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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의 대화
등대 안 공기는 묘하게 차가워져 있었다. [고위험 감정 연결 계정 모니터링 강화] 붉은 시스템 문구는 한동안 허공에 떠 있었다. 그녀는 그 메시지를 보자마자 고개를 돌렸다. “업데이트 벌써 시작됐네…” 남자는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고위험 감정 연결?” 그녀는 작게 한숨 쉬었다. “요즘 아르카디아가 이상해졌어.” “무슨 뜻이야?” “현실 의존도 높은 유저들 분류한다는 말 있었거든.” 남자는 피식 웃었다. “사람 마음까지 추적한다고?” “여긴 원래 그런 곳이잖아.” 그녀는 창밖 바다를 바라봤다. “사람들이 현실보다 여길 더 좋아하게 만드는 곳.” 등대 아래 파도 소리가 낮게 울렸다. 남자는 난간에 기대어 그녀를 바라봤다. “넌?” “뭐가.” “여기가 좋아?” 그녀는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아주 천천히 손끝으로 컵 표면을 문질렀다. “…좋았어.” 과거형이었다. 남자는 그 짧은 단어 하나에 이상하게 가슴이 먹먹해졌다. “근데 오래 있으면 안 될 거 같더라.” 그녀가 작게 웃었다. “현실에서 계속 로그아웃하고 싶어져.” 남자는 아무 말 못 했다. 사실 그는 반대였다. 현실이 힘들수록 아르카디아에 더 오래 머물고 싶었다. 그녀와 연결되어 있는 이 공간이 유일하게 숨 쉬는 곳처럼 느껴졌으니까. 그때였다. 띠링. 그녀의 홀로그램 화면에 또 알림이 떴다. 이번엔 영상 업로드 완료 창이었다. [REVIEW POST COMPLETE] 보상 포인트 지급 예정. 그녀는 화면을 확인하더니 조용히 미소 지었다. 아주 작고 현실적인 웃음. 남자는 그 표정을 바라보다 문득 알 수 없는 거리감을 느꼈다. 그녀는 여전히 이 세계 안에 있었지만, 이제는 자신보다 자기 삶과 루틴 쪽에 더 가까워진 사람 같았다. “나 점수 업되어서 VIP 로 승격될 거 같아.” 그녀가 무심한 척 말했다. “응?” “신분상승.” 남자는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창밖만 본 채 말을 이었다. “원래 안 하려 했는데… 누가 응원점수를 보내줘서.” 남자는 피식 웃었다. “그래.” “씁쓸해?” 그 질문이 너무 정확해서 남자는 잠시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늘 중요한 순간엔 이상할 만큼 눈치가 빨랐다. “조금.” 솔직한 대답이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아.” “근데 했네.” “응.” 잠시 침묵. 등대 안엔 파도 소리만 희미하게 울렸다. 한참 뒤 그녀가 아주 낮게 말했다. “너는 자꾸 날 현실 밖으로 꺼내줘.” “….” “근데 난 자꾸 현실로 돌아가려 하고.” 남자는 씁쓸하게 웃었다. “우린 반대 방향이네.” 그녀도 웃었지만 눈빛은 슬펐다. “그래서 오래 못 가는 걸지도.” 남자는 창밖 바다를 바라봤다. 푸른 달빛이 흔들리고 있었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사람은 꼭 사랑이 식어서 떠나는 게 아니라, 같은 세계를 바라보지 못하게 되는 순간부터 천천히 멀어지기 시작한다는 걸.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는 아직 로그아웃 버튼을 누를 수 없었다.
