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이혼 했습니다.

06월 19일 | 조회수 510
내말이

여느 부부와 마찬가지로 저희도 권태도 있었고, 불안한 미래에 대한 걱정도 있었습니다. 그래도 저는 결혼이라는 게 결국 서로의 책임과 동지애로 버티고 함께 나아가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전 배우자는 집안에서 책임져야 할 일이 많았습니다. 부모님 생활비, 병원비, 가족 문제까지 늘 본인이 떠안는 분위기였고, 그 부담은 결국 저희 부부의 삶에도 계속 영향을 줬습니다. 동생 내외는 아이가 있고, 자영업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빠져나가는데, 저희는 둘 다 직장에 다니고 아이가 없다는 이유로 모든 경제적 부담을 맏아들에게 기대하다보니 저와는 집 대출 이자도 반씩 냈고, 생활비나 생필품, 반려동물 케어 비용, 산책, 여행 숙박, 각종 돌봄은 대부분 제가 챙겼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언젠가는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조금만 더 지나면 우리 가정이 우선순위가 되겠지.” 그런 막연한 기대 하나로 버텼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제가 축하받아야 할 특별한 날이 있었습니다. 전 배우자는 회사 일 때문에 오지 못했고, 저는 제 가족들과만 시간을 보냈습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통화를 했고, 그는 일본 거래처와 회식 중이라며 그래도 일찍 들어오겠다고 했습니다. 그게 그날의 마지막 평범한 대화였습니다. 그는 다음 날 새벽이 지나 아침이 다 되어서야 들어왔습니다. 평소에 그런 일이 없던 사람이었습니다. 블랙아웃이 왔다, 벤치에서 잠들었다, 약을 잘못 먹은 것 같다며 설명했지만 이상하게 느낌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촉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이후 알게 된 건, 그날 함께 있었던 관계사 일본 여자와 연락을 주고받기 시작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안부를 묻는 정도였지만, 곧 매일 연락이 이어졌고 감정적으로 깊어지는 내용들이 보였습니다. 제가 정확히 다 안다고 말하지는 않고 에둘러 이야기하자, 그는 오히려 억울하다는 듯이 화를 냈습니다. 앞뒤가 맞지 않는 말과 태도에 제가 “이럴 거면 이혼하자”고 했더니, 그는 망설임 없이 좋다고 했습니다. 그 순간 정말 많은 것이 무너졌습니다. 더 괴로웠던 건, 상대 여성에게는 마치 우리 부부가 오래전부터 정리 중이었던 것처럼 말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저에 대한 마음도 없고, 사랑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며 본인들의 관계를 정당화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짧은 시간 안에 자기들만의 세계에 빠져들었고, 저는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투명인간처럼 느껴졌습니다. 제가 이삿짐을 싸서 나가기로 한 날, 그는 그 여자를 만나러 일본에 갔습니다. 저는 그동안 확인한 내용들을 정리해서 메일로 보냈습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아무런 사과도, 설명도 아닌 침묵이었습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났고, 저는 지금 혼자 독립해서 살고 있습니다. 주변에서는 차라리 화를 내고 싸우고 뒤집어엎기라도 하지 그랬냐고 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럴 가치도, 그럴 에너지도 쓰고 싶지 않았습니다. 너무 큰 배신감에 그 사람을 다시 보고 싶지도 않았고, 더 이상 제 감정을 그 사람에게 소비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머리로는 압니다. 잘 헤어진 거라고. 오히려 이제라도 끝난 게 다행이라고. 그런데도 가끔씩 울컥하고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복수하고 싶다는 생각도 듭니다. 왜 아무렇지 않게 사람을 배신한 사람들은 자기들 인생을 사는 것 같은데, 왜 피해자인 제가 이렇게 아파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함께 살던 집도 제가 발품 팔아 마련했고, 그 사람이 혼자서는 감당하지 못했을 많은 것들을 제가 함께 만들어줬습니다. 사랑하는 반려견들도 두고 나와야 했습니다. 그 아이들에게는 그 집이 더 익숙하고 안정적일 거라고 생각해서, 저까지 흔들리는 상황에 데리고 나오는 게 맞는지 판단이 서지 않았습니다. 그 선택이 아이들을 위한 최선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저는 제가 지키고 가꿔온 많은 것들을 두고 나온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저는 분명 피해자인데, 왜 제가 이렇게 무너지고 힘들어야 할까요.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문득문득 올라오는 분노와 허무함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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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쌍 따봉
    뒤는무덤에서봐라
    2시간 전
    힘내세요... 에너지 낭비 안하시고 잘 하셨어요. 이제는 본인 삶을 위해 에너지를 쓸 수 있기를 바랍니다.
    힘내세요... 에너지 낭비 안하시고 잘 하셨어요. 이제는 본인 삶을 위해 에너지를 쓸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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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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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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