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보다 후배분들에게 드리는 말씀
안녕하세요? 최근에 IB업계를 떠나고, 다른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아래 부동산 PF 위기 관련 말씀을 하셔서 제 얘기도 말씀드릴려고 합니다.
저는 LP 포지션에 있다가 증권사로 이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시점이 2020년 초 입니다.
지금은 애물단지이지만, 그 당시 부동산 pf 최대 먹거리는 물류센터였습니다.
업계에서 오래 계신분들도 이번이 돈 벌 기회라는 10년만에 올 장이라는 얘기도 하셨고,
저도 증권사, 운용사 등에 계신 분들이 가져온 딜을 보고 저도 저렇게 당연히 할 수 있고,
돈도 많이 버는게 보이니까 LP를 떠나서 이직을 했습니다.
새로운 증권사에서 딜 클로징을 어느정도 했지만, 30대초중반이란 나이가
생각보다 애매해서 성과급을 크게 받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미국의 금리상승이 시작되면서 모든게 힘들어졌습니다.
사이클을 경험해보니까 금리가 부동산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 요소 중
하나라고 이번 기회에 많이 느꼈습니다....
될만한 딜도 안되고, 계약금 브릿지 대출 모든게 물려서 손발이 묶였습니다.
본인 믿고 따라오라고 하신 팀장님은 본인이 먼저 난파선에서 탈출 하셨습니다.
각자도생이란 말이 뭔지 처절하게 깨달았습니다.
운 좋게 재취업한 친구들도 있지만, 과거 정규직으로 있을 때보다 안 좋은 조건으로 회사에 입사하였으며...
6개월짜리 단기계약으로 소형증권사로 간 친구들도 있습니다.
이번 사이클을 경험해보면서 느낀 점은 시장이 호황일 때는 본인의 실력을 알 수가 없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성공적으로 딜 클로징하기 때문에, 그것을 본인의 실력이라고 착각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LP후배분들에게 추가적으로 말씀드리는건, LP입장에서 모든 딜들이 다 쉬어보이겠지만,
나오면 을도 아니라 병정 그 이하로 살아야 됩니다. 자금을 쓸 수 있는 상황에서 모든 사람들이 만나고 싶어하는 것과
그 껍질이 벗겨졌을 때도 본인이 다른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할 능력이 되는지를 고민해보시기 바랍니다.
저도 다른 업계에 취업을 했지만 계속 남아있었으면 연봉도 올라가고, 나았을걸이라는 후회도 하긴 합니다.
이 시기에 잘하는 사람들도 있는 걸 보면, 주제 파악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다들 어려운 시기 잘 이겨내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