어찌생각
0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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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찾다
등대 안은 조용했다. 창밖 파도 소리와 그녀가 영상 편집 화면을 넘기는 소리만 희미하게 섞여 있었다. 남자는 한동안 그녀를 바라보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오늘도 영상 올리네.” 그녀는 놀란 듯 뒤를 돌아봤다. 그리고 아주 잠깐, 정말 아주 잠깐 반가운 표정을 지었다가 금세 웃어버렸다. “깜짝이야.” “여기 있을 줄 알았어.” “어떻게?” “그냥.” 남자는 더 설명하지 않았다. 오래 좋아한 사람은 이상할 만큼 자주 찾게 되는 장소들이 생기니까. 그녀는 다시 홀로그램 화면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짧은 여행 영상이었다. 해안도로, 노을, 웃고 있는 아이 아바타. 그리고 잠깐 스쳐 지나가는 누군가의 손. 남자는 괜히 시선을 피했다.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 “퀘스트 획득이라 오늘 안 올리면 안 돼.” “알아.” “생각보다 귀찮아 이거.” 남자는 피식 웃었다. “근데 엄청 열심히 하잖아.” “보상 받았으니까 해야지.” 그 말이 이상하게 마음에 걸렸다. 보상을 받았으니까 해야 한다. 남자는 순간 이유를 알 수 없는 씁쓸함을 느꼈다. 마치 관계도 언젠가부터 의무처럼 유지되어온 건 아닐까 싶어서. 잠시 후 그녀의 알림창이 울렸다. 아주 짧은 시스템음. 그녀 표정이 순간 굳었다. “왜?” 남자가 물었다. 그녀는 대답하지 않은 채 메시지창을 닫아버렸다. 하지만 남자는 봤다. 화면 한쪽에 떠 있던 붉은 문장. [접속 기록 동기화 완료] 그녀는 괜히 웃으며 말했다. “요즘 아르카디아 이상해.” “무슨 뜻이야?” “자꾸 접속 기록 추적한다고 하잖아.” 남자는 그녀를 바라봤다. “아직도 그거 신경 써?” 그녀는 대답 대신 창밖 바다를 봤다. 푸른 달빛이 파도 위로 흔들리고 있었다. “너는 안 무서워?” 한참 뒤 그녀가 물었다. “뭐가.” “다.” 그 말엔 설명이 없었지만 남자는 이상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들키는 것. 무너지는 것. 잃는 것. 그리고 계속 좋아하게 되는 것까지. 남자는 천천히 난간 쪽으로 걸어갔다. 등대 아래로 끝없는 바다가 보였다. 물론 진짜 바다는 아니었다. 프로그램이 만들어낸 파도였고, 설계된 달빛이었고, 가짜 바람이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이 세계 안에서의 감정만큼은 진짜 같았다. 그녀가 낮게 말했다. “나 요즘 일부러 접속 덜 해.” 남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알아.” “화났어?” 남자는 한참 뒤 웃었다. “예전엔 화났지.” “지금은?” “요즘은… 그냥 좀 서글퍼.”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 “미안.” 또 그 말이었다. 짧고, 쉽고, 그래서 더 어려운 말. 남자는 그녀를 바라보다가 천천히 물었다. “근데 왜 꼭 사라질 것처럼 굴어?” 그녀는 대답하지 못했다. 대신 손끝으로 컵 가장자리만 만지작거렸다. 한참 뒤 그녀가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계속 여기 있으면…” “….” “현실이 자꾸 흐려져.” 등대 안 공기가 조용히 가라앉았다. 남자는 순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계속 말을 이었다. “처음엔 그냥 숨 쉬는 기분이었어.” “….” “근데 어느 순간부터 여기가 진짜 같아지고, 현실은 버티는 곳 같아지더라.” 