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마음으로 다녀야할지 조언 부탁드려요 ㅠㅠ
아주 작은 의류 브랜드 재직중 입니다.
대표 부부 두 분과 물류 직원 두 분(대표 부부의 가족),
제품 디자이너 한 분을 제외하면 저와 MD 둘이서 MD, 마케팅, 온라인 몰 관리, SNS, 기획, 촬영, 웹디자인 등 의류 브랜드 운영에 관한 거의 모든 일 전반을 맡아 하고 있습니다. 저는 포토그래퍼 겸 웹디 업무를 메인으로 입사했구요. 저와 엠디의 업무 구분은 거의 없습니다... 원단 시험이나 케어라벨 제작까지 하고 있어요.
대표 부부는 의류 도매 시장을 하시다 온라인으로 넘어오셔서 온라인 운영이나 ’브랜드‘ 에 대한 접근과 이해가 없으시고, 회사 운영도 제대로 된 연차(1년에 휴가 제외 8개, 한 달에 하나 무조건 써야하고 안 쓰면 사라짐. 구두 통보로 이뤄지고 사내 시스템도 없습니다.)나 연봉 협상 같은 기본적인 제도 조차 없습니다.
이런 회사인 걸 알고 들어왔고 직원들끼리의 분위기나 시너지가 좋아 2년 가까이 재직 중인데, 슬슬 한계가 오는 것 같아요. 매출은 월 몇 백이 안 나오던 시기도 있었으나 지금 직원들 구성으로 안정된 후에는 월 몇 억을 찍고 있습니다. 가족인 물류 직원들 빼고 오래 다닌 직원이 없어 2년 넘은 직원이 제일 오래 재직 중인데 그 누구도 연봉 협상은 없었고, 주말 출근 시에만 10만원 현금으로 받는 것이 전부입니다.
대표들이 잘 모르고 할 줄 아는 것이 별로 없기 때문에 직원을 돈 주고 쓰는 것은 이해합니다. 원하는 대로 들어줘야 한다는 것도 알고요. 근데 직원들끼리 으쌰으쌰하며 규모가 커졌다 보니 자연스레 주인의식이 생기고, 온라인에 관련된 모든 것을 기획부터 끝까지 해내다 보니 제 스스로 이 회사를 너무 내 것처럼 생각한 것이 문제였나 싶습니다.
얼마 전 돈 주는 사람이 돈 받는 사람 눈치 보고 싶지 않다는 말을 듣고 나니 현타가 옵니다. 원래 스스로 노예 마인드라고 자조할만큼 브랜드와 일에 애정도 많고 해줄 수 있는 최대한을 해준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이 일에 과도하게 욕심을 가지다 보니 대표의 의견을 너무 묵살했다고도 반성했어요.
대표는 변덕과 마이크로 매니징이 심한 편입니다. 여러 플랫폼과의 기획적인 부분에서 스케줄도 있고, 업무 시스템적으로도 불가능한 부분을 이야기하면 “그래도” 자기가 원하는 대로 무조건 되어야 합니다. 그럼 가타부타 설명하지 않고 그냥 여기저기 죄송하다 사과하며 최대한 원하는대로 바꿔줍니다. 그렇지만 직원들이 애초에 일을 그렇게 한 이유가 있죠. 나중에 결국 문제가 되면 자신이 변덕 부린 부분은 잊고 왜 그렇게 했느냐는 반론이 돌아옵니다. 하지만 대표도 그렇게 바꾸고 간섭하는 이유가 있겠죠. 하지만 그 이유가 서로 다르다 보니 대표는 제 뜻을 들어주면 찝찝하고, 직원들은 대표 뜻을 따르면 찝찝함이 남습니다. 그렇다면 대표가 떠날 수 없으니 제가 그만두는 것이 맞겠죠.
스스로 그들 말대로 돈 받고 일하는 사람인데 대표 말에 반감이 드는 제가 싫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그저 돈 받는 것만이 중요했으면 단순 노동이나 육체 노동을 했겠다 싶기도 하고... 회사에 다니는 이유가 단순히 돈만이 아닌 성장과 발전에도 의미가 있는 건데 그런 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믿고 놔두는 것보다 꼭 자신이 간섭하고 자신의 터치가 들어가야 완벽해진다고 믿는 대표 덕에 저는 점점 제가 하고 싶었던 것이나 의견 제시, 스스로 찾아 일하는 자아는 사라지고 대표의 챗지피티나 아바타처럼 그저 지시하고 시키는 대로 일하고 있을 뿐입니다. 웹디자인조차 옆에 대표가 서서 색깔, 폰트, 위치까지 전부 원하는대로 바꿔줍니다.
점점 지쳐가는데 제 마인드가 잘못된 건지 어떤지 의견 구하고 싶습니다. 전부 이직 준비를 하고는 있는데 같이 일하는 직원들과 헤어지는 게 아쉬워 다들 망설이네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