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서 소리없이 오열했던 날.
"땡땡씨, 왜 그래요? 괜찮아요?"
동료의 말에 고개를 들었는데, 제 뺨 위로 눈물이 줄줄 흐르고 있었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추운 겨울, 점심시간에 사랑니를 뽑았던 그날이었습니다.
치과 의자에 누웠는데 발끝이 덜덜 떨리더군요. 의사 선생님께 "저... 떨리는 거 보이시나요?" 했더니, 돌아온 대답은 "괜찮아요, 저도 떨고 있어요..." 아, 더 무섭게 왜 그러세요...
선생님의 엄살이었을까요. 신경을 지나간다며 자신 없으니까 다른 데서 뽑으라시던 말씀과는 달리 무사히 발치를 마치고, 마취 풀리면 지옥일 테니 미리 조퇴하라는 의사 선생님의 경고를 뒤로한 채, K-직장인 2년차였던 저는 '괜찮을 것 같은데?' 하는 객기로 사무실로 복귀했습니다.
세시간쯤 지났을까요.
마취가 풀리기 시작하면서... 누가 제 턱뼈를 망치로 깨부수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습니다. 이를 악물고 모형을 만들고 있는데, 뭔가 뜨거운 게 뺨을 타고 흐르더군요. '땀인가?' 했는데, 그게 눈물이었습니다. 너무 아파서 우는 줄도 모르고 울고 있었던 겁니다. 마주 앉아 같이 모형을 만들던 동료가 화들짝 놀라서 얼른 집에 가라며 짐을 챙겨주더군요.
결국 조퇴하고 집에 어떻게 왔는지도 모르게 겨우 집에 도착했는데, 아뿔싸.
제 자취방 냉동실에는 얼음이라는 문명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 흔한 아이스팩 하나 없더군요.
너무 아파서 힘들고 서러운데 혼자라도 얼음 찜질은 해야겠고... 엉엉 울다가 제 머릿속을 스친 천재적인 생각.
'그래, 밖은 겨울이다. 지금 기온은 영하다. 얼음보다 시리다!'
생각이 거기에 닿자 마자 창문으로 뛰어가(그래봤자 세발짝^^...) 창문을 살짝 열고, 퉁퉁 부은 뺨을 창밖으로 내밀었습니다. 서울의 칼바람이 제 뺨을 후려치는데... 차가우니까 어찌나 위안이 되던지요. 아파서 계속 열이 나서 얼얼한 건지, 뺨이 얼어서 얼얼한 건지... 그렇게 울면서, 그리고 처지가 웃겨서 속으로는 웃으면서 한참을 있었습니다. 이상하게 눈물은 얼지도 않더라고요.
오늘 점심, 맞은편에서 소리 없이 우는 사람을 봤다는 지인의 말을 듣고 문득 그날의 제가 생각나서 글 써봤습니다. 여러분도... 회사에서 소리 없이 울어본 적 있으신가요?
교훈 : 사랑니를 뽑은 날은 꼭 아이스팩을 챙겨서 집에 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