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자친구 소식 듣고 아빠한테 절연 선언해버렸습니다
그 사람이 최근, 일이 아주 잘 풀리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고민 끝에, 드디어 오늘 행동에 옮겼네요. 수십년 쌓였던 말을 다 적느라 구구절절 장문의 문자를 썼지만, 사실 알맹이는 간단했습니다. 절연하자는 것. 거의 눈물로 쓴 문자였네요.
그 사람이 보고싶지만 연락은 안 할 거예요. 이미 끝난 사이니까요.
헤어진 이유도, 절연 이유도 지지부진한 삼류 드라마도 못 되는 이야기입니다.
그치만 어디에라도 털어놓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을 것 같아 몇 자 적어봅니다...
전 집안이 죄다 교사, 공무원으로 엄격한 환경에서 자랐습니다. 아빠는 늘 안정적인 직업을 강요하셨고 제 배우자도 그런 사람을 원했어요.
당시의 남자친구, 그 사람은 불안정한 직업을 가졌고 훗날을 위해 당장의 벌이도 변변치 않았습니다.
당연히 부모님은, 특히 아빠는 그 사람의 집안, 외모, 직업, 어느 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극심히 반대하셨습니다.
결혼하면 부모 자식 간 인연을 끊자고까지 하셨고요.
제가 그 사람을 먹여 살리겠다는 의지까지 내비쳤으나, 모진 반대가 이어졌고, 지칠 대로 지친 그 사람이 결국 먼저 이별을 고하면서 3년 전, 헤어졌습니다.
3년 동안 전 아무도 안 만났고 의욕조차 없었습니다. 부모님이 누군가를 들이밀수록, 더 싸우기만 했어요.
그리고 최근 그 사람의 소식듣는 순간, 일이 잘 풀리는 지금이라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헛된 희망을 피어올리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제가 절 봐도 참 염치가 없어서 부끄러웠고,
동시에 아빠를 향한 분노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그 이후로 아빠가 도저히 용서가 안 됐거든요.
제 삶을 이렇게 망쳐놓고는 '다 너 잘 되라고 그런거다'는 말로 포장하는 모습이 너무나 싫습니다.
그리고 더 견딜 수 없는 건, 반대를 이겨내지 못하고 지금을 선택한 건 다른 누구도 아닌 나라는 겁니다.
3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후회 속에서 살고 있는 제가 한심해요.
저는 아마 평생을 가도 아빠도 저도 용서할 수 없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