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헬스케어

제품 만들기만 하세요. 유통 채널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08월 06일 | 조회수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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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리CEO
헤르티움

오랜 기간 대형 병원의 안티에이징 분야와 해외 파트너십을 담당해 왔습니다. 이후 식약처 국가자격인 화장품 조제사 자격까지 더해지면서 제품 기획과 브랜드 개발에 대한 다양한 제안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병원의 파트너들에게 별도의 대가를 바라지 않고 제품 기획부터 시장 포지셔닝, 브랜드 방향성까지 제가 쌓아온 경험을 아낌없이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많이 들었던 말이 있습니다. "제품만 만드세요. 유통 라인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 말이 든든하게 들렸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브랜드의 시작과 끝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지금은, 그 말을 가장 신중하게 생각합니다. 많은 브랜드가 탄생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제품력은 충분했지만 기대했던 성과를 만들지 못한 사례도 적지 않았습니다. 원인을 들여다보면 대부분 전략의 문제였습니다. 제품 개발에는 수개월의 시간과 적지 않은 비용이 투입됩니다. 그러나 정작 시장에 출시하는 단계에서 '유통은 걱정하지 말라'는 막연한 확신만 믿고 출발한 경우, 기대했던 채널은 현실과 다르거나 준비되지 않은 판매 구조는 결국 브랜드의 성장 동력을 잃게 만들었습니다. 좋은 제품이 창고에 남는 이유는 제품력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시장을 설계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 경험을 통해 한 가지 원칙을 갖게 되었습니다. 제품은 먼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먼저 설계되어야 한다. 누구를 위한 제품인지, 왜 이 제품을 고객이 선택해야 하는지, 어떤 채널에서 어떤 경험으로 전달할 것인지가 명확해질 때 제품 개발은 시작되어야 합니다. 제게 제품은 제조의 결과물이 아니라 브랜드 전략의 결과물이기 때문입니다. 아마 이런 이유 때문에 자주 들었던 질문이 있습니다. "이 정도 경험과 기획력이 있는데 왜 이제야 본인 제품을 만들어야겠다는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까?" 늦게 결정을 내린 이유는 쉽게 시작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하나를 시작하면 끝까지 책임지는 성향이라, 제품 개발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지기 전까지는 선뜻 시작할 수 없었습니다. 제가 만들고 싶었던 것은 시중에 흔한 화장품이 아니었습니다. 병원의 임상적 가치와 메디컬 인프라를 기반으로, 저만의 기준과 경험을 온전히 담아낼 수 있는 코스메슈티컬 제품이였습니다. 그만큼 기획부터 제조, 고객 경험(CX), 브랜딩까지 모든 과정이 하나의 기준 안에서 연결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두 번째 글에서도 이야기했듯,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병환으로 병원 경영의 일선을 정리하고 이곳에서 코스메슈티컬 기반의 멤버십을 운영하게 되면서 그 계획은 잠시 뒤로 미뤄졌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은 결코 멈춘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현장의 회원들과 직접 호흡하며 복잡한 타입의 피부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과 소비 경험까지 가까이에서 관찰할 수 있었고, 그것은 제가 앞으로 만들어갈 제품에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되었습니다. 다행히 어머니 건강이 회복되면서 다시 병원 경영 현장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미뤄두었던 제품 개발도 하나씩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시간은 많은 것을 바꾸었습니다. 사람도, 환경도, 관계도 달라졌습니다. 그럼에도 끝까지 변하지 않은 기준은 누구와 함께 하느냐입니다. 주변에서는 종종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좋은 투자자를 만나면 되는 것 아닌가요?" "사업은 결국 자본이 중요한 것 아닙니까?" 물론 자본은 중요합니다. 하지만 많은 프로젝트를 경험하며 더 중요한 것을 배웠습니다. 성공적인 프로젝트는 뛰어난 자본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사람들로부터 시작된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큰 규모의 사업이라도 가치관과 방향성이 다르면 작은 균열이 결국 조직 전체를 흔듭니다. 반대로 가치관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한 프로젝트는 예상보다 훨씬 큰 시너지를 만들었습니다. 병원 경영도, 제품도 결국 사람이 만드는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언제나 사람을 먼저 봅니다. 전문성은 함께 성장할 수 있지만, 신뢰는 처음부터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저는 규모보다 방향을, 속도보다 완성도를, 화려한 제안보다 신뢰를 우선하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좋은 브랜드는 좋은 제품만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좋은 기준을 가진 사람들이 함께 만들 때 비로소 오래 살아남습니다. #메디컬브랜딩 #병원브랜딩 #브랜드전략 #제품기획 #코스메슈티컬 #안티에이징 #병원경영 #제품개발 #CX전략 #맞춤형화장품조제사 #리더십 #의료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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