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빌딩부터 팀장까지 성장했는데, 상사 때문에 고민이 됩니다
안녕하세요, 선배님들.
3년 전, 여러 고민 끝에 지금의 회사로 이직했고 나름 만족하며 다니고 있습니다.
하지만 요즘 한 가지 고민이 있어 조언을 구하고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당시 제가 입사할 때는 많은 분들이 퇴사하던 시기였지만, 제로베이스에서 팀원을 다시 구축하고 팀 빌딩을 진행했습니다. 덕분에 지금은 여러 팀원을 거느린 팀장으로 성장했고, 바쁘긴 했지만 그만큼 성취감도 컸고 회사가 함께 성장하는 모습에 보람도 있었습니다.
문제는 약 2년 전 회사 M&A 이후 발생했습니다. M&A로 합류한 분이 현재 제 상사(부서장)로 계십니다. 여성 상사는 처음이었지만, 초반엔 털털한 성격이라 나름 잘 맞춰보려 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아래와 같은 점들 때문에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1. 의사결정에 관심이 없음
저는 의료기기 RA, 상사분은 의약외품 RA 담당 출신입니다. 하지만 저희 회사는 의료기기 중심이라 의약외품은 비중이 적습니다.
자연히 대부분의 프로젝트를 제가 맡아왔고, 중요한 의사결정도 제가 주도해왔습니다.
그런데 상사분은 본인이 사장이 아닌데 왜 의사결정을 하냐며 불만을 가지시고, 작은 것 하나까지 임원에게 물어보라 하십니다.
중대한 건 당연히 임원 판단이 필요하지만, 사소한 실무까지 전부 임원에게 묻는 건 사실상 일을 하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됩니다.
2. 본인 관심사 외에는 관심이 없음
기존에 근무하시던 회사(합병된 회사)가 다른 지역에 있어 점점 그쪽은 손을 놓으실 줄 알았는데, 여전히 그쪽 업무에만 관심이 많으십니다.
오히려 본인 업무가 아닌 영업, 생산, 자재 쪽에 전화를 하루 종일 하시고, 정작 본인의 부서 관리에는 신경을 쓰지 않으십니다.
이렇다 보니 다면평가에서도 리더십 관련 평가가 매번 좋지 않고 내부 평판도 좋지 않은 편입니다.
3. 중요한 것보다 사소한 것에 집착
타 부서와 협업하다 작은 이슈가 생기면, 원인 파악 후 마무리하면 될 일을 굳이 공론화시켜 문제 삼습니다. (타부서장 약점에만 혈안)
문제는 이렇게 사소한 이슈에 매몰되면 중요한 프로젝트도 뒷전으로 미루어집니다.
심지어 회사의 주요 프로젝트보다도 본인의 이전 회사 사소한 이슈를 더 우선시하며, 임원이 직접 지적해야 그때서야 관심을 가지시는 척만 하십니다.
4. 이해하기 어려운 리더십 가치관
저는 팀원들의 방패막이가 되고 길을 열어주는 리더가 되고자 노력했고, 덕분에 다면평가와 인사고가 모두 좋은 편입니다.
하지만 상사분은 이런 제 리더십 스타일을 비판하며, ‘너만 돌진하면 팀원들은 불쌍하다’ 같은 이해하기 어려운 말씀을 자주 하십니다.
이렇다 보니 다른 리더분들도 소통을 피하게 되고, 함께 대화하는 것 자체를 어려워하십니다.
■ 결론
이런 상황에서 약 2년간 꾹 참고 버텼습니다. 스스로는 지금의 회사를 좋아하고, 팀원들과도 잘 지내며 성과도 잘 내고 있어 쉽게 그만둘 문제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상사 문제로 인한 스트레스가 쌓여 언제 터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점점 커집니다.
퇴사는 아직 고려하지 않지만, 선배님들이라면 저와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대응하셨을지, 현명한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 참고사항
- 동일 업계 12년 차
- 30대 후반, 기혼 (자녀 있음)
- 회사와는 20분 거리
- 박사 졸업
답답한 마음에 긴 글 남깁니다. 시원한 사이다 조언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