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직 이직 100군데 넣었는데도 안되네요 ㅠ
오늘로써 100군데 서류 찍은 만4개월 백수입니다.
이직이 너무 어려운 것 같아 조언과 위로를 좀 받고싶어서 이래저래 한번 적어봅니다. (글이 길것 같네요)
가전분야 유통업체에서 주니어 PM으로 근무하며 영업, 마케팅, 구매 등 나름 이것저것 한것 같은데 특정 직무에 대해서 전문성이 뒤쳐지는것 같고, 산업의 비전 또한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퇴사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살면서 제대로 취업준비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첫직장은 대학교 졸업 전 지인이 재직중인 회사에 추천을 받아 면접 보고 바로 입사했고, 그 다음 직장인 전직장 또한 동종업계로써 오며가며 만난 부서장님의 오퍼를 통해 입사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치열하게 취업준비를 하는건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네요.
첫직장은 3년간 다녔지만 프로젝트라고 적어낼만한 것이 하나 밖에 없을정도로 나태하게 일한것 같습니다. 당시 분위기에 취해서 너무 나태하게 지낸 것에 대해 후회스러웠습니다.
다음 직장에서는 커리어를 개발하겠노라 다짐하고 이직을했고 신사업으로 PB 상품을 런칭하는데 그 상품의 담당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름이 있는 유통 브랜드만 맡아서 하다 신규 브랜드를 런칭하고 소싱하는 것이 처음이어서 많이 서툴렀고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해당 아이템 매출은 그런데로 올라오는가 싶었고, 대형 고객사의 ODM 계약도 따내는 등 그럴듯한 결과가 있었지만, 가격이슈로 1년간 손익분기점을 넘긴적이 없고 사업 철수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는 상황이었어요. 사업성과(이익)가 없다보니 회사에서 좋은 소리를 들을리가 없었고 자존감도 많이 낮아졌어요.
그러다 또 다른 신규 브랜드가 얹어지게 되었는데, 최상위 제조사로부터 핵심부품을 공급받아 반제품을 생산하는 해외 제조사 중 하나였고, 국내 주요한 4개 브랜드 중 점유율 4등인 회사였어요.
당시 출시한 신제품부터 운영하는 조건이 있었는데 최상위 제조사의 주요스펙 변경으로 구제품 대비 30% 이상 높은 가격의 제품을 출시하며 모든 제조사를 통틀어 해당 신제품 점유율은 2%내외로 일반적인 전환율 대비 극악의 신제품 전환율을 보이는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제조사에서는 알면서도 쪼기만 하더라구요. 본인들 생산한 재고 많으니..
이 브랜드까지 겹쳐 약 6개월간 두 개의 무수익 브랜드를 맡고 있던 와중, 기존에 맡고있던 PB 사업에 대해 재정비를 하겠다며, 저에게는 PB이외 브랜드는 다른 담당자에게 넘기고 PM과 영업을 하이브리드로 진행하라는 지시가 떨어졌습니다.
약 4달간 신규 제조사도 물색해서 샘플테스트하고 계약조건까지 협의하였으나 리젝당하고, 기존 제조사의 신제품 출시는 연기되고, 하부 채널 개편도 하는 등 뭔가 일은 했으나 그 사이에 마땅히 숫자로 증빙될 성과가 나지 않다보니 저에게는 계속 이런 일들의 반복이었네요.
뭔가 안되는 이유에 대해서 원인을 분석하고 나름의 해결책을 내보고자 기획하고 실행하지만 회사가 원하는 당장의 성과에 대해 증빙이 안되니 지금 안되는 것에 대한 핑계만 늘어놓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주변 동료들 또한 힘들겠다, 힘내자 이런말들 이외에 현실적인 도움 또한 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더 답답하더라구요.
이런 와중 새로운 아이템이 다시 주어지게 되었는데, 세계적인 브랜드지만 국내 점유율은 대기업에 밀려 나날이 하락하여 지난 2년간 기존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점유율 하락이 있던 브랜드였습니다. 부서 내 아이템 중 비중은 꽤 있는 아이템인지라 저는 기회라고 생각해서 잡았습니다.
이 아이템은 1년간 나름 매출도 올리고 수익도 50% 이상 올리고, 떨어진 점유율도 절반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회사에서 만족하는 수준은 아니었고, 예상외로 빠르게 찾아온 비수기에 재고가 쌓이니 포커스는 재고쪽으로 쏠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오더라구요.
이러한 과정속에서 두번째 직장의 퇴사를 결정하면서 1달 놀고 이직 준비하겠다고 한것이 지금까지 오게됐습니다.
제가 희망하는 직무는 제조사의 영업기획 또는 온라인 MD입니다. 제 기존 업무와 연결점이 가장 많으면서도 비전 또한 좋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에 해당 직무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유튜브, 블로그 등 취업관련 자료들 보면서 그래도 성과낸 것들을 쥐어짜내 경력 기술서와 프로젝트 기술서 이력서를 셋팅하여 괜찮겠다 싶은 채용공고는 전부 지원한것 같아요.
넣은 서류 중 80%는 서탈, 면접은 3번 보았으나 불합격, 20%는 대기 중인데 요즘은 전문성을 원하는 인재상을 원하는데, 제가 서류를 통해 어필을 못하는 것인지 혹은 기업에서 원하는 전문성을 갖추지 못한 것인지, 감도 오지 않는 상황이 매우 답답합니다.
저처럼 경력직으로 장기간 취업준비중이신 분이 있다면 될때까지 같이 힘내자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직 성공하신 분들 노하우도 배우면서 지적이든 조언이든 칭찬이든 저에 대한 평가도 좀 받아보고 싶습니다. ㅠ
일기처럼 쓴 글이지만, 누군가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대단히 감사합니다.
아무 말씀 없으시다고 해도 꼭 복 받으실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