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ddenly Me. Ep. 3
예전에 미디어 일을 했을 때,
헐리우드 스튜디오나 국내 방송사나 CP를 상대로
채널과 VOD 수급을 담당했었다.
드라마, 예능, 영화, 다큐멘터리는 물론 키즈 컨텐츠까지
경쟁력있는 콘텐츠라면 뭐든지 수급하려고 노력을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질문이 생겼다.
'왜 히트 친 키즈 컨텐츠가 세월이 지나면서, 경쟁력이 떨어질까?'
'히트 친 컨텐츠를 만든 사람들은 왜 연속해서 히트작을 만들 지 못하는 걸까?'
나는 아이들은 환경 영향을 적게 받으니,
아이들의 취향에 충실한 컨텐츠는 어느 때나 통할 줄 알았다.
그런데 그렇지가 않았다.
왜 그럴까 궁금했다.
텔레토비 시절, 별거 없이 그냥 “포!” 라고 말하면
아이들이 깔깔 대고 웃었다.
그런데 5년 후에 어린이에게 다시 "포"라고 말하면
그냥 멀뚱멀뚱 쳐다봤다.
포켓몬 시절엔 온 가족이 “피카츄! 라이츄”를 외쳤고,
뽀로로는 정말 세상 어디에나 존재했다—샴푸병에 그려져 있을 정도니까.
그리고 아기상어가 등장했다.
미국 야구장에서조차도 그 노래를 피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금 뭐가 달라진 걸까?
아이들이 그냥 콘텐츠만 보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그걸 '소셜 워칭'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보는 것만 말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도 서로 뭘 보는지 지켜본다.
형아, 누나, 반 분위기, 유행, “유치해”라는 말들.
콘텐츠만이 아니다.
시기, 맥락, 보이지 않는 사회적 신호들이 있다는 거다.
“너 아직도 그거 봐?”
딱 이 한 마디면 끝이다.
히트 공식이 있다 말하는 사람들?
노루 잡은 몽둥이처럼 강연을 하는 등 돌아다니지만
현속해서 히트작 만들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개중엔 정부 지원금 신청서 쓰고 있는 사람도 있다.
그럼 너는? 이라고 물으면 자신 없었다.
그래서 그냥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 보려고 했다.
요즘 아이들이 좋아할,
가르치려 들지 않는,
모두를 만족시키지 않아도 괜찮은—
진심이 담긴 콘텐츠.
그리고 그렇게 생각이 정리됐을 때,
전화가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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