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선택을 후회해요
인생 모토가 '지나간 결정은 절대 뒤돌아보지 않는다'인데 요즘 후회가 돼요.
이 회사 들어올 때 한 개 회사가 더 붙었었어요.
[선택1] 대기업 계열, 대기업 본사의 글로벌 프로젝트 전담 팀
> 본래 커리어를 이어갈 수 있으나, 업무 강도 최상
> 동종 업계 내 기업 이미지 최상, ~출신 하면 인정 받는 분위기
vs
[선택2] 에너지 회사
> 업무 변경(예. 기획>마케팅), 업무 강도 최하
> 아는 사람만 아는 회사, 동종 업계 중에서도 업무 강도 낮기로 유명
이렇게 고민을 하다가 제가 [선택2] 후자인 에너지회사로 왔어요.
전회사에서 너무 강도높게 일을 해서 편히 일하고 싶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일단 막상 와보니 JD와 전혀 다른 업무를 주거나
인턴때 했던 업무를 하고 있으며
특히 제가 이 회사를 선택할때 제일 큰 영향을 미친 헤헌의 한 마디가
"00님, 단기간 플젝보다 이제 전사적이고 장기 전략 업무 한번 해보셔야죠."
였는데 전사, 장기, 전략 이 셋 중에 지금 하고 있는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JD 맨 마지막에 적혀있던 한 줄 ~지원업무가 제 업무의 90프로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팀장이 강등되고, 이제는 팀이 해체될거라는 이야기가 돌더라고요.
이제 이직을 해야겠다 싶어 헤헌 통해서 여러군데에 넣었는데 불합격 피드백이
'보다 큰 규모의 프로젝트 기획 담당자가 필요하다'
라는 말을 연속 3번 듣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저도 글로벌 플젝PM을 하다 편하게 살고 싶어 이곳으로 왓는데 경력이 완전 쪼그라들어버린 기분입니다.
처음 회사 와서 놀란건 근속연수 4년차인 직원이 대행업체에 견적서를 받는 방법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그냥 편하잖아 이 생각으로 다니다가 뭔가 발등에 불이 떨어진 느낌입니다.
특히 이력서를 쓰고 있으면 점점 쪼그라드는 제 이력이 눈에 보여서 마음이 불안해지기도 하고, 헤헌에게 연속 3번 같은 피드백을 받으니 지나간 선택을 돌아보게 되네요.
그래도 늘 최선의 선택을 하면서 산다고 생각했는데 그때 그냥 나 죽었다 생각하고 그냥 거기로 갈걸, 어차피 이직할거였으면 00 출신이라는 이름 하나 정도는 달걸 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지나간 것 후회해서 뭐 하나 싶지만, 또 다음 이력서를 쓰다가 넋두리 한번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