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O가 쪼개본 ‘일 잘한다’는 것의 세 단계

12월 18일 | 조회수 1,971
Z
쌍 따봉
Z2Ops
억대연봉

평가 시즌만 되면 이런 말,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일은 잘하는데…” 듣기에는 나쁘지 않은 말인데, 정작 본인은 “그래서 난 잘하는 편인 건가, 아닌 건가” 애매할 때가 많습니다. 누가 물으면 그냥 “시킨 일 하는 정도죠”라고 넘기게 되고요. 올해 리멤버에서는 “일은 잘하는데, 이 회사 안에서는 더 못 크겠다”는 구간을 여러 각도에서 같이 이야기해봤습니다. 이제 그 시리즈는 한 번 숨을 고르고, 오늘부터는 “일을 잘 한다는 것 자체”를 2~3편 정도로 나눠서 풀어보려 합니다. COO 자리에서 팀과 사람들을 오래 보다 보니, 저는 보통 ‘일 잘함’을 이렇게 세 단계로 나누게 되더라고요. 1단계. 맡은 일을 끝까지 책임지고 가져가는 사람 1단계의 핵심은 “안 까먹고, 안 흘리는 것”입니다. 기한을 지키고, 중간에 막히면 먼저 공유하고, 마감 직전에 따로 재촉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 결과물을 보면 디테일이 조금 아쉬울 수는 있어도 “전반적으로 정리가 잘 돼 있네”라는 말이 나오는 유형입니다. 요청받은 범위 안에서, 큰 사고 없이 일을 끝까지 들고 가는 사람들입니다. 많은 조직에서는 여기까지만 올라와도 충분히 “일 잘한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팀장 입장에서도 “저 친구에게 맡겨두면 최소한 사고는 안 나겠다”라는 기본 신뢰가 생기는 구간이죠. 2단계. 팀 전체의 속도와 퀄리티를 챙기는 사람 2단계부터는 시야가 달라집니다. 내 업무만 잘하는 게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속도와 퀄리티까지 같이 보는 사람입니다. “이 이슈는 우리 팀보다 저쪽 팀이 먼저 막히겠다.” “이걸 이번 분기 안에 안 맞추면, 다음 프로젝트에서 뒤탈 나겠다.” 이런 것들을 미리 보고 먼저 움직입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일정,정보,의사결정이 이 사람을 한 번 거쳐 가게 됩니다. 흥미로운 건, 이 단계 사람들은 평소에는 잘 티가 안 난다는 점입니다. 회사 바쁠 때는 그냥 “일 잘하는 선배/동료” 정도로 느껴지는데, 한 번 빠지고 나면 갑자기 회의가 산으로 가고, 커뮤니케이션이 꼬이고, 예전에 없던 이슈들이 하나둘 생기기 시작합니다. “아, 그동안 저 사람이 팀 전체를 받쳐주고 있었구나.” 이걸 뒤늦게 깨닫게 만드는 타입이 2단계 사람들입니다. 3단계. 판 자체를 바꾸는 사람 3단계부터는 아예 질문의 수준이 달라집니다. “이 일을 더 빨리 끝내려면?”이 아니라 “우리가 이 일을 애초에 이렇게 하는 게 맞나?”를 묻는 사람입니다. 프로세스를 통째로 바꾸거나, 목표를 다시 정의하거나, 고객에게 가는 가치 자체를 새로 설계하기도 합니다. 이 사람들의 관심사는 “내 퍼포먼스”를 넘어서 “이 판이 앞으로 1~2년 안에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에 더 가깝습니다. 그래서 이 사람이 지나간 자리에는 숫자뿐 아니라 일하는 방식, 협업 구조, 기준 자체가 달라져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재미있는 건, 이 세 단계가 연차나 직급과는 생각보다 크게 상관이 없다는 점입니다. 8년 차여도 1단계에 머물러 있을 수 있고, 3~4년 차인데도 이미 2단계, 3단계 감각을 가진 분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연말마다 저도 제 일을 돌아보면서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게 됩니다. 나는 지금 1단계에서 얼마나 탄탄한가. 나는 2단계, 팀이 굴러가게 만드는 일에 얼마나 에너지를 쓰고 있나. 올해 내 행동 중에 3단계, 판을 조금이라도 바꿔본 순간이 있었나. 어느 단계에 있든 틀린 건 아닙니다. 다만 “나는 지금 어디쯤 서 있는지”를 조금 더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과, 그냥 “열심히 일한다” 정도로만 스스로를 설명하는 사람은 몇 년 뒤에 꽤 다른 자리에서 만나게 되더라고요. 올해가 거의 끝나가는 이 시점에, 한 번쯤은 각자만의 기준으로 “내 일 잘함은 지금 어느 단계에 와 있나”를 조용히 짚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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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 따봉
    키즈
    억대연봉
    11시간 전
    1번은 좋은 팀원, 리더는 못될사람 (납니다 ㅋ) 2번은 실무 책임자급 3번이 임원급인데 밑에서 저런일 하단 미움 받슴다. 실무책임자는 돠고 나서 하세요
    1번은 좋은 팀원, 리더는 못될사람 (납니다 ㅋ) 2번은 실무 책임자급 3번이 임원급인데 밑에서 저런일 하단 미움 받슴다. 실무책임자는 돠고 나서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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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회원 가입 하고 보다 쉽게 같은 일 하는 사람들과 소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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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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