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ddenly Me EP.4

07월 06일 | 조회수 16
동 따봉
도미닉강

창업이란… 물 빠진 자리에서 숨 쉬는 법을 배우는 거다. 전화가 울렸다. 받았다. 그녀였다. 예전에 함께 작업했던 성우. 사람들이 아직 음성 메시지를 확인하던 시절. 안부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그녀가 말했다. “오늘 한글 교육 전문가를 만나기로 했어요.” 그 한 마디. 말라붙은 땅에 물방울이 떨어진 느낌이었다. 왜냐하면 요즘 나는 홍수 뒤에 남겨진 물고기 같았거든. 물이 몰려왔고, 계획에도 없던 어딘가로 날 데려갔다. 그리고 어느 순간, 말없이 사라졌다. 나는 그 자리에 남았다. 펄떡이면서. 사람들이 지나갔다. 어떤 이들은 물었다. “왜 업계를 떠나셨어요?” 다른 이들은 그냥 불쌍하다는 듯 웃고 지나갔다. 진실은 이거다 — 내가 떠난 게 아니라, 물이 나를 놓고 가버린 거다. 그래서 그녀가 “교육 전문가”라고 말했을 때, 나는 가능성이라는 단어를 들었다. 심지어 숨 쉴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혹시 소개받을 수 있을까요?” 그녀는 말했다. “물론이죠.” 아무렇지 않게. 하지만 내겐 그게 전부였다. 그날 밤, 프로젝트 폴더를 다시 열었다. 오래 굶긴 고양이처럼 파일이 날 빤히 쳐다봤다. 지저분했다. 하지만 죽진 않았다. 슬라이드를 몇 장 추가했다. 스토리라인을 정리했다. 폰트를 옮겨봤다. (별 의미도 없지만, 왠지 중요해 보였다.) 다음 날 점심엔 ‘진짜 될 수도 있겠는데’ 싶었다. 오후 3시엔 누군가—아무나—이렇게 말하는 상상까지 했다. “어… 나쁘지 않네요.” 그리고 그 순간 파워포인트가 멈췄다. 신의 피드백으로 받아들였다. 그래도 — 나는 움직였다. 물웅덩이 한 뼘쯤 더 가까이. 가끔은, 그걸로도 충분하다. #물웅덩이 #병맛창업일기 #고마루 # 어쩌다애니메이션 #스토리가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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