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일하기_내부협업(X-function collaboration)
사회 생활(특히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반드시 누군가와 함께 일을 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회사의 규모와 특성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겠으나, 어떤 형태로든 어떤 목적으로든 협업을 하라는 지시가 떨어진다. 대부분은 무척 불편하며, 아주 가끔 사소한 신나는 순간이 존재하면 다행이다. 내가 아닌 타인과 일하는 건 무척이나 불편하다. 학교를 다니면서 어색하고 무책임하게 진행되던 조별과제와는 또다른 의무감과 책임감이 부여되며, 각각의 다른 목적과 이기심들이 뒤섞여 보이지 않는 경쟁과 긴장들이 신물나게 스트레스를 유발하기도 한다.
외부 협업보다 내부 협업은 적어도 그 목적성에 있어 합의를 한 상태에서 시작을 하기에 그나마 수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업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모두가 한 마음 한뜻으로 일하지는 않는다. 회사에서는 A 프로젝트를 통해 6개월 이내에 10억의 매출을 추가로 발생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각기 다른 부서에서 차출된 사람들과 함께 TFT(Task Forece Team)을 꾸린다. 리더를 정하고 목표를 도달하기 위해 각 부서와 담당자들이 해야하는 일들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는데, 자꾸만 이야기가 산으로 간다. 다 잘하고자 하는데, 왜 프로젝트는 산으로만 가는걸까?
1. 우선 각자의 목적(Objective)이 다르다.
리더를 맡게 된 사람은 이 프로젝트를 통해 보다 좋은 경력을 쌓고, 향후 승진 등에 좋은 평가를 얻고자 할 수 있다. B 부서에서 참여한 김대리는 부서의 막내이기 때문에 억지로 참여했다. 그냥 시간만 흘러갔으면 좋겠고, 자신한테 어려운 일을 시키지나 않았으면 좋겠다. C부서에서 온 최과장은 리더를 맡고 싶었는데, 리더를 맡지 못해 불만이다. 이 프로젝트가 산으로 가길 은근히 기대하고 있다. D부서에서 온 강과장은 6개월 내에 10억 매출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3억 정도의 매출만 올려도 충분히 잘한 거라고 생각한다. 심지어 정말 10억 매출이 발생하면 D부서의 업무가 갑자기 늘어나게 될 수 있어서 부서장은 적당한 선(3억)까지만 진행될 수 있게 하라고 은근히 압력을 넣었다. 이렇게 다른 목적을 가진 부서로부터 다른 목적을 가진 개개인이 모여 협업을 진행해야 하니 순탄히 진행될 수가 없다.
2. 생각의 방식(Way of thinking)이 다르다.
모두가 목적을 꼭 100% 도달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90%만 해도 잘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120%도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과정이 중요한 사람도 있고, 목적만이 중요한 사람도 있다. 같이 일하는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정도도 다르다. 그간의 경험과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에 내가 존중하고 배려하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나를 배려하고 존중하거나(그나마…), 모든 이를 무시하고 자신만이 옳다고 생각한다(대부분…).
3. 일하는 방식(Way of working)이 다르다.
Office tool을 활용한 GANT chart나 핵심성과지표(Key performance index, KPI) 기반으로 작업(work)를 하는 게 익숙한 사람(나이가 좀 있는…)이 있고, google drive, confluence, slack 등의 공유 tool을 사용해서 실시간으로 자유롭게 협업(그나마 젊은…) 하는 걸 선호하기도 한다. 가설의 검증에 집착하기도 하고, 아예 가설 없이 일을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효율적이고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한 협업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다름을 이해하고 인정해야 한다. 커다란 공동의 목표아래 각자의 목표가 다름을 알고,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누군가의 목표를 위해 또 다른 누군가가 희생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서로가 가진 생각과 일하는 방식의 차이에 대해 편견을 갖지 말고, 균형된 목표에 도달하는 가장 효율적인 길을 찾아야 한다. 초기에는 가설도 필요하고 GANT chart가 필요할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 틀이 잡히고 진행이 되고 나면 공동의 tool을 사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긴장을 유지하는 리더쉽과 동료애도 필요하다.
협업이 꼭 좋은 결과만 얻고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협업이 끝난 후에는 결과와 상관없이 사람에 대한 평가가 따르며, 평판이 된다. 너무 욕심을 낼 필요도 없고, 너무 거리를 둘 필요도 없다. 적당한 관심이 어쩌면 가장 성공적인 협업의 추억의 비법일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