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야 할까요
만 4년 정도 다녔습니다
주위에서 저같이 힘들고 버라이어티하게 사회생활하는 사람은 처음 본다며 한두달 안식휴가라도 다녀와야 되는거 아니냐고 합니다 (회사 20년 넘게 다닌 상사들도 그러네요..)
2년반 넘어가는 시점부터 몸도 하나둘씩 삐걱거리고, 항상 미래가 기대되는 직원으로, 통통 튀는 아이디어로 동료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제가 이제는 스스로 전혀 빛나지 않으며, 무채색의 사람으로만 느껴집니다.
회식도 사유를 만들어 불참한지 오래되었고, 회사에 애정을 안두니 불만도 없고, 영혼은 집에다 두고 기계처럼 일어나 왔다갔다 버스만 탑니다.
행복하지 않습니다. 옆에서 조금이라도 듣기 싫은 소리를 하면 짜증이 머리 끝까지 솟아오르며 사직서 내고 죽자 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돌아왔던 영혼과 감정이 다시 가출하고, 무표정으로 모두를 응대합니다.
1년쯤 쉬어도 힘들지 않을만큼 돈은 모아놨는데, 제가 올해 6월 결혼을 앞두고 있습니다. 결혼자금도 충분합니다 (쉬면서 까먹으면 안되겠지만요 ㅎ) 여자친구랑 같이 있을 때만큼은 세상을 다 가진것처럼 행복하고, 무채색의 세상이 알록달록한 꿈동산이 되는 것 같습니다. 여자친구는 힘들어하는 저를 보고 언제든 그만두고 나오라고 합니다. 제가 행복한게 최우선이고, 한템포 쉬라고 합니다.
맘같아선 다 때려치우고 시체처럼 누워있고 싶습니다. 근데 가장으로써 한 가정을 이끌어가야 하는 지금, 제 행동이 책임감 없는 행동인가 느껴지기도 하고, 제가 너무 나약한가 싶기도 하네요... 아내될 사람의 부모님도 제가 회사를 그만둔다고 하면 따가운 눈초리로 보시진 않을까 걱정되네요
모두들 회사 생활이 너무 힘들 때 어떻게 버티셨나요? 그만두는게 정답일까요? 도와주세요.. 어두운 터널에서 나오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