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글 주의) 5년차 마케팅 물경력 고민들어주실 분 계실까요?
안녕하세요, 중소 스타트업 위주로 다닌 29세 5년차 직장인입니다.
저는 계속 마케터 직군으로 일해왔는데, 5년차가 되고 되돌아보니 어느새 물경력이 되어있더라구요.
물경력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자신있게 말할만한 성과가 없다는 것과 포장으로 그럴싸하게 만든다고 해도 산업군 대비 회사 대비 유의미한 성과가 맞는가? 라는 질문에 자신있게 YES 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를 살펴보니, 환경적 문제는 주로 30인 이하의 작은 회사나 이제 막 시작하는 회사 (상품개발도 제대로 안된 정도로)에서 주로 일해왔는데, 웹사이트 기획부터 마케팅, CX까지 두루두루 브로드하게 경험해봤는데 들어오는 일을 그때그때 쳐내다 보니 깊이있게 한가지 툴이나 분야에 파고 든 경험이 없었습니다.
첫 회사에서만 고민을 들어줄 선배가 있었고, 1~2년차때 '잘 할 것 같은 싹수가 보인다'라는 피드백을 받긴 했어요. 하지만 이 때 저를 키워줄 수 있는 선배/사수/인프라가 있는 조직이 아닌 내가 회사를 키우고 이끌어야 하는 시작하는 조직에 갔다보니 거기서부터 어그러진게 아닐까 싶습니다.
셀프성장을 하기위해서는 엄청나게 많은 공부를 했어야 했는데 그래야 하는 줄도 제대로 몰랐고, 의지도 없었던 것 같구요.
다행히 지금 있는 조직에서 직무 전환의 기회가 있어서 서비스 기획으로의 직무 전환을 고민중에 있는데, 또다시 실패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들어요. (당장은 마케팅 경력이 아깝다는 생각은 크지 않습니다. 직무이동시 연차가 깎이며 연봉이 깎이는게 아쉬울 뿐)
직무 전환을 고민하면서 내가 잘하는 것, 재미있었던건 뭘까 고민해보니까
데이터를 분석하고 인사이트를 얻고 실험해보고 가설을 검증하는 과정이더라구요.
테스트 과정이 맞건 틀리건 그 과정이 재미있고, 그로스 하시는 분들은 공감하시겠지만 실패속에서 서비스를 성장시키면 되니까요.
물론 이외에도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하는 과정이나 협업하는 과정에서 얽힌 것 같은 실타래를 커뮤니케이션으로 잘 해결할 때 희열을 느낍니다. (스트레스도 많이 받지만요)
이런 일은 서비스기획이나 그로스 해커(마케팅) 둘 다 겹치는 업무라고 봅니다.
서비스 기획쪽으로 전환을 한다면, 화면기획을 주로 한다는 뜻은 아니고 기획을 배경삼아 PO쪽으로 성장을 생각하고 있긴 해요.
이 쯤에서 고민되는게, 제가 하고 싶은 일이나 본질의 문제로 봤을때 그로스 해커나 PO가 비슷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그래서 차라리 연차를 깎고서라도 그로스 에이전시를 들어갔다가 그로스 해커쪽으로 빠지는게 나을지
혹은 인하우스로 들어가되 1~2년차 저연차로 지원을 하는게 나을지
아예 직무전환을 하는게 나을지 세 가지 방향성을 두고 고민중입니다.
답을 주실 수 있는 분야에 대해서만 답을 주셔도 괜찮습니다. 지금에서라도 바로잡고 더 오래 갈 수 있는 길을 찾고 싶어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