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이직한 후 x소라는 표현에 수긍이 가기 시작했어요.
안정기에 접어든 스타트업에서 10여년간 근무를 하다가 이직했어요.
동종업계면서 기존 회사보다 업력도 길고, 전개하는 신사업의 규모가 기존에 제가 맡아오던 규모보다 살짝 커서 커리어 패스 상 좋다고 판단해서 이직했습니다. 이제 1년 정도 되어갑니다.
이 회사에 이직하고 보니 알게된 것은
모회사의 지원 없이는 버티기 힘든, 회장님 아드님..의 사업체였고 관리직은 대표님의 지인이거나 내부 정치질로 자리 유지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회사인거예요...
전혀 사업을 전개하고 있지 않습니다. 외부에서 봤던 성공한 프로젝트는 몇년 전에 있던 분들이 다 만들어두고 나간 채 그대로 유지보수하면서 굴러가고 있었던 것이에요.
그 성공한 플젝 하나로 버티면서 신사업 얘기만 몇년째 였던 것이고 이후로 지금 조직 구성원들로는 프로젝트는 다 멈춰있고 하청업체만 갈아끼워가면서 일이 진척 안된다며 내부에서는 매일매일이 남탓에 가십만 쌓여가는 통입니다.
제 부서장은 웬만하면 계약직만 뽑아서 기간 내에 진척없는 사업 진척된 척 거짓말 내용만 늘어놓게 합니다.
정기 보고 마치고 한산해지면 타부서 오래된 붙박이 직원들과 뒷담화만 하러다니고 부서관리는 전혀 안합니다. 이번에도 그렇게 계약직 한명이 이용되고 버려졌어요.
이제 10년차 넘어가다보니 제가 뭐 사수를 바라거나 그렇진 않지만 아무래도 실무자로 들어왔으니 상부에, 그러니까 관리자에게 기대하는 리더십은 있었지요.
외부에서 수혈해온 관리자는 평균 2~3개월 하다가 기존 세력들(?)에 의해 튕겨져나갑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만들어놓은 것 쏙 빼다가 기존 세력들이 또 해낸 것처럼 어찌저찌 만들어져서 대표님 잠깐 나타났을 때 보고 하고요... 이런 구조여서 용역계약기간이 아무것도 없이 종료되는 게 부지기수이고 그러다보니 항상 분쟁으로 끝나요. 용역업체 쪽에서는 이회사 지시서가 없었고 산출물 정의도 실제와 달랐다- 회사에서는 기간을 왜 안지켰냐, 산출물이 불충분하다 등등..
저는 기획직군인데, 어떻게든 프로젝트가 제대로 착수되게끔 하려고 노력은 하고 있지만 입사 후 두달도 안돼 위 상황이 이해가기 시작했어요. 피드백도 없고, 실제로 내부에서 일을 진행해야 소통이 되는건데 일은 안하고 말만 지어내고 있으니 용역이든 내부 업무 수행이든 다 거품이 될 수 밖에요.
최근엔 이제 대부분의 용역업체들이 현재 상황을 보고 착수가 어렵다고 합니다. 그래서 심지어는... 본인들의 선택으로 계약 파기시킨 곳에 가서 다시 계약 가능성을 검토해오라고 하는 둥.. 그럼에도 시킨건 하고 있고...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제가 스타트업다닐 때에는 관리자-실무자 R&R 때문에 갈등이 생기고 봉합되고 성과지표가 들어오고, 그럼에도 결론은 모두가 자기가 맡은거 욕심내서 해보겠다고 하다가 생긴 갈등이었고, 성장이 있었는데 이곳은 전혀 그런게 없네요.
제 눈앞에 사무실이 회색 필터를 끼운마냥 칙칙하고 답답하고 .. 게다가 딱봐도 성과에 기여를 전혀 안하고 있는 사람들이 자리 차지하고 회사돈을 저리 축내고 있다고 생각하니 가끔은 화가 납니다.
지금 제 부서장을 포함해서 정말 험한 말 섞어가며 회사 욕하며 티타임만 하루 세네시간하는 사무실 풍경을 대표님은 아시는걸까요? 요즘같이 이직 힘든 시기에 이런 상황이 너무 답답해서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