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퇴사자 일기 1
가끔씩 정말 지옥같은 꿈을 꿀때가 있습니다
취업에 실패할까 불안했던 취준시절,
군대에서의 첫날밤...
잠에서 깨고나면
그 모든게 꿈이었음에..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그러나 이 꿈은 깨지질 않습니다
정신차리고보면
어두운 방구석에 쭈구리고 앉아있거나
머리를 땅에박고 업드려 아무것도 못하고있는
제 모습을 발견합니다
한시간이고 두시간이고 그자세 그대로 시간을 버티고버티기만합니다
며칠째 밥도 물도 거의 먹지 않았더니
화장실도 갈일이 없습니다
잠도 몇시간자지못합니다
오른쪽 손가락 끝이 동상인지
빨갛게 부어있고 아픕니다
그럼에도
하루 최소 5곳 이상 이력서를 제출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면접을 보고왔습니다
토스
카카오엔터
카카오뱅크
좋지 못했습니다
제가 몸담았던 회사들의 정보를 알고싶어 부른듯 한 느낌입니다
저보다 제가 다녔던 회사들이 어떻게 하고있냐를 더 궁금해 하는것 같았습니다
애초부터 제 직무와 비슷하지도않은 직무였습니다
역시 결과도 좋지못합니다
넥슨, 네오플, ea스포츠는 서류탈락이고
토스, 카뱅도 면접 탈락 메일을 받았습니다
요기요, 하이퍼커넥트, 뤼튼, 카카오페이증권, 오늘의집, 네이버...이외에도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생소한 기업들에 이력서를 넣고
잠시 숨을 돌립니다
키보드에서 손을 놓자마자 불안이 엄습합니다
정말 보잘것없는 삶입니다
회사 하나없다고
왜 사회에서 평생 고립될것 같은 느낌이 들까요
회사다닐때도 일만하고
친구도 연애도 하지못했는데
그때도 못했던걸
왜 이제와서...
내 존재가 회사가아니면 아무것도 아닌것같아서
매일이 비참하고
그럼에도 다시 그 혐오스런 삶에 들어가려고 몇주째 이러고있는 제가
너무 한심합니다
줄을 잡고 버티고 버티면서 계속해보고있지만
아슬아슬한 이 선이 끊겨버릴까
걱정되고 무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