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직에서 나와 아르바이트 하며 살고 싶어요. 철이 없는 걸까요?
공공기관 사무직 8년차 입니다. 30대 중반 여자이구요.
공공기관 사업부서 특성상 정보화 사업, 교육 사업, 계약...닥치는대로 그냥 해왔습니다.
전문성...도 뭐가 있는지 모르겠고, 공공기관을 다녀본 경험이 8년 있다. 가 다라고 생각합니다.
대규모 사업 발주, 쏟아지는 문의와 민원, 문서를 위한 문서, 시간에 쫓길 수 밖에 없는 업무 주문들, 내부 평가에 대한 스트레스 등...정말 더이상 버티기 힘든 상태입니다.
1년차에도, 2년차에도...8년차인 지금까지 저 스스로 계속 걱정과 불평을 하면서 끝까지 일은 해왔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 하는거지?'라는 생각이 듭니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성실하다고 평가받고, 평가점수도 대부분 평균이상이었습니다. 그런데 스스로 계속 한계라는 느낌이 와요. 여기서 정년까진 다닐 수 있겠지만 끝까지 '그래서 내가 하는 일이 도대체 뭐야?'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이구요. (재무면 재무, 계약이면 계약, 인사면 인사, 이런게 아니고 그냥 서비스 하나 맡으면 전반을 하다보니 전문성이 생기는 것 같지 않습니다. 전문성 찾으려면 퇴근후 따로 공부를 하던 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상황이 이러다보니 일정에 쫓기고, 대규모 사업발주로 마음졸이고 불안한 거, 제발 이런거 말고... 루틴한 업무를 하며 "마음"이 편한 삶을 살고 싶습니다.
완벽한 일은 없다지만...왜 이렇게 예측도 안 되는 무리한 일을 주문받아와서 외부로 부터 준비가 안 됐다느니, 왜 이런 걸 생각없이 하냐느니의 이야기를 담당자로서 듣는 것도 너무 곤욕이구요.
저연차 때도 비슷한 생각을 했지만 올해 담당부장 믿고 부서 이동해 맡게 된 업무는 이전하고는 비교도 안되게 위와 같은 생각을 들게 만드는 업무여서 이전에 비해 요즘 이런 생각이 수시로 드는 것 같습니다.
담당부장은 고생한다고 말은 하시는데 부장도 본인 입장에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이어서 그런지 뭔지 본심을 알 순 없지만 결국 제가 느끼기엔 "불안해하는 너 성격문제다"라는 피드백을 주시더라구요.
야근을 하지 않으면, 주말 출근을 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는 일들 천지인데 결국 스스로를 돌보지 않아 번아웃이 오는 거다라는 피드백도 지치네요. (부장이 '쉴 수 있을 때 쉬어라.' 라며 무리하지 말라고 하는데, 무리를 안 하면 애초에 지킬 수 없는 일정으로 업무 셋팅이 되는 상황입니다. 추진일정을 내 손으로 쓰는데 지킬 수 없는 일정으로 써달라고 주문받아요...) 우리 팀원들 다 그런 상황이라고 해도 사업을 띄우는 건 저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부담은 더 한 상황입니다.
일종의 회사가스라이팅일지 다른 사람들도 꾸역꾸역 버티는데 못 버티는 내가 문제인가 이런 생각들 때문에 더 괴롭습니다.
주말에도 쉬지 않고 이런 답 없는 상황을 하소연하는 글이나 쓰고 있으니...결국 자포자기로 누칼협인가라는 생각도 드네요.
직장생활에서 애초에 힘들다 그런 얘기 하는 게 웃긴건가요? 정말 누가 칼들고 협박하는 것도 아닌데 힘들다고 말할 필요도 없이 그냥 못 다니겠으면 그냥 두는 건가요?
답답한 상황에, 비슷한 시기를 현명하게 보낸 인생 선배님들이 계시다면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