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이야기 - 심심해서 쓰는 -
심심해서 ADHD이야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밑에서는 편의상 일기형식의 반말을 하니 편하게 읽어주세요.
나는 adhd다.
진단을 받기 전에도 어렴풋 느끼고 있었지만, 주변 그 누구도 내가 Adhd일리가 없다고 했다. 왜냐하면, 좋아하는 것에는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고, 겉보기에 회사생활도 원활해 보였기 때문이다.
지금 나는 어렵다는 시험을 패스한 변리사인데, 사실상 인생에서 총 공부기간은 길지 않다.
중~고 시절 대충 2년, 입시 준비 그런거는 몰랐다. 변리사 시험 공부 기간도 짧디 짧았다. adhd면 인생을 이렇게 살아왔을리가 없다고, 전혀 adhd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건 자랑이다.
하여간, 내면에는 상당한 불편함이 있었는데, 그건 내 하루 에너지가 남들보다 빠르게 소진된다는 것이다. 비유하자면 광폭기를 쓰고 쿨타임이 길다. 대충 9시에 하루를 시작하면 2시 쯤에 모든 에너지가 고갈되고, 그 뒤로는 졸거나 앓거나 넋을 놓는 것이다.
우울함, 불안감도 심하다. 이건 태어났을 때부터의 성장 환경 이야기도 섞여 있어서 복합적이다. 그냥 내 주어진 삶이 그랬기에 이런 특수한 감정을 알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그래도 불편하다. 지속적인 우울함, 불안함 이것은 정말 불편한 것이기에 고치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정신과이다.
7년을 우울,불안,조울 증세로 정신과를 내원하던 중, adhd가 의심된다하여 검사를 받게 되었다. 그렇게 내가 adhd같다고 말했지만 절대 그럴리 없다던 의사선생님께서 마음을 바꾸셨을 땐 기뻤다.
adhd검사라는게, 사람을 지루해서 쓰러지게 만들더라. 여기에 집중할 수 있다고? adhd가 아닌 사람이 있는지 오히려 의심스러웠다. 의사선생님이 남들은 정상 나오는 검사랬다. 말도 안돼...
그렇게 나는 adhd약으로 콘서타를 처방받았고, 복용한 첫날. 새로운 내가 느껴졌다. 왜, 8시까지 멀쩡하지?
그렇게 멀쩡한 하루들이 지속되었다. 내 경우엔 우울감도 낮아지더라. 이젠 서류에 오타마저도 너무 잘 보인다. 사소한 누락도 없다. 그런데 피곤하지 않다.
이 삶에 중독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선생님, 새 삶이 너무 좋습니다. 이 약에 중독되면 어쩌죠?". 의사선생님은 약이 좋아져서 중독성은 없으니 걱정 말라했다. 내가 생각하는 중독성과는 다른 개념일지도 모른다.
나는 이제 adhd약으로 얻은 주의력을 놓고 싶지 않다. 일이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 허둥지둥하며 물건을 몽땅 잃어버리는 일도 없다.
주말엔 안먹어도 된다지만, 이 글을 쓰기 전 약을 먹었다. 그냥 약 먹은 그날 하루가 좋다. 재미로 읽는 책도 술술 읽히고, 별의 별 걱정을 다 하지도 않는다.
혹시 누군가 adhd이고, 삶에 불편함을 겪고 있다면, 정신과는 이상한 곳이 아니니 가보라고 권해주고 싶다.
**adhd가 아닌 사람은 약 먹어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하니, 오용하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