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내 유일한 디자이너... 이렇게 일하는게 맞는지 모르겠습니다
현재 사원 110명 내외 중소로 이직한지 3개월차입니다.
사내에 디자이너는 저 하나구요, 모든 부서에서 필요한 디자인물은 제가 작업합니다.
온라인보다는 오프라인에 좀 더 치중해서 출력물 비중이 높고, 그 출력물의 범위가 제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었습니다. 그냥 단순 리플렛, 전단지 이 정도가 아니라 따로 사용법을 숙지해서 조작이 필요한 기계를 이용한 대형 출력물까지 정말 안에서 만들어지는 모든 걸 한 명이 다 해내야 하더라구요.
거기다 타 부서에는 제가 하는 일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니 이게 외부에 맡겨야 하는 건지도 모르고 제가 작업을 하는 일에 대해서도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 건지 예상을 못하고 일단 일을 던져놓고 갑니다. 저에게 일을 지시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저보다 직급이 높기 때문에 이걸 잘 타일러서 말해야 하고 늘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짓을 매일 하는 것도 너무 지칩니다. 거의 대다수가 필요한 내용을 제대로 전달 해주지 않은 상태에서 요청하는 경우가 많아 기획도 제가 해야 할 때가 정말 많습니다.
이게 3개월간 반복되나 보니 머리 돌아가는 것도 과부하가 걸려서 한 3시 쯤 되면 그냥 지칩니다. 거기다 주말출근까지 해야하는 업계라 제대로 쉰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거기다 주말출근에 따른 수당을 더 주거나 야근수당이 따로 있는것도 아니구요, 주말출근 하는것 까지 따지면 급여는 편의점 알바 하는 정도 수준이거든요. 여기다 다들 일이 많고 힘들다보니 예민하고 날이 서있어 사무실 분위기도 너무 험악합니다. 쌍욕 난무하고 마녀사냥 하듯 특정 인물들을 지정해놓고 출근하고 퇴근할때까지 뒷담화를 해대는데... 화이팅 하는 분위기까지는 바라지도 않지만 정말 회사생활 하며 이런 분위기는 처음입니다.
제 자리 티오는 한 명이고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이미 위에서 못박아놓은 상황이고, 그에 따른 업무 과부하는 제가 스스로 조절해야 합니다. 여기에 자세히 적지는 못하지만 매일매일 회사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고 듣는 데에서 오는 정신적 스트레스, 대형 출력물을 제작하기 위해 손이 많이 가는 잡일들을 하다 보면 현타의 연속입니다. 이전에 경력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여기서 1년만 딱 채우고 나가는게 목표인데 이걸 앞으로 7개월이나 더 참아야 하는 사실이 너무 끔찍합니다. 차라리 지금이라도 이직 준비를 하는 게 나을지, 아니면 어떻게든 눈 딱 감고 버틸지 판단이 서질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