그녀는 웃으려 했지만 잘 되지 않는 얼굴이었다. “그게 무서워.” 남자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았다. 자신은 이 세계 안에서 점점 더 그녀를 현실처럼 사랑하게 되었고, 그녀는 이 세계 때문에 현실을 잃어갈까 봐 두려워졌다는 걸. 둘 다 같은 공간에 있었지만 전혀 다른 방향을 보고 있었던 거였다. 그때였다. 띠링. 이번엔 남자의 알림창이 울렸다. [SYSTEM NOTICE] 사용자 보호 정책 업데이트 예정. 고위험 감정 연결 계정 모니터링 강화. 남자는 천천히 화면을 바라봤다. 그리고 문득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마치 아르카디아 자체가 두 사람을 조금씩 로그아웃시키려는 것처럼.~
어찌생각
0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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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내괴롭힘
근무2개월차 직원이 직장내 괴롭힘으로 근로복지공단에 신고하고 지금2주째 병가중입니다. 병명은 입사후 스트레스로인한 우울증이랍니다. 어찌보면 짠하기도 하고, 조금은 어이가 없기도하고...첫직장생활 당연히 힘들었겠죠. 칭찬만 받아도 힘든게 첫 사회생활일텐데 해당직원이 유독 위에서 지적을 많이 받았던것도 사실입니다. 다른일처리 빼먹고 오래걸리고 그런것들이야 처음이니까 선배들이 다 백업해줬지만 담당업무관련 컴플레인도 계속되니 회사에서는 그날그날 자세한 업무계획작성등을 요구했고 진행상황을 체크하기 시작했습니다. 압박으로 느껴지고 스트레스 받았을거에요 계속되는 질책에 어린마음에 상처받았을수도 있었겠죠? 그런데 정말 방법이 신고밖에 없었을까요? 어떤 변화를 기대한걸까요? 진정요지를 보니 1.본인을 해고시키겠다고 모두가 있는 회의시간에 이야기를 했고 구인공고도 올렸다. 2.다른사람에게는 시키지않는 업무계획서 작성을 요구했다. 3.사람들이 보는곳에서 큰소리로 자신을 질책했다. 요정도이던데... 1번은 해고가 아니라 파트너교체에 대한 논의건이었어요. 영어로 진행된 회의였는데 해당직원과 함께 일하는 파트너도 경력이 매우 많은편은 아니라 자꾸 그파트에서 구멍이 생기니 차라리 파트너를 서로 교체하는것을 고려하고있다는 내용이었는데 영어라서 잘못알아들은건지....알아듣고도 해고내용이라고 생각을한건지.. 구인공고는 저희가 신생이고 확장중이어서 거의 상시채용처럼 계속해서 이력서를 받고있던중이었을뿐인데... 2번은 내용은 사실이죠. 그 직원에게만 요구한건 사실입니다. 담당한 업무가 처리가 안되니 오늘의 할일을 적어봐라 했는데 계속해서 업무 시간만 때우는 모습이 보이니 그럼 해야할일들을 경중에 따라 작성하고 완료한 일들과 더 보완해야할것들 은 언제 어떻게 처리할지 그때그때 보고하라는 내용이었고 알아서 잘하는 다른직원들에게는 굳이 필요하지 않아 요구되지 않았던것이고 사실 제출하지 않을뿐 자세히던 대충이던 다들 쓰시지 않나요? 전 출근하면 매일 쓰는데... 혼자만 쓰는것같아 부당하게 느껴졌었나봅니다. 3번은 어느정도 사실이긴합니다. 모두가 있는 회의시간 업무진행사항보고중 일어난 일이니...뭐 그자리에서는 넘기고 나중에 조용히 이야기할수도 있었겠죠? 사실 글에서도 눈치는 채셨겠지만 전...안쓰럽긴한데 잘 이해는 안되는..그저 그로인해 일만 더 생겨버린 다른 직원들이 불쌍한 마음가득한 전 이미 꼰대가 되어버렸나봅니다...하하하
아이엠새우
0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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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친구가 구매 업무하면서 여지것 50억 정도 먹었고 그걸 재투자 해서 100억으로 불렸다고 하는데 그렇게 구매업무하면서 먹는다는게 가능한가요?
