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예술 분야는 왜 이렇게 양극화가 심한걸까요?
디자인, 예술 등의 창작 분야는 유독 양극화가 심합니다.
잘 하는 개인과 회사가 다 가져가는 구조죠.
제가 속해 있는 브랜드 디자인 분야만해도 그래요.
잘 하고 잘 알려지고 유명한 몇군데 회사들이
좋은 프로젝트는 다 가져갑니다.
이건 사실 수십년 전에도 똑같았습니다.
물론 그 회사와 개인들이 그만한 능력이 있고 퍼포먼스
또한 뛰어나니 뭐라 트집을 잡을 수는 없습니다.
다른 분야들은 그래도 엇비슷한 기술력과 영업력,
쌓아 온 업력으로 그런대로 생존을 이어갈 수 있는데
이 쪽 디자인, 예술 분야들은 왜 이렇게
양극화가 심한 걸까요?
저는 이 분야의 결과물들에 대한 평가 방식이
극단적이고 엄격하기 때문이 아닐까라는 짐작을 해봅니다.
우리는 어떤 창작물을 평가할 때
감각과 감성의 더듬이를 더 많이 사용합니다.
이는 개인적 취향이 강해지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취향은 어떤 건가요?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좋아하는 마음이 생기는 방향입니다. 또는 그런 경향이죠.
내가 좋게 느끼거나 나쁘게 느끼는 건 있어도
좋고도 나쁘게 느낄 수는 없습니다. 취향에 중간지대란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어떤 디자인 결과물을 볼 때,
어떤 예술 작품을 보고 판단할 때
' 좋거나, 별로’라고 하지
' 이 정도면 괜찮네' 정도의 애매한 표현은 잘 안합니다.
모르겠습니다. 이 식당 이 음식은 괜찮네는 할 수 있지만
이 그림은 이 정도면 괜찮네, 이 디자인은 이 정도면 좋네라는 표현은 잘 못들어봤습니다.
이렇게 우리가 디자인과 예술을 판단하는 프로세스를 살펴보면 머리보다 가슴이 더 냉정하고 극단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이유가 창작자들의 양극화를 만들어낸다는 생각도 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