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말기암으로 3주 재택근무 요청.
회사(광고대행사)에 약 6년 정도 근무한 직원이 있습니다.
일도 많았고 탈도 많았고 동고동락도 열심히 잘 해왔습니다. 저도 어려운 시기에 해당 직원이 많이 도움 주었고, 저 또한 해당 직원이 여러 가지 여러 업무상 중대한 실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큰 문제삼지 않고 약징계+손배소처리 없이 같이 문제 해결하면서 인간적인 신뢰도 많이 가지고 일을 해 왔습니다.
해당 직원은 회사에서 직원들과도 잘 지내고 있고요.
사건의 발달은 다음과 같습니다.
해당 직원이 작년 말 즈음 키우던 개가 너무 너무 아파서 급하게 하루 정도 재택근무를 할 수 있냐라고 해서 회사가 바쁘지도 않았고 당시에 인원이 조금 많이 비었던 상황이어서
어차피 눈치 볼 사람도 없고, 병원 데리고 왔다 갔다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서 하루 정도 재택으로 진행하라고 했습니다.
(+ 대표인 제가 건강 문제로 병원에 입원하느라 회사를 3개월 정도 비웠을 때, 같이 일하던 마케터들 상당수가 저의 부재로 인해서 퇴사했을 때 입니다.)
근데 해당 직원이 저희가 담당하고 있는 클라이언트가 주말 밤낮 시도 때도 없이 업무지원 요청을 하는 바람에 마음대로 연차를 쓸 수 없다고 합니다. 그래서 연차가 올해 17일 정도 남아있는데, 강아지가 너무 아파서 대소변도 못가리고 오늘 내일 하고 있으니, 이번 달 말일까지+ 혹은 필요시점까지(기한의 제한이 없는) 재택근무를 허가해달라고 합니다.
인사팀장과 부장은 안 된다고 선을 그었고, 이미 회사에 부장님 팀장님 포함 가족이나 친척 니 위급하거나. 안 좋았을 때도 본인들도 연차를 사용을 해서 개인사를 처리했었고, 과거에 해외 지사 직원들 또한 가족 및 배우자 건강 문제로 재택근무 신청을 했을 때도 회사에서 연차를 사용하라고 해서 연차로 진행을 했었던 사례가 있다고 안내하였습니다.
그래서 회사에서 배려하는 차원으로, 강아지를 차라리 사무실에 데리고 와라., 그리고 사무실 그래서 걸어서 3분 거리 이내 동물 병원이 많으니 동물 병원 가서 필요한 조치나 진찰을 받을 수 있게 외출도 허가를 해 주겠다라고 안내하였습니다. 하지만 강아지가 아파서 이동이 어렵다라고, 재택근무를 계속 요청하고 있습니다.
자신은 강아지가 가족같다며, 아니 가족이나 다름이 없다며 재택근무를 허가해 달라고 합니다. 자신이 담당하는 주요 클라이언트가 어차피 자기가 아니면 일을 못맡기니 자기가 연차를 마음대로 갈 수도 없다고 합니다.
회사 입장은 클라우드가 뭐라 하든 연차 중에 연락을 안 받을 권리가 있고, 장기로 회사를 비우게 될 것 같으면 차라리 클라이언트를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맘 편하게 갔다 와라라고 안내를 한 상황입니다. 물론 다른 사람이 맡음으로써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는 일이지만ㅡ 어쩌겠습니까?
해당직원은 몇일 던 부터 제 와이프에게 연락해서(둘이 친함) 저를 설득해 달라는 취지로 계속 자신의 사정을 토로하면서 며칠 전부터 계속 같은 내용으로 연락을 하고 있습니다.
와이프는 해당 직원이 맡고 있는 중요한 업무가 있으니 웬만하면 들어주자라고 하는 취지이고, 이러다가 퇴사해버리면은 뒷감당이 어렵지 않겠냐라고 이야기합니다.
저나 인사팀장, 부장, 그리고 해외 지사장은 절대 안 된다, 예외를 만들면 예외가 다른 예외를 계속 만들 것이고 이런 식이면 앞으로 기상천외한 다양한 사정에도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허가를 해줘야 할지도 모른다는 불안함을 가지고 이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와이프가 자신도 의사결정권자가 아니며 자기가 이런 얘기하는 걸 대표가(제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이야기했는데, 자신이 연차를 안 쓰고 싶은게 아니라 연차를 써도 클라이언트가 계속 전화가 오니까 그렇다고 이야기합니다. 근데 회사에서는 이미 다른 대안을 제안을 했습니다, 그 제안을 해당 직원은 못 받아들이고 재택근무만 고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1. 연차사용, 2. 동반출근+병원외출 허가)
그래서 와이프가 클라이언트한테 연락이 오면은 강아지가 아파서 장기연차를 사용하고 있으니 연락을 자제해달라고 이야기를 하면 되지 않느냐라고 하니 "오예~ 그럼 연락 싹 안받아버리고. 맘편하게 2-3주 휴가 갔다오면 되겠네요" 라고 했다고합니다.
와이프도 이 문제로 너무 스트레스 받아 하고 있고 와이프는 해당 직원이 나가면 클라이언트까지 나가 떨어지는 게 아니냐며 걱정을 하고 있지만 제 생각은 좀 다릅니다.
직원과 저 사이에 있었던 좋은 유대나 신뢰관계는 신뢰관계인 거고. 이거는 회사와 직원 간의 규율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자신에게 특별한 호의나 처우를 회사차원에서 베풀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에 대해서 속상할 수는 있지만 회사와 업무를 저버려야 한다면 그 또한 거기까지 인연인 거겠지요?
그래서 여러분들께 묻습니다.
제가 너무한 것일까요? 정말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요청을 받아들여야 할까요?
+
참고로 저도 강아지를 정말 아끼고 사랑하고 회사에도 매일 데려오면서 강아지와 출퇴근 한 시간만 5년이 넘습니다만, 저희 강아지는 5년 전에 암으로 19살의 나이를 끝으로 생을 마감하였고, 저는 해외 출장 때문에 강아지의 마지막을 곁에서 지켜주지 못했습니다.
곁을 지켜주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은 남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시절로 다시 돌아가서 회사에 나가지도 않고 아픈 강아지를 집에서 옆에 두고 일을 처리 했어야 됐나? 라는 생각은 하지 않습니다. 강아지에 대한 마음이 서로 당연히 다를 수 있다고 생각은 합니다만, 제 일이 있는 거고 제가 정말 강아지가 당장에 죽을 거를 알고 있었고 마지막을 함께해 주기를 진심으로 조금 더 바라고 그 시간이 많이 다가왔음을 알고 있었다면 저 또한 회사를 빠졌겠죠. 그럴 수 있었다면요..
그래서 해당 직원은 제가 그 아픔을 알기에 자신의 요청도 쉽게 들어줄 거라고 생각했나 봅니다..
아 그리고 해당 직원은 "토일월" 가까운 해외여행으로 인한 연차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인사팀장이나 부장 저는 강아지가 그렇게 아프면 휴가를 반납하고 강아지 곁을 지켜줘야 하는 거 아니냐라는 생각이 좀 있고요. 근데 본인의 생각이 좀 다른 것 같습니다. 이미 호텔도 예약했고 비행기로 예약해서 취소하기 어려우니까요.
제 결론은 바뀔 것 같지 않은데, 그냥 진짜 이게 제가 너무 한 건가라는 아주 조금의 생각이 들어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여러분들 의견을 묻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