오늘이가장젊은날
억대연봉
0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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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한동안 화면을 바라만 봤다. ONLINE. 단 세 글자. 그런데 이상하게도 심장이 예전처럼 뛰진 않았다. 반가움보다 먼저 든 건 설명하기 어려운 조용한 긴장이었다. 마치 오래 잠들어 있던 도시의 불빛이 갑자기 다시 켜진 느낌. 맞은편 여자는 남자의 표정을 보고 피식 웃었다. “왔네.” 남자는 천천히 시선을 들었다. “…자주 이래요?” “누가?” “갑자기 사라졌다 나타나는 거.” 여자는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 “사람은 원래 그래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정말 떠난 사람은 조용히 삭제돼요.” 그녀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근데 계속 접속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못 떠나는 거야.” 남자는 무의식적으로 친구창을 다시 열었다. 그녀의 상태 메시지는 비어 있었다. 예전 같으면 이미 귓속말을 보냈을 것이다. 어디 있었어? 괜찮아? 보고 싶었어. 하지만 이상하게 손이 움직이지 않았다. 그 대신 그는 그냥 화면 속 초록불만 바라봤다. 살아 있는 신호처럼. “안 가봐요?” 여자가 물었다. “어디를요?” “찾으러.” 남자는 웃었다. “아르카디아 엄청 넓어요.” “그래도 늘 가는 곳은 정해져 있잖아.” 그 말에 남자는 순간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늘 비슷한 장소에 머물렀다. 새벽 시장 서버. 해안 전망 맵. 그리고 서버 17구역. 특히 비 오는 날엔 거의 항상 여기였다. 남자는 결국 자리에서 일어났다. 여자가 웃으며 물었다. “이름 안 물어봐요?” 남자는 코트를 집어 들며 대답했다. “다시 볼 거 같아서요.” 여자는 한동안 웃더니 작게 중얼거렸다. “못 떠나는 사람들끼리는 결국 또 만나더라.” 카페 문이 열리자 축축한 공기가 밀려왔다. 플랫폼엔 희미한 안개가 깔려 있었고, 머리 위 전광판엔 다음 열차 정보가 떠 있었다. [00:40 / 해안지구 행] 남자는 무의식적으로 그 행선지를 바라봤다. 해안지구. 그녀가 가장 좋아하던 서버 중 하나였다. “바다 소리 들으면 좀 덜 외롭거든.” 예전에 그녀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열차 안은 조용했다. 몇몇 유저들이 창가에 앉아 있었지만 대부분 말이 없었다. 아르카디아의 새벽 열차는 늘 그랬다. 다들 무언가를 잊기 위해 이동하거나, 누군가를 떠올리기 위해 떠도는 사람들 같았다. 남자는 창밖을 바라봤다. 네온 간판들이 비에 번져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자신은 지금 그녀를 만나러 가는 게 아니었다. 확인하러 가는 거였다. 아직도 그녀가 자신과 같은 세계 안에 남아 있는지. 해안지구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푸른 인공 달빛, 잔잔한 파도 효과음, 멀리 떠 있는 유람선들의 불빛. 이 서버는 실제 커플 유저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손을 잡고 걷는 아바타들이 곳곳에 보였다. 남자는 괜히 고개를 돌렸다. 예전엔 그녀와 이곳을 자주 걸었다. 둘은 늘 해변 끝 오래된 등대까지 갔고, 그녀는 꼭 거기서 바다를 한참 바라보곤 했다. “현실 바다는 냄새 나잖아.” 그녀가 웃으며 말하면, 남자는 늘 대답했다. “여긴 안 나?” “여긴 거짓말이니까.” 등대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남자는 천천히 계단을 올라갔다. 철제 계단이 삐걱거리는 효과음이 울렸다. 그리고 마지막 문을 여는 순간, 그의 발걸음이 멈췄다. 등대 창가에 누군가 앉아 있었다. 흰 코트. 긴 밤색 머리. 그리고 아주 익숙한 뒷모습. 그녀였다. 그녀는 아직 남자를 보지 못한 듯했다. 창밖 바다를 바라본 채 작은 홀로그램 화면을 넘기고 있었다. 영상 편집 창. 오늘 올릴 릴스 같은 것이었다. 남자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녀를 찾고 싶었던 건 맞는데, 막상 눈앞에 있으니 갑자기 모든 말이 사라졌다. 그때였다. 그녀가 화면을 내리며 아주 작게 한숨 쉬었다. 그리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피곤하다.” 그 짧은 목소리가 이상할 만큼 현실적이었다. 남자는 문득 깨달았다. 자신은 늘 그녀를 ‘멀어지는 사람’으로만 생각했지, 그녀 역시 지쳐가고 있다는 건 제대로 보지 못했는지도 모른다고...
