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임원의 고충.. 견해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해 1월 1일, 오랫동안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평소 알고 지내던 대표님과 뜻을 함께해 지난해 3월부터 새로운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대표님과 제가 그리고자 하는 방향이 잘 맞아 시작하게 되었고, 당시 회사는 영업·배송·창고직을 포함해 10명 초중반 정도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직원들 중에는 20년, 15년, 5년, 3년 이상 근속한 분들도 계셨고, 대표님과의 관계도 전반적으로 좋은 편이었습니다. 다만 회사 구조가 대표님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조직이라기보다는 대표님과 직원들이 비교적 같은 선상에서 일하는 분위기에 가까웠고, 실제로 대표님의 오랜 지인도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입사 후 저는 집과 가까운 지역에 별도의 사무실을 얻어 새로운 브랜딩 팀을 만들었고, 기존 회사를 본사로 두고 본사 상품을 더욱 잘 판매하기 위한 브랜딩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몇 개월 정도 운영하던 중 지난해 9월, 대표님께서 "브랜딩도 중요하지만 지금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는 본사부터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매출은 비슷하지만 직원들의 업무 태도와 회사 분위기가 많이 좋지 않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이후 저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가던 본사를 주 4회 이상 방문하게 되었고, 브랜딩 사무실은 주 1회 정도만 출근하게 되었습니다.
본사에 출근하면서 주간회의, 조회, 업무일지 등 여러 체계적인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그동안 없었던 연차 제도와 성과급 제도를 운영하며 직원들에게도 "회사가 변화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직원들과 개별적으로 이야기할 때는 큰 문제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회의나 조회 시간만 되면 분위기가 매우 무거웠습니다. 표정도 밝지 않았고 서로 말을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회사 사정도 좋지 않은데 왜 별도 사무실을 운영하느냐."
"수입 사업은 왜 하느냐."
"기존 물건이나 잘 사오지."
이 외에도 여러 불만들이 있는 것으로 느껴졌습니다.
이후 조직에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기존 관리자 두 분은 직급은 유지한 채 퇴사자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현장 업무를 맡게 되었고, 대표님 권유로 제가 알고 지내던 관리자급 인원 두 명을 새롭게 입사시키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처음부터 이 두 분이 적응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두 분 모두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했고, 체계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나타났습니다.
직원들이 함께 협업해야 하는 업무에서 지속적으로 마찰이 발생했고, 처우는 이전보다 좋아졌음에도 불구하고 불만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분위기 역시 점점 더 악화되었습니다.
결국 새로 입사한 관리자 두 분도 힘들다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전부터 이렇게 해온 조직 문화를 바꾸기 어렵다."
"직원들이 따라오지 않는다."
"우리가 더 힘들어진다."
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제가 보기에도 두 분은 열심히 하고 있었지만 직원들이 쉽게 따라주지 않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제 눈에는 어느 정도 텃세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입사 후 4~5개월이 지난 지금, 두 분의 생각도 달라졌습니다.
최근 면담에서 두 분은
"우리도 힘들다."
"오히려 직원들 입장이 이해된다."
"대표님이나 이사님 눈에는 부족해 보일 수 있지만 직원들도 나름대로 힘든 상황이다."
"이 방식으로 운영하면 모두가 힘들어질 것 같다."
"퇴사를 고민하고 있다."
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바로 전날 대표님께서는 "한 마리의 쥐가 댐을 무너뜨린다."며 조직 분위기의 중요성에 대해 말씀하셨는데, 결국 그 우려가 현실이 된 것 같았습니다.
대표님의 방향은 명확했습니다.
현재 조직 분위기가 좋지 않은 만큼 새로 온 관리자들이 보다 강한 리더십과 지시 중심의 운영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두 분은 이전 직장에서도 직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일해왔던 분들입니다. 그러다 보니 지시보다는 부탁하는 방식에 익숙했고, 대표님과 전무님께서는 그런 모습을 여러 차례 보셨던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여러 번 "조금 더 명확하게 지시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했지만, 두 분은 기존에 해오던 방식과 성향이 있어 쉽지 않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그 말을 들으며 저 역시 사람을 바꾸고 조직 문화를 바꾸는 일이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는 임원이라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불만을 듣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회사 분위기만 봐도 직원들이 진심으로 즐겁게 일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현재 상황은 내일 두 관리자와 마지막 면담을 진행하고, 퇴사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지난 금요일 이 내용을 대표님께 보고드렸고, 대표님께서는 오히려 "모시고 온 사람들인데 미안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만두게 된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렇다고 기존 방식으로 다시 돌아가거나 기존 인원들에게 힘을 실어줄 생각은 없다. 방향은 그대로 갈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 역시 직원들에게 늘 이야기해왔습니다.
"저도 결국 급여를 받는 사람이고, 일이 편한 곳은 없다."
"힘들 때일수록 함께 버텨보자."
라고 말입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정말 많은 생각이 듭니다.
새로운 사람이 와서 조직을 바꾸고 문화를 만들고 성과를 만들어낸다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입장 차이도 있을 것이고, 각자의 사정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 역시 많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제가 역량이 부족해서 조직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인지, 사람을 잘못 본 것인지, 아니면 원래 조직 변화라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 스스로에게 수없이 질문하게 됩니다.
대표님과 저는 방향성이 잘 맞고, 대표님께서는 지금도 브랜딩과 새로운 사업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계십니다.
대표님께서는 늘 "내가 무언가를 시작할 때 단 한 명도 '좋습니다. 해봅시다.'라고 한 직원은 없었다. 그래도 결국 해냈다."고 말씀하십니다.
저 역시 대표님께 감사한 마음이 크고, 최선을 다해 실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심적으로는 많이 지쳐 있는 상태입니다.
백 번 넘게 고민하다가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혹시 비슷한 경험을 해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경험담이나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