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된 친구가 제 남친 보고 계속 쎄하다고 합니다...
저는 지금 만난 지 4개월 정도 된 남자친구가 있습니다. 정말 다정하고 세심하고 저한테는 간이랑 쓸개 다 빼줄 것처럼 잘해주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제 인생에서 제일 친한... 거의 가족이나 다름없는 10년 지기 친구한테 확신을 가지고 소개를 시켜줬습니다. 원래 제가 남자친구 사귀면 그 친구한테 꼭 소개시켜 주는 편이기도 했고, 남친 직장이 친구가 예전에 다니던 회사기도 해서 여러모로 서로 알고 지내면 더 좋을 것 같더라구요.
지난 주말에 셋이서 같이 저녁 먹고 가볍게 술도 한잔했는데요.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어요. 남친도 제 친구라고 하니까 예의있게 대해 줬고, 친구도 웃으면서 잘 받아주는 것 같았거든요. 계산도 남친이 몰래 미리 다 하고 나올 정도로 센스 있게 행동했고요.
그런데 집에 들어오자마자 친구한테서 전화가 왔는데, 대뜸 하는 말이 "야, 웬만하면 깊게 마음 주지 말고 정리해라" 이러는 겁니다. 너무 황당해서 이유가 뭐냐, 실수한 거 없지 않냐고 따지니까 친구가 하는 말이... 딱 집어서 말할 수는 없는데 그냥 느낌이 너무 쎄하답니다.
친구 말로는 남친 눈빛이 너무 이상하대요. 저를 볼 때는 꿀 떨어지는 척하는데, 제가 화장실 가거나 잠시 고개 돌릴 때 표정이 싹 굳어서 사람을 위아래로 훑어보는 게 느껴졌다고 합니다. 그리고 대화할 때도 사람 급을 나누고 계산하는 듯한 질문만 교묘하게 돌려서 하는 게 보였다고요. 웃고는 있는데 눈은 하나도 안 웃고 있고, 뭔가 가면 쓰고 연기하는 사람 같아서 찝찝하다고 하는데.. 저는 솔직히 듣면서도 하나도 공감이 안 됐습니다.
제가 "네가 낯을 가려서 오해하는 거다, 원래 무뚝뚝한데 나 때문에 노력한 거다"라고 쉴드를 쳤는데도 친구는 완강하네요...;; 자기가 지금까지 너 남자친구들 만나면서 한 번도 이런 소리 한 적 없지 않냐고, 이번엔 진짜 아닌 것 같으니까 제발 자기 촉 한 번만 믿어보라고 신신당부를 합니다. 진짜 이런 적 처음이긴 해요... 그 친구가 남 질투하거나 헛소리할 애는 절대 아니기도 하구요. 다른 사람이 말했으면 귓등으로 들었을 얘긴데... 오히려 저보다 사람 보는 눈 정확하고 냉철한 편이라 더 신경이 쓰입니다.
제 눈엔 마냥 사랑꾼이고 착한 사람인데, 제 친구 눈에만 보이는 그 쎄함이라는 게 진짜 존재하는 걸까요? 아니면 친구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걸까요. 지금 남친이랑 카톡 하는데 친구 말이 계속 맴도네요. 분명 그날 분위기 괜찮았다고 생각하는데... 이 말 때문에 헤어지려는 건 아니지만 그냥 마음이 너무 복잡합니다. 남친한텐 당연히 말 못했는데 저와 비슷한 경험을 가지신 분들이 있을까 해서 글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