어찌생각
0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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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2시 13분. 아르카디아의 비는 오늘도 규칙적으로 내리고 있었다. 서버 17구역 기차역 카페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새벽 시간대엔 늘 그랬다. 접속자 대부분은 현실의 잠을 포기한 사람들이었고, 그중에서도 이 구역까지 흘러오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남자는 창가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익숙한 자리. 익숙한 빗소리. 익숙한 빈 의자. 그리고 익숙하게도, 그녀는 오늘도 접속하지 않았다. 남자는 습관처럼 친구 목록을 새로고침했다. OFFLINE. 한 시간 전에도, 십 분 전에도 보던 단어였다. 그는 괜히 웃었다. 예전엔 저 단어 하나만 봐도 마음이 철렁했는데, 요즘은 이상하게 덤덤해지는 순간들이 생겼다. 체념과 적응은 생각보다 가까운 감정이었다. 카페 스피커에선 오래된 피아노 곡이 흘러나왔다. 남자는 식어버린 커피를 한 모금 마셨다. 그리고 무심코 고개를 들었다가 낯선 사람 하나를 발견했다. 여자였다. 검은 코트 차림의 아바타. 그녀는 카페를 한 바퀴 둘러보더니 망설임 없이 맞은편 빈 의자에 앉았다. 바로… 그녀가 늘 앉던 자리였다. 남자는 순간 미간을 좁혔다. “여기 자리 있어요?” 여자가 먼저 물었다. 낮고 차분한 목소리. 남자는 잠시 대답하지 못했다. 이상하게도 누군가 그 자리에 앉는 게 마음에 걸렸다. 하지만 곧 피식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원래 공용 자리니까요.” 여자는 작게 웃었다. “근데 표정은 아닌 거 같은데.” 남자는 아무 말 못 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창밖엔 비가 내리고, 열차 안내 전광판엔 존재하지 않는 도시 이름들이 흘러갔다. 루멘. 에델. 세레니아. 모두 아르카디아 안에만 존재하는 가상 도시들이었다. 여자는 창밖을 보다가 조용히 말했다. “누구 기다려요?” 남자는 무심한 척 대답했다. “그런 건 아니고요.” “다들 그렇게 말하더라.” “다들?” “이 시간에 여기 오는 사람들.” 그녀는 메뉴판도 보지 않고 커피를 주문했다. 바닐라 라떼. 남자는 순간 손끝이 멈췄다. “…그 메뉴 좋아하세요?” 여자가 어깨를 으쓱했다. “누가 맨날 마시던 거 봐서.” 남자는 천천히 그녀를 바라봤다. “혹시…” 여자는 웃었다. “아. 오해는 하지 말고. 당신 생각하는 그 사람은 아니에요.” 그녀는 컵 가장자리를 손가락으로 만지며 말을 이었다. “근데 자주 봤어요.” 남자의 표정이 굳었다. “누구를요?” “흰 코트 입은 여자.” 심장이 아주 천천히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아는 사람이에요?” 남자가 물었다. 여자는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저었다. “안다고 하긴 애매하고.” “그럼요?” “그 사람… 원래 여기 오래 있었거든.” 남자는 말없이 그녀를 바라봤다. 여자는 창밖 비를 보며 천천히 말을 이었다. “혼자 오래 못 있는 사람처럼 보였어요.” “….” “근데 어느 순간부터 자꾸 접속 끊기더라.” 남자는 무의식적으로 손을 움켜쥐었다. 여자는 남자를 힐끗 바라봤다. “당신 때문이었구나.” “뭐가요?” “그 사람이 계속 돌아오던 이유.” 카페 안 공기가 이상하게 조용해졌다. 멀리서 기차 지나가는 효과음만 희미하게 울렸다. 여자는 작게 웃었다. “근데 신기하네.” “뭐가요?” “당신 아직 여기 있잖아.” 남자는 대답하지 못했다. 그녀가 떠난 뒤에도 계속 같은 장소를 맴도는 자신이 갑자기 너무 선명하게 보였다. 그때였다. 띠링. 익숙한 알림음. 남자의 시선이 허공으로 떠오른 메시지창에 멈췄다. [SYSTEM NOTICE] 사용자 ‘Lune_402’ 접속. 그 순간 남자의 심장이 세게 흔들렸다. Lune_402. 그녀의 아이디였다. 남자는 거의 반사적으로 친구 목록을 열었다. ONLINE. 초록불이 켜져 있었다. 아주 오랜만에...
