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했을 뿐인데, 회사에서 악역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입사 초부터 제 사수(팀장)와 실권자인 이사님 사이가 좋지 않았습니다. 사수는 성향이 강했고, 덕분에 이사님도 팀 일에는 깊게 관여하지 못했죠. 저는 그 밑에서 빠르게 성장하며 실적과 포트폴리오를 쌓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사수의 거침없는 스타일 + 규율에 덜 엄격한 태도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사와 팀장 내 갈등을 만들었고, 저 또한 그 부분은 알고는 있었습니다. 그러다 사수가 업계 최고 대우로 이직했고, 사수가 떠난 뒤의 모든 실무와 책임은 자연스럽게 제게 넘어왔습니다. 그와 동시에 갑자기 이사님의 각종 지시까지 한꺼번에 쏟아지며, 저는 야근과 주말 업무를 반복해가며 겨우 버텼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사수 후임으로 온 타 부서 팀장은 몇 달간 아무 역할도 하지 않은 채, 사전에 합의된 업무조차 “내 소관이 아니다”라며 빠져나갔고, 이 과정에서 충돌이 생겼습니다. 일이 커지자 이사님은 이 모든 문제를 저 그리고 저희팀의 업무 스타일 탓으로 돌렸습니다.
이사님은 “너희는 사수를 닮았고, 그런 방식으로는 누구와 일해도 욕먹는다”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회사 밖에서 대행사, 파트너사, 클라이언트와 소통하며 문제를 만든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외부에서는 이직 제안도 받을 정도로 좋은 피드백을 받아왔습니다. 그럼에도 조직 내부에서는 ‘사수 라인’이라는 낙인이 먼저 적용되고, 평판은 결과보다 이미지로 소비되었습니다.
사수 떠난 이후로 이사님 요청은 늘 최우선으로 처리했고, 본인이 바쁘다 하셔서 제가 먼저 나서 도운 적도 수차례입니다. 그럼에도 책임이 생기는 지점에서는 묘하게 저만 남고, 평판은 걷잡을 수 없이 왜곡됐습니다.
일은 누구보다 하고 있는데,
결과가 나와도 칭찬은 없고,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지목되고,
이미지는 애초에 정해져 있었던 것 같은 조직 구조.
회사 밖에서는 문제 없이 잘 협업하는 제가,
회사 안에서는 왜 악역이 되어야 할까요.
회사 생활은 원래 이런 건가요?
다들 이런 상황을 한 귀로 흘리며 버티는 건가요?
올해로 직장생활 3년차, 요즘은 열심히 할수록 오히려 무력감과 허무함만 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