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상담받으러 갔다가 안내 데스크에서 빡쳐서 그냥 나온 썰
직장 동료들한테는 들키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남자치고는 성격도 예민하고 걱정도 많고 사람 스트레스가 많은 편입니다.
특히 좀 걱정이 많은 편인 것 같습니다.
한번 부정적인 생각에 빠지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짧으면 1-2시간,
길면 수 시간? 정도 업무에 집중도 안되고, 멍 때리고 걱정만 하는?
그런 일이 살면서 종종 있어 왔고 최근에 약간 자주 발생한 것 같습니다.
사실 해결책은 너무나 뻔합니다.내가 고민한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면 그냥 고민을 안하면 그만이고, 생각을 안하면 그만이죠.
나이가 들면 들수록 책임질 일이 더 커지고 걱정할 일이 더 많아질텐데 더 늦기 전에 이러한 부분을 개선해야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해왔습니다만,
타고난 성향을 고치기 힘든건지 아니면 제가 그만큼 절실하지는 않은건지 이게 생각만큼 잘 안되더라고요.
그러다 문득 정신과 진료에 대해서 궁금해졌습니다.
요즘에는 감기 환자 진료 받는 것처럼, 일상적인 일이고, 또 전문가 분들이 뭔가 체계적으로 상담을 통해 저의 이런 상황이 어느 정도 심각한지.
그리고 해결책에 대해서 조언을 받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서 용기 내서 동네 정신과를 예약하고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들어간지 5분만에 안내 데스크에서 빡쳐서 그냥 바로 나왔습니다.(편의상 나머지 상황은 대화체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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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예, 어떻게 오셨습니까?
나: 아. 예. 아까 전화로 예약한 사람인데요.
직원: 아, 네 어떤 증상으로 오셨나요?
나: 그냥 좀 스트레스가 심해서 상담을 받고 싶어서 왔는데요.
직원: 구체적인 증상을 말씀해주셔야 됩니다.
나: 예? 뭐 어떤 증상이요? 그냥 좀 상담을 받고 싶어서 왔는데요.
직원: 구체적인 신체적인 증상을 말씀해주셔야 됩니다. 예를 들면 불면증이나 심장 두근거림이나 등등
나: 네? 그런 신체적인 증상이 있는 것은 아닌데, 스트레스로 상담 받으려고 온건데..
직원: 여기는 상담을 하는 곳이 아니라, 구체적인 신체적인 증상에 대해서 치료를 해주는 곳입니다. 구체적인 증상을 말씀해주셔야 되요.
나: .....아 그러시냐. 저는 상담 위주로 하려고 했는데 그러면 걍 진료 안받아도 될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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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얘기가 오갔지만, 짧게 요약하면 위와 같습니다.
구체적인 증상을 얘기하라고 신경질적으로 얘기하는 안내 데스크 직원 분(동네 의원이라 의료진인지 잘 모르겠습니다)의 태도에 화가 나더군요.
아니 내가 내 증상을 잘 몰라서 상담 받으러 온건데;;; 막 저렇게 나오니까 어이가 없어서 뭔말을 해야될지 모르겟고,
있지도 않은 불면증이나 심장 두근거림 얘기할 수도 없고,, 그리고, 대기실에 사람들 다 있는데, 거기서 저런식으로 대하는 것도 정말 어이가 없고. 제가 너무 예민한건지;
정신과 진료 원래 이런건지; 스트레스를 풀고 싶어서 간건데 스트레스가 더 쌓여서 온 경험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