어찌생각
0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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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카디아의 밤 2
그날 이후에도 남자는 여전히 아르카디아에 접속했다. 끝났다고 생각하면서도, 정말 끝난 사람처럼 로그아웃하지는 못했다. 희한한 일이었다. 사람 마음은 완전히 무너졌을 때보다 애매하게 남아 있을 때 더 오래 머무는 법이었다. 서버 17구역의 카페는 여전했다. 고장 난 간판, 비에 젖은 플랫폼, 벽면에 붙은 오래된 여행 포스터. 달라진 게 있다면 단 하나였다. 이제 남자는 창가 자리에 앉으면 무의식적으로 맞은편 의자를 먼저 바라봤다. 그곳엔 늘 그녀가 있었으니까. 커피잔을 두 손으로 감싸쥔 채, 창밖을 보며 조용히 웃던 사람. 그녀는 접속 빈도가 줄었지만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다. 가끔 새벽 두 시쯤 온라인 표시가 떴고, 짧은 메시지가 도착했다. “오늘 비 온다.” 혹은 “잠이 안 와.” 남자는 그 짧은 문장들만으로도 심장이 이상하게 조용해지는 걸 느꼈다. 그녀는 여전히 자신을 찾고 있었다. 다만 예전처럼 삶 전체를 기대듯 다가오진 않을 뿐이었다. 어느 새벽이었다. 남자가 카페 창가에 앉아 있을 때 플랫폼 입구 자동문이 열렸다. 익숙한 흰 코트. 그녀였다. 남자는 놀란 얼굴로 바라봤고,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척 맞은편에 앉았다. “오랜만이네.” “그러게.” 둘 사이엔 잠시 침묵이 흘렀다. 스피커에선 느린 재즈 음악이 흘렀고, 창밖엔 인공 비가 떨어졌다. 그녀는 메뉴판도 보지 않고 말했다. “바닐라 라떼 아직 있나?” 남자는 피식 웃었다. “너 맨날 그거만 마셨잖아.” “사람 입맛 쉽게 안 변해.” 그 말이 이상하게 마음에 남았다. 그녀는 한동안 아무 말 없이 창밖만 바라봤다. 그러다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아직도 여기 자주 와?” 남자는 대답 대신 웃었다. “너야말로 아직도 접속하네.” 그녀도 웃었다. 하지만 그 웃음은 예전보다 훨씬 조용했다. 마치 서로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을 굳이 입 밖으로 꺼내지 않는 사람들 같았다. “요즘은 어때?” 그녀가 물었다. 남자는 한참 대답하지 못했다. 괜찮다고 하면 거짓말 같았고, 힘들다고 하면 그녀를 붙잡는 사람처럼 느껴질 것 같았다. 결국 그는 컵 가장자리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그냥… 적응 중.”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짧은 대화였지만 그 말 안엔 너무 많은 것들이 들어 있었다. 서로가 서로를 아직 좋아한다는 것. 하지만 예전처럼 달려갈 수는 없다는 것. 그리고 그걸 둘 다 알고 있다는 것. 그날 그녀는 두 시간 정도 머물렀다. 별 이야기 없었다. 새로운 여행 서버 이야기, 이벤트 후기, 최근 업데이트된 배경음악 이야기. 아주 평범한 대화들. 그런데도 남자는 이상하게 마음이 편안했다. 예전엔 늘 사랑을 확인받고 싶었다. 왜 연락 없었는지, 왜 멀어졌는지, 왜 자신만 더 아픈 것 같은지. 하지만 이제 그는 안다. 모든 관계가 반드시 처음 같은 온도로 남는 건 아니라는 걸. 새벽 네 시가 가까워졌을 때 그녀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가야겠다.” 남자는 무심한 척 물었다. “다시 올 거야?” 그녀는 잠시 생각하다 웃었다. “아르카디아 안 망하면?” “그럼 계속 오겠네.” “글쎄.” 그녀는 코트를 여미고 플랫폼 쪽으로 걸어갔다. 자동문이 열리기 직전, 그녀가 잠깐 뒤돌아봤다. “있잖아.” “응?” “네가 아직 여기 있어서… 가끔은 다행이야.” 문이 닫혔다. 남자는 한동안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창밖 비는 여전히 내리고 있었고, 카페 안은 조용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예전처럼 외롭진 않았다. 사라지는 관계도, 멀어지는 사람도, 어쩌면 완전히 없어지는 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서로의 세계 가장자리에서 조금 다른 방식으로 남게 되는 것뿐인지도.
