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두어야 겠네요.
입사해서 3년이 되는 지금까지 외주로 받던 전자모듈을 내재화해서 성공시켰습니다. 원가도 기존 외주회사 대비 60%로 절감시켰구요.
회사가 지방에 있다보니 사람은 뽑히지 않고 기존 인력들도 개발자라기보다는 테스트에 치중되어 있는 사람들이라(그나마 개발인력은 저 입사하고 2주만에 한명, 한달만에 또 한명 퇴사해 버렸습니다.) 혼자서 펌웨어 하고 회로설계하고 PVB Artwork하고, 캐드로 하네스 도면 만들고, 양산문제 해결하고 샘플만들고 자재챙기고 다했습니다.
사람은 뽑아준다 하면서 공고 올려놓은거 확인도 안하고, 공고가 시일지나서 내려갔는데도 모르고 있고, 공고내용이 너무 엉성해서 수정해달라고 하면 한달걸리고, 사람인에는 올라가 있는데 잡코리아에는 없어서 올려달라고 하면 또 한달걸리고...
면접당일날 기다리고 있는데 아무도 안와서 연락해보면 그때서야 연락하더니 그사람 면접 취소했다고 하고(이런것만 두번...) 이런식으로 경영지원팀 업무가 역대급으로 개판인데 사장은 그냥저냥 말로만 그녀석들 너무 일 안한다고만 하고.
사람이 안뽑히면 헤드헌터라도 써서 뽑을 노력을 해야하는데 사장과 연구소장은 말로만 너 혼자 힘들어서 어쩌나 하고.
그렇다고 몇 사람분의 몫을 한다고 해서 연봉을 그 사람들 몫까지 주는것도 아니고 막상 힘들다 어쩐다 해도 너한테만 이회사 누구보다 높은 연봉 주고있다고 말하니 사장과 나의 입장에서 오는 괴리가 상당하고(내 입장에선 일에 비해 너무 못받는다 생각하고, 사장입장에선 그래도 이중에선 가장 챙겨준다 생각하고)
올해 무조건 부장 진급시켜준다 했는데 경영상황 안좋다고 과장이상 누구도 진급 안시키고, 당연히 인센티브는 아무도 없고.
어떤놈은 놀면서 나보다 덜 받고 나는 미친듯이 여러모델 동시개발하면서 새벽마다 와서 일하고 툭하면 야근하는데 연봉차이가 이정도면 차라리 나도 놀면서 저정도 받는게 낫지않나 싶기도 하고.
그런데 막상 새로운 연구소장 온다며 그 사람이 엔지니어 몇명 데려오니까 일이 좀 편해질거라고 하는데 보니까 그중에 한명이 저보다 나이가 한두살 많다고 하고. ㅋㅋㅋ
그래서 진짜 저보다 나이가 한두살 많은 현업 엔지니어 입사하면 모든자료 깔끔하게 건네주고 그날로 사직서 내려구요. 대신 인수인계는 없는걸로... ㅋㅋㅋ
이 나이에 현업을 위로 모시려고 이짓을 한건 아니거든요.
어차피 오라는 데는 몇군데 있고 다만 조건을 현재 회사만큼 맞추기 어려워서 고민중이었는데 이렇게 되면 미련없이 나오려고 합니다.
모든 시스템과 표준화를 혼자 완성시켜서 특히나 애착이 가고, 여기서 내 회사생활 마지막을 맞이하고 싶었으나 아무래도 힘들 것 같네요.
누군가 말하기를 챙겨줄 사람이면 이미 챙겨줬다. 안챙겨준 사람은 끝까지 안챙겨줄 뿐이다라고 했는데 그말이 진실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