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냐들 이직후 물경력이였다는걸 느껴
한 식품회사에서 12년 정도 일하고 퇴사했어. 그 회사가 좀 특수한 제품군이었는데, 그게 오히려 다행이었는지 덕분에 다른 회사에 취직은 금방 됐거든. 근데 입사 첫날 1년 계약직으로 시작해서 정규직 전환 한다고 해서 일단 알겠다하고 일하는데 , 6개월 만에 회사랑 안 맞는다는 이유로 권고사직 당했어.
사실 출퇴근 거리가 왕복 4시간이라 체력적으로도 힘들긴 했는데, 그 얘길 들으니까 멘탈이 확 무너지더라. 그래서 다른 곳을 알아보다가, 지금은 같은 식품업계긴 한데 조금 다른 계열의 회사로 이직했어. 인원은 20명도 안 되고 매출은 100억대 정도. 전에 다닌 회사들은 인원 100명 이상, 매출 600~1000억 정도였어서… 체급 차이가 좀 크지.
지금 회사 온 지는 한 달 됐는데, 솔직히 내가 물경력처럼 느껴져. 임원들도 약간 그렇게 보는 것 같고. 연봉도 전 직장이랑 똑같이 왔는데, 그게 오히려 내 발목 잡는 느낌이야. 워낙 작은 회사다 보니까 임원들이랑 바로 같이 일하게 되는데, 그분들이 말만 하면 ‘어디 대기업 부장 출신’이니까 내가 해온 일들이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지고, 내 능력이 바닥이었구나 싶어.
“이것도 못해?” 같은 뉘앙스가 느껴지면 진짜 마음이 무너지더라. 처음엔 애정으로 말하는 줄 알았는데, 점점 내가 한심하단 생각이 들고 자존감도 계속 깎이는 느낌이야.
이러다가 수습기간에 짤리는 거 아닐까 걱정돼. 전 직장에서 짤린 것도 너무 충격이었는데, 그 이후로 더 잘하려다가 오히려 실수하고, 위축되고, 매일 심란해. 예전 회사에선 팀장도 했고 ‘일 못 한다’는 말 들어본 적 없는데, 여기 오니까 한없이 작아지는 기분이야.
직원들이랑은 잘 지내고 트러블도 없고, 시스템이 좀 안 잡힌 거 빼면 괜찮은데…
그래도 내가 여기서 버틸 수 있을까 계속 고민돼.
경력직으로 왔는데 “부딪히면서 배우자”는 마인드로 일하기엔 상황이 안 맞는 것 같고… 매일 걱정이야.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 모르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