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벌이인데, 육아랑 가사 똑같이 나눠야 한다는 아내
올해 애 태어나고 육아 시작한지 얼마 안된 신혼입니다.
제가 참다참다 글 올리고 싶지 않았는데 오늘 결국 터져버려서 이렇게 글 남기네요.
제가 현재 외벌이고, 일하는 곳은 서울인데 출퇴근 왕복만 3시간 50분 정도 됩니다.
아침 9시까지 출근해서 일찍 퇴근하면 7시나 7시 반에 집에 오는데, 업계 특성상 술자리가 많아 평일에는 적으면 일주일에 1~2번, 많으면 4~5번 술자리가 있어요.
평일에 술 많이 먹고 들어와도 젖병세척, 애기 욕조 세척, 설거지 등 기본적으로 청소기 돌리는거 빼고는 다 하는데
평일에 새벽에 한번이라도 수유를 안한다고 너무 심하게 구박을 하네요...
남들 남편들은 일 다녀와서도 새벽에도 수유해주고 집안일도 다 하고, 애기 놀아주고 육아까지 다 한다고요....
대체 얼마나 돈이 많으셔서 시간이 많은 자상하고 착한 남편들인지 저도 정말 부럽더군요.
서울에 집 못 사서 외곽에서 멀리 출퇴근 하는것도 서러운데, 내가 왜 집에서 이런 무능한 가장 취급을 당해야 하는지 이해가 안되네요.
지금 사는 집도 저희 친가에서 많이 보태주셔서 겨우 잡았고, 월급 받는거 1원 안틀리고 따박따박 와이프한테 부쳐줍니다.
오늘은 아침에 8시에 눈 떠서 멍때리고 있는데 애기를 데리고 와서 애기가 저를 쳐다보며 웃는데, 엄마란게 애기한테 한다는 말이 "저 사람은 니 아빠도 아니고 도와주지도 않는 사람이야 쳐다보지마 저기에 사람없어" 라고 하는데.. 그때부터 싸운게 일단 방금전에 일단락 났습니다.
평소에도 습관처럼 애기랑 놀아줄 때 계속 "저 사람은 니 아빠도 아니야 웃지마 ㅁㅁ아~" 이런 말을 습관처럼 합니다.
지금은 못알아듣고 말도 못하는데 계속 그런 말 들으면서 자라면 나중에 아빠를 얼마나 개무시하는 아이로 자랄지 참 궁금합니다...
오늘은 육아, 가사 공동으로 하고싶으면 너도 나가서 일 잡아서 일해라 라고 했더니 빽빽거리면서 자기는 불행한 여자라며 울고불고 난리였는데, 기본적으로 역할이 다른 서로에게 자기의 몫도 공동으로 나눠서 해야한다면 본인도 일 해야하는게 fair한거 아닐까요???
애 임신하고, 품어서 낳아준건 정말 와이프한테 고맙고, 너무 고생 많았다고 생각하는데, 요즘은 제가 돈 벌어다주는 기계, 육아 가사는 다 팽개치고 술만 먹고 놀러 다니는 가장마냥 얘기를 하니 너무 기분이 상하네요.
"너도 나가서 일해라" 라는 말은 평소에 수십번씩 되삼키면서 안하려고 했는데 결국 터져버렸고, 이 얘기 한 순간부터 전 마치 찌질한 남자가 되어버렸습니다.
가사는 설거지, 먼지청소, 화장실 청소, 젖병 세척 등 세탁기가 안방에 있어서 세탁 빼고는 거의 다 제가 하고, 육아는 제가 일찍 퇴근하면 같이 목욕 시켜주고 저녁 수유 해주는 것만 해주고 있습니다.
전 이 정도만 해도 제 역할 충분히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대체 제가 어디까지 해야하는걸까요?
요즘 정말 너무 힘드네요.
싸우는 것도 이젠 지치고, 대화도 안통하고 본인 힘든것만 얘기하는게...
누구는 사회생활 하면서 듣기 싫은 소리 들으며 스트레스 받으면서 돈 버는데, 애 있으니 관두지도 못하는 저한테 그럴거면 관둬서라도 육아 같이 해야한다며 깐죽거리는 여편네 보아하니 아구창 한 대 날려주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습니다만 저는 끝까지 이성의 끈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저와 비슷한 고민했던 형님들...
무엇이 답일까요?
1. 걍 "예 마님" 하면서 까라는 대로 다 까야할까요?
2. 직장을 관둬서 경제적으로 궁핍한 상황에서 애 키우는게 얼마나 뭣같은 일인지 깨닫게 해줘야 할까요?
3. 이혼을 해야할까요?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