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명언 #12. 진정한 무소유의 의미
진정한 무소유는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 게 아니라,
가지고 있는 것들이 내 것이 아니라는 걸 인정하는 것이다.
by 스테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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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한 스님의 씁쓸한 퇴장은, 아이러니하게도 '풀소유'란 신조어와 함께였다.
아무래도 사람들은, '무소유란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란 생각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말 자체가 그러하지 않은가. '무소유(無所有) = 가진 것이 없다...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데, 정말 아무것도 가지지 않는 게 가능할까?
존재하지 않는 게 가능할까?
앞서 언급한 그 스님도, 오장육부를 가지고 있었고 책을 쓸 기력도 가지고 있었다.
발가벗고 다니지 않았으니 옷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고, 밥을 먹어야 하니 식욕도 있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숨을 쉬고 있었으니 영혼을 소유하고 있었고, 생각을 했으니 고로 존재함을 가지고 있던 것이다. 소유를 하지 않은 사람이 아니라는 말이다.
나는 일상에서, 직장에서, 이성과의 관계에서.
내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서 배신감을 느낀 적이 있다. 이 배신감은 어디에서 왔을까? 그 사람들이 잘못된 걸까? 그 사람들이 나쁜 걸까? 시간이 흘러 알았다. 그 배신감의 주요 원인은, '내 사람'이라는 생각했던 착각에서 온 것이라고. 그 누구도 사람을 소유할 순 없다. 결혼은 서로를 차지하는 가장 합법적인 수단이지만, 엄밀하게 말하여 그렇다고 서로를 가졌다고 할 순 없다. 동상이몽은 날마다 일어나고, 오히려 결혼했으니 내 사람이란 생각에 서로를 소홀히 하거나 강압을 통해 제어하려는 것에서 이혼이라는 말이 난무한다.
사물도 다르지 않다.
내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없어지거나 사라지기도 하고, 내게 도움이 되라고 샀건만 오히려 피해를 주는 것들도 많다. 항상 곁에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그 수명이 다하거나,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지는 일들도 허다하다. 내가 주인인 줄 알았는데, 그 사물에 휘둘려 내가 끌려가는 일도 있고... 삶은 참 쉽지가 않다.
사람과 사물로부터의 배신감.
그것들에 짓눌려 일상이 흐트러질 즈음, 내가 다시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간 비결은 바로 '무소유 정신'이었다. 아무것도 가지지 않으려는 마음이 아니라, 내게 있는 것들이 내 것이 아니라는 깨달음. 그 생각을 하고 나니, 나는 스스로를 해방할 수 있었다. 내 것인 건 아무것도 없다. 샀다고 해서, 결혼했다고 해서, 가지고 있다고 해서, 지금 옆에 있다고 해서, 친하다고 해서 그것들과 그들이 다 내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가족도, 자식도, 친구도, 동료도... 심지어는 나 자신까지.
진정한 무소유의 삶은 그래서 미련이 덜하다.
이것을 진작에 알았어야 한다.
지금에라도 알아서 다행일까.
내 것이 아니라는 걸 인정할 때, 세상은 정말로 다르게 보이고 편해지는 건 내 마음이다.
가지지 않는 것이 아니다.
그저 모두가, 모든 것들이 내 것이 아닐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