어찌생각
0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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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vaScript로 셀 함수를 정의하는 웹 스프레드시트, 'TtwExcel'
브라우저 환경에서 직접 활용할 수 있는 가벼운 스프레드시트 도구, 'TtwExcel'을 개발하였습니다. 이 도구는 기존 오피스 프로그램과의 파일 호환성을 배제하고, 웹 환경에서의 유연한 데이터 처리에 집중하였습니다. 특히 사용자가 JavaScript를 통해 직접 셀 함수를 정의하고 구현할 수 있는 점이 본 도구의 주요 특징입니다. 설치 과정 없이 웹에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으니, 데이터 관리의 자동화나 사용자 정의 로직이 필요한 경우 유용하게 활용하시기 바랍니다. 링크: https://thdtjsdn.github.io/app_office/TtwExcel/index.html 태그: #웹앱 #스프레드시트 #JavaScript #개발 #TtwExcel #생산성도구 #웹개발 #자동화
thdtjsdn
0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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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출장시 와이프허락맞고 나가시나요?
보통은 목적 일정 장소만구두로 이야기하시는지? 캡쳐본 보내주고 일일이 설득을 해야하는지? (동행자 유무, 숙소 등) 와이프가 유별나 일일이 설득해야됩니다.
임원니
금 따봉
0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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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너무좋당
생맥주
0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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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가 효도인지 모르겠습니다.
사회생활 4년 했습니다. 어머니는 최저급여 수준의 직장에서 근무합니다. 따로살고있지만 요새는 집세도 못내는 수준이라 제가 월마다 80정도 부담하고 있으며, 사회생활하며 빌려준돈은 7500입니다. 왜이리 돈이 없냐 소득이 있지않냐 묻지만 얘기하기 싫어하고 돈은 제가 내야하는 상황입니다. 저는 어머니한테 감사한게 많아서 돈이 아깝진 않지만 저도 사회초년생으로 마음이 다급한데 계속 악순환이네요. 화가 나다가도 받은게 많은데 화내는건 불효라는 생각도 듭니다. 제 상황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눈이 사라진것같아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풉내기
금 따봉
0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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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경력 어떻게해야할가요.....
해외에서 대학생활부터 13년 넘게 살다가 한국에 온지 벌써6년됬네요.... 해외에서 법인영업하다가 개인사업중 개인사정으로 정리하고 가족이 한국에 오게 되었습니다. 운이 좋았던건지 한국왔더니 코로나가 터졌네요.. 사업을 정리하길 잘했다 싶더라구요... 큰타격을 받았을 업종이라... 그렇게 2년을 쉬다가 그래도 가장인지라 일을 해야지 싶어 직장을 구하여 스타트업에 들어가 해외영업 담당을 3년하였고 발전가능성이 보이지않고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자 생산업쪽 중소.중견급(연매출 약800억) 해외영업으로 들어가봤더니 직급만 과장급이고 한국 전통 꼰대문화(30대 후반인 제가 막내급)로 6개월만에 10인미만 스타트업으로 이직했네요.... 해온게 영업쪽이라 영업이 하고 싶은 맘에 온거였는데 임원급 직급을 주더니 거의 대표 밑에서 총괄하듯이 일하고 있네요... 제품개발, 기획, QC, 지원사업, 고객관리... 영업 등등 이제 6개월되어가고 있네요.. 정부지원사업도 면접때 안한다고 했는데 대표가 하는거보고 답답한 마음에 제가 또 맡아 작성하게되고 그래도 다행히 몇억 또 받아내긴했네요... 아직 중소기업이라 그럴수 있지라는 마음도 생겼다가 자금난에 허덕이는 불안감을 떨칠수도 없고.... 이럴거면 내가 사업할가라는 생각도 들고.. 다른직원들은 총무회계, 디자인, MD, 생산관리 직원뿐입니다..... 영업하고 관리는 저하고 대표 둘뿐이라 할수있는 직원들도 없고... 근데 제일 큰문제는 대표 마인드랄가... 너무 F감성의 대표(저는 대문자 T) 이면서 요즘 멘탈이 나가서 그런건지 꼼꼼하질 못하네요..... 자료들을 대충보고 전적으로 챗지피티에 의존... 요즘은 스트레스때문인지 일정도 까먹고.... 같이 고객사 방문이었는데 내가 아침에 몇시에 출발하실거에요 했더니 아 깜빡했어요 이러고.... 그래도 투자라도 열심히 뛰라고 다독여 VC들 연락하라고 하면서 미팅 다니고 지자체 네트워킹행사 신청해주고 지원사업 통과한것들 발표다니고 하는데.... 물론 사업을 해봤던 입장이라 자금난이 엄청 스트레스인걸 알아서 이해는 되지만 너무 물렁해보인다는.... 몇명 되지도 않는 직원관리도 안되는거 같고... F감성으로 다가갈려고 하는데 MZ 직원들 그런거 별로 안좋아하니 싫어하는거 같고... 그래도 이 사업전에도 10년넘게 사업을 계속 하던사람이라 뭔가 뜻이나 방향성이 있겠다 싶기도 하고... 하... 다른데를 찾아 이직하는게 맞을가요..아니면 한번 내 사업이다 생각하고 다니는게 맞을가요.... 여태까지 운이 좋았던건지 공백기는 없었는데 이직하기에는 전직장도 6개월밖에 안다녀 고민되네요... 여기 현명하신분들 많은거 같아 의견 부탁드려요!!!
