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을 내려놓고 스타트업에 뛰어든 그들의 진짜 속마음
지난 9편의 칼럼 동안 저는 '왜 시니어가 필요한지'를 경영 효율 측면에서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시선을 조금 돌려보려 합니다. 그 시니어들은 도대체 어떤 마음으로 스타트업이라는 낯선 전장에 다시 서는 것일까요?
저는 지난 몇 년간 수십 명의 베테랑을 만났습니다. 대기업 임원, 글로벌 기업 해외 지사장, 30년 경력의 재무전문가 등 이미 경제적 자유를 이룬 분들이 왜 "돈이 아니라 쓸모가 중요하다"며 현장으로 복귀할까요? 제가 들은 그들의 '진짜 속마음'을 정리했습니다.
1. 존재의 소멸에 대한 공포: "전화기 소리가 멈췄을 때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글로벌 대기업에서 수천, 수만 명의 인사를 책임졌던 한 글로벌 HR 총괄 시니어는 퇴직 후의 경험을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현직에 있을 땐 하루에도 수십 통씩 전화가 왔죠. 그런데 퇴직 후 반년이 지나니 전화기가 거짓말처럼 조용해지더군요. 골프도 치고 여행도 다녔지만, 문득 '내가 사회적으로 소멸되고 있다'는 공포가 밀려왔습니다. 제가 원한 건 다시 '그 자리'에 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존재로서의 '사회적 근육'을 계속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2. 임팩트의 갈증: "시스템의 부속품이 아닌, 항로의 조타수가 되고 싶다"
대기업에서 수천억 규모의 M&A를 이끌었던 한 전략 임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대기업에선 내가 없어도 시스템이 돌아갑니다. 하지만 스타트업에선 내 한 마디, 내 결정 하나가 회사의 운명을 바꿉니다. 그 '임팩트'가 저를 다시 뛰게 만듭니다." 그들은 타이틀을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30년 경험이 누군가의 절실한 문제를 해결하는 '실전 무기'가 되는 순간의 희열을 다시 느끼고 싶은 것입니다.
3. 상호 성장: "주니어에게 배우며 '뇌'가 다시 깨어나는 느낌"
50대 후반의 마케팅 베테랑은 의외의 고백을 했습니다. "꼰대 취급받을까 봐 걱정했는데, 오히려 제가 더 많이 배웁니다. AI 툴을 쓰고 숏폼을 논하는 젊은 친구들 곁에 있으면 제 뇌가 다시 젊어지는 기분입니다."
시니어들은 가르치러 오는 '훈수꾼'이 아닙니다. 자신의 노련함과 청년들의 속도를 섞어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고 싶어 하는 '러닝 메이트'입니다.
마치며: 그들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진행형'입니다.
시니어들은 과거의 영광을 팔러 오지 않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경험이 '진짜 쓸모'를 찾는 곳에서 커리어의 마지막 정점을 찍고 싶어 합니다.
높은 연봉을 요구하지도, 화려한 직함을 원하지도 않습니다. 오직 자신의 지혜가 팀의 성장에 '지름길'이 된다는 확신만 있다면 그들은 기꺼이 모든 것을 쏟아붓습니다.
어쩌면 대표님이 찾는 '게임 체인저'는 화려한 채용 공고 속이 아니라, 다시 한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싶어 하는 베테랑의 간절함 속에 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