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호선에서 냄새 풍긴 사람... 저예요...

07월 25일 | 조회수 1,401
후아라

저는 극소심러예요. 요즘 야근이 잦은데, 뭔가 저녁을 사 먹으러 나가는 것조차 눈치가 보이고... 그래서 보통 퇴근길에 혼밥을 조용히 해치우고 들어가는 게 제 소소한 낙이랍니다. 어제도 9시까지 야근하고 터덜터덜 걷는데 저 멀리 한 줄기 빛처럼 포케 가게가 보이는 거예요! 오늘은 너로 정했다. 그런데 말입니다. 사장님이 직접 주문을 받으셨는데 "하와이안 쉬림프 하나 주세요." 말하자마자 0.1초의 망설임도 없이 물으셨어요. "포장이세요?" 제 뇌는 '아니요! 먹고 갈 건데요! 배고파요!' 라고 외쳤지만 제 입은 왜... 왜 제 허락도 없이 "네..."라고 대답한 걸까요? ㅠㅠ 곧이어 나온 저의 소듕한 저녁은... 15인치 노트북만한 친환경 용기에 담겨 있었어요. 이거 뭐 가방에도 안 들어가고, 이걸 들고 지하철을 타야 한다는 생각에 눈앞이 캄캄해졌죠. 게다가 하필 새우가 따끈하게 구워진 메뉴라 뜨끈한 열기가 제 손을 타고 올라오고, 지하철 안에서는 달콤짭짤한 갈릭 쉬림프 냄새가 진동을 하는 거예요. 사람들 다 쳐다보는 것 같고... 혼자 식은땀 뻘뻘 흘리면서 봉지 입구를 필사적으로 틀어막고 집에 왔습니다. 하와이식 양념 냄새로 승객분들께 본의 아닌 테러를 저질렀습니다. 죄송해요ㅠㅠㅠㅠ 근데 진짜 슬펐던 순간은 따로 있어요. 제가 포장을 기다리고 있던 중에 다른 손님이 들어왔거든요. 사장님이 그분께는 이렇게 물으시더라고요. "드시고 가세요?" 그분은 무심하게 "네" 하고는 자리에 앉아 물을 따르셨습니다. 그 뒷모습이 어찌나 부럽던지 사장님은 왜 저한테는 포장을 먼저 물으신 거죠 저는 포장하는 사람처럼 생겼던 걸까요 집에 와서 여름날 열기로 아직 뜨끈한 새우를 먹으며 다짐했습니다. 다음번엔 꼭, 주문할 때부터 '포케 하나요. 먹고 갈게요.' 라고 선수치리라고. 혹시 저만 이렇게 소심한 걸까요.... 아니라고 해주세요ㅠㅠㅠㅠㅠ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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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 따봉
    오리의칼질
    07월 25일
    맛은 있었겠네요.
    맛은 있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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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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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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