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먹자는 거 두 번이나 거절해놓고 왜 자꾸 친한 척하는 걸까요?
타 부서 분인데 업무 때문에 알게 된 분이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미팅을 같이 하면서 안면을 텄는데, 미팅 전후로 그분이 먼저 와서 쓸 데 없는 잡담도 하고, 본인 사적인 얘기도 하면서 시간이 지날 수록 저를 점점 더 편하게 대하는 게 보이더라고요. 특히 전 낯을 많이 가려서 절대 먼저 말 거는 법이 없는데 복도에서 지나가다가 마주치면 꼭 다가와서 인사하고, 조금이라도 대화하려고 했고요. 다른 분들한텐 안 그러는데 저한테만 계속 장난도 치고... 꽤나 분위기가 나쁘지 않은 것 같아서 제가 용기 내서 "오늘 저녁 같이 드실래요?"라고 했거든요. 그때는 당일 제안이라 그랬는지 본인이 약속이 있다며 되게 아쉬워하길래, 그냥 다음 기회에 먹자고 하고 좋게 마무리했습니다. 그분이 그 이후로 선을 명확하게 그었으면 저도 맘 없다는 걸 눈치 챘을텐데, 오히려 그분이 전보다 더 자주 퇴근 이후에 카톡을 보내고, 여전히 친근하게 대하길래 제 제안이 부담스럽진 않았다고 느꼈습니다. 물론 다음에 먹자는 말이 빈말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밥 한번 먹는 게 사귀자는 고백도 아니고 인간적인 호감이 있어도 충분히 할 수 있는 거니까요...ㅠㅠ (아닌가요...)
근데 그 이후로 딱히 먼저 밥 먹자는 말은 없으면서도, 계속 저한테 "퇴근하고 바쁘시죠?", "오늘 약속 있으세요?" 이런 걸 계속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그게 '나 시간 되니까 다시 한번 물어봐 달라'는 신호인 줄 알았습니다.... 흑흑... 본인이 먼저 메신저로 뜬금 없이 물어보거나 제 자리에 와서 말을 걸길래 스몰토크로 괜히 하는 소리일 거라고 생각 못했네요. 네, 맞아요... 전 멍충이에요... 그래서 한 달 정도 지났을 때 다시 한번 용기 내서 "내일 시간 괜찮으시면 같이 저녁 드실래요?"라고 물어봤는데 돌아오는 대답이 참 허무하네요. 본인이 요즘 너무 피곤해서 퇴근 후에는 약속을 잘 안 잡는답니다..
솔직히 이 정도면 완벽한 거절인 거 알아서 마음 접으려고 하는데, 문제는 거절을 해놓고도 계속 저한테 와서 친근하게 군다는 겁니다. 이제 업무적으로도 엮일 일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 굳이 저한테 잘 보일 필요도 없는데 말이죠. 그분이 만든 사내 동아리가 있어서 제가 들어가기로 했었는데, 거절 당한 이후로 바빠서 가기 어렵다고 둘러대니 왜 안 나오냐며 엄청 서운하다고 카톡이 왔고요.
저랑 사적으로 만나기는 싫은데 회사에서 친하게 지낼 사람이 필요한 걸까요, 아니면 본인 평판 관리 차원인 걸까요? 어장이라기엔 다른 여직원들이랑 이렇게 가까이 지내는 것 같진 않습니다... 제 추측이긴 하지만요 ㅠㅠ
사람 헷갈리게 하는 태도 때문에 점점 기분만 상하는데 이제 마주쳐도 그냥 사무적으로만 대하고 적당히 거리 두는 게 맞겠죠?...
짝사랑이 이렇게 어려운 건 줄 몰랐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