이히호하
0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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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잘하기 너무 어렵네요!!!!!!
회사에서는 말을 조심해야하는 걸 알고 있고 둥글게 말해야하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게 좋다는 걸 너무 깨닫는데 제 미숙한 소통능력으로 선을 넘는 것 같습니다. 얼마 전 전략 회의를 하며 저희 팀 입장에서 이 부분은 이렇게 수정하는게 어떨지 제안을 드렸는데, (제 나름 이유와 근거를 가지고 차분하게 설명드리고 부드럽게 잘 설명드렸다고 생각했습니다.) 벌컥 화를 내시더니 그럴거면 A팀에서 다 하시지 왜 우리 B팀에 요청하면서 의견 자꾸 던지냐 하셔서 너무 놀랬습니다. 그때 내가 너무 나댔구나.. 저 팀도 어떤 과정을 거쳐서 낸 결과일텐데 내가 선넘은 행동이었을 수 있겠다..하는 마음과 동시에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방향성으로 가면 안될것 같아서 제안드린 것 뿐인데, (결국 다수의 의견에 따라 방향성은 저희 측 제안대로 수정되었습니다..) 수용을 하든 수용하지 않든 화내면서 저렇게 말할 일인가,,, 싶었습니다. 물론 그 분도 그날 하루 뭔가 스트레스 받을 일이 많으셨을 수 있고 항상 둥글게 살 수는 없으니 쏘듯이 말씀하신것 같아, 굳이 그 분께 더 해명을 하거나 선을 넘으려고 한건 아니다 어쩌구 말하진 않았습니다. 그냥 알겠다, 말씀주신 부분 유의하겠다, 앞으로 전적으로 B팀에서 주시는 의견 수용하는걸로 하겠다 하고 넘어갔습니다. 위에선 항상 RnR을 넘어가면서 열심히 일하길 요구하시고 저도 한시가 급하고 영업이익이 더 잘됐으면 하는데 다른 누군가는 공격당하는 걸로 들리실 수 있으니 참 소통은 어렵네요. 뭔가 답답하기도하고 해서 주절주절 남겨봤습니다..
초록핑
0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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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 고민..
안녕하세요.. 저는 중견이지만 누구나 들으면 알만한 중견기업에 IT팀장으로 근무중입니다. 팀장을 수행한지는 반년정도 되었구요, 팀원들도 저를 잘 따라주고 일도 잘합니다. 문제는 이해할 수 없는 윗분들의 업무지시, 과도한 보고로 인해 너무 힘이 드네요. 이러던 차에 우연히 이직 기회가 왔고 대기업 it부서 개발자 오퍼를 받았습니다. 면접도 잘 봤고 이제 처우 협상만 남았는데, 제 상각보다 많이 연봉이 높진 않네요. 지금 연봉의 약 10프로 오른 오퍼로 왔는데, 문제는 현직장에서 내년에 진급대상이라 내년되면 현직장이랑 면접본 회사랄 연봉이 비슷해 진다는거죠. 일단 인사담당자에게 연봉조정 가능한지 메일은 보나볼껀데,, 최소 15프로 올리는게 가능할까요? 인센티브라던가 복지같은걸 보면 대기업이 훨 좋기는 한데, 새로운 곳에서 적응도 해야하고 이리저리 고민이 됩니다. 어떻게 하는게 좋을지 조언 좀 부탁드립니다.
하댜튜
은 따봉
05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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