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5천, 자가 없음. 적당히 살아도 괜찮지 않나요?
30대 중반 직장인입니다. 사실 이곳 커뮤니티 분들은 다들 너무 치열하게 사시고, 자산을 불리고 커리어를 쌓는 데 열정적이셔서 이런 글을 쓰는 게 조금 부끄럽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처럼 사는 사람도 이상한 건 아니라고,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어서 용기를 냈습니다.
저는 지금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연봉 5000만 원을 받고 살고 있습니다. 대단한 연봉은 아니지만, 제 소비 습관에는 괜찮습니다.
저희 집은 경제적으로 복잡하지 않습니다. 지방에 계신 부모님은 노후 준비가 다 되어 계셔서 제가 크게 신경 쓸 부분이 없다는 게 큰 행운입니다. 서울에 자가는 없지만 사실 소유 욕심이 별로 없어서, 오히려 땡길 때마다 원하는 동네로 이사 다니는 걸 좋아합니다. 새로운 동네로 이사를 갈 때마다 마치 여행을 온 것처럼 리프레쉬가 되고 삶이 환기되는 기분이 들거든요.
재테크도 거창하게 하진 않습니다. 적당히 장투하면서 1년에 연말 보너스 한 번 받는다는 느낌 정도로만 합니다. 남들처럼 밤잠 줄여가며 경제 뉴스 분석할 열정은 없어요.
물욕이 거의 없어서 사고 싶은 명품이나 비싼 물건이 딱히 많지 않습니다. 취미는 소소하게 영화 보고, 한강에서 따릉이 타는 거라 돈도 많이 안 들죠.
덕분에 돈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일이 거의 없습니다. 먹고 싶은 거 적당히 먹고, 하고 싶은 거 적당히 하고, 일 년에 한 번씩 가까운 동남아로 휴가 가도 통장에 늘 여유가 있습니다.
주변에서는 너 이러다 나중에 후회한다, 자유도 좋지만 집은 있어야지 같은 말을 자주 듣습니다. 리멤버 커뮤니티의 억대연봉 분들의 기준에 비춰보면, 저는 분명 노력이나 열정이 부족한 사람, 안주하는 한심한 삶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남들과의 경쟁에서 잠시 떨어져 나와, 나 자신이 정한 행복의 기준을 짚어보니 그렇더라고요. 저는 이 삶이 행복합니다. 억지로 불을 지피지 않아도 평온하고, 제 속도대로 걸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막연한 믿음이 있습니다.
저처럼 적당히 살면서 현재 행복에 만족하는 분들 계신가요? 저처럼 살아도 이상한 건 아니라고, 행복할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