 됐을 때, 다른 회사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습니다.
당시 제가 다니던 회사를 퇴사한 지 5년 정도 된 선배가 제안했고, 대표·팀장·대리급으로 시작하자는 조건에 연봉이 1.5배 인상되는 파격적인 제의였습니다. 함께 일해본 적은 없었지만, 그 선배가 워낙 성격이 거칠기로 유명해 주변에서 걱정이 많았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도전했고, 입사 후 회사의 주요 업무 대부분을 맡아 진행해왔습니다. 상사는 본인이 실무를 직접 하지 않는 스타일이라 모든 문서나 대외 보고 자료를 저에게 수직적으로 지시했습니다. 연말 사업계획서, 전략 자료 등 핵심 문서도 전부 제 몫이었습니다. 하지만 외부에서는 불만이 거의 없었습니다. 상사의 탁월한 언변과 정치적인 영업 스타일 덕분이었죠.
그렇게 5년이 흘렀고, 회사는 매년 최대 매출을 갱신했습니다. 저도 과장으로 승진했고, 제 아래 직원들도 생겼습니다. 연봉도 업계 평균 이상으로 올랐고, 덕분에 올해 결혼을 했습니다. 지금은 아내가 임신 중입니다.
팀장은 회사 내에서 영향력이 매우 크고, 사실상 ‘팀장의 말이 법’인 구조입니다.
문제는 지금부터입니다.
아직도 이 업계는 술과 유흥 접대가 영업의 일부처럼 굳어져 있는 문화입니다. 결혼 전에는 “일이니까 어쩔 수 없다”는 핑계로 저녁 자리를 이어갔지만, 결혼 후에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아내가 힘들어했고, 저도 더 이상 숨기기 싫어서 저녁 자리에 있었던 일들을 모두 공유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툼도 많았고, 결국 저는 앞으로 유흥 영업은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문제의 팀장은 제가 그런 상황인 걸 알면서도 더 집요하게 유흥 자리를 만들고 저를 끌고 가려 합니다.
이전에는 “물량 따오고 말하라”며 접대비 결재를 반려하던 상사가, 이제는 오히려 “왜 나한테 술상무를 시키냐”며 불만을 드러냅니다.
저도 예전에는 아내가 이해해주지 않는다고 원망했지만, 요즘은 가정을 지키고 싶다는 책임감이 커졌습니다. 아내는 “그런 식으로 버는 돈은 필요 없다”고 단호히 말합니다. 하지만 저는 외벌이에, 곧 태어날 아이까지 생각하면 쉽게 회사를 그만둘 수도 없습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매일 괴롭습니다.
지금의 자리, 연봉, 커리어 모두 포기하기 어렵지만
가정과 양심을 지키며 이 상황을 헤쳐나갈 방법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현명하신 선배님들의 진심 어린 조언 부탁드립니다.
수위 있는 충고도 괜찮습니다. 다만, 억지성 비난은 정중히 사양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