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에게, 편리해진 우리 사회는 정말 편리한 것일까?
오늘 일을 하던 중 같은팀의 동료에게서 슬랙 메시지가 왔다.
"이것좀 봐봐 너무 웃겨"
https://www.instagram.com/reel/Ce2WmjDBYtl/?igshid=YmMyMTA2M2Y=
키오스크를 사용하지 못해서 화가난 아저씨와, 그런 아저씨를 응대하는 직원이다.
이건 개그밈으로 돌아다니던 메시지였는데 직원의 센스 관점이 아닌 키오스크 앞에서
어떻게 할줄 몰라 화가난 어르신의 관점으로 보면 같은 공간에서 다른 행동을 요구하는 세상이 아닐 수 없다.
이걸보니 갑자기 얼마전 있었던 일이 떠올랐다.
오전일찍 어머니가 급히 전화가 오셔서 다급한 목소리로 말씀하시길 MRI촬영자료를 가지고 대학병원에 방문 하셨는데
MRI자료가 입력된 CD를 무슨기계에 입력해야 한다는데 무슨 소리인지 잘 모르겠다는 이야기... 나중에 알고보니 요즘 대학병원들도 대부분 키오스크 기계에 CD를 넣으면 환자의 자료가 입력되는 시스템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꼬 어른신들에게는 너무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다.
또다른 이야기로,
얼마전 지인의 어머니께서 급히 이동을 하셔야 하는데, 택시가 도무지 잡히지 않더란다. 모두다 '예약' 표시만 되어있고 서주질 않더라고..
그래서 결국 친구가 일하던 와중 어머니 대신 카카오T를 불러 드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는 "연결"이라는 키워드로 발전한 많은 서비스들을 사용하면서 생활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들을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지만,
우리의 세대(저는 82년생)보다 조금만 더 윗세대로 올라가면, 그들은 우리가 편하다고 생각하는 서비스들과는 다른 세상에 살고있다고 느껴진다.
우리가 노인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은 이제 과거의 노인이 아닌 액티브 시니어라고 불리우며,
그리고 그분들은 원하는것과 필요한것 그리고 생활하는 공간이 우리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런 생활편의 공간들은 "편의"라는 어르신분들께 익숙치않은 낯선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시대변화에 따라 어쩔수 없는 딜레마, 그리고 앞으로 사회가 해결해가야하는 문제이겠지만,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이런 변화로 인해 어르신들이 "자기 행동 주도권"을 갖지 못한다는데 있다.
친구들과 즐겁게 커피숍을 가서 주문을 하고 싶지만 주문을할 수 없는 누군가의 아버지.
급하게 어딘가로 이동해야 하지만 잡히지 않는 택시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친구의 어머니.
자신의 진료기록을 입력해야만 하는 키오스크 앞에서 순간의 무능력자가 되어버린 나의 어머니.
새로운것을 익히면 편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어르신들은 되려 익숙했던것을 뺏긴 기분이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어머니의 인생 자기 주도권을 위해 별일없으신지 오늘도 어머니께 전화한통 드려봅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