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뻘 사장에게 소리지르고 나왔습니다(추가)
직무는 어학원 강사이고, 현재 3월_재직 중인 회사는 3년차, 관련경력 총 4년차입니다. 25년도 근무조건은 오전 10시 ~ 오후 5시로 적지 않은 수업시수 였습니다. 하지만, 점심 제공과 휴게시간이 있었기에 만족하면서 다녔습니다. 급여는 일반 학교 교사와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정도였을겁니다.
25년도에 회사가 많이 어려웠습니다. 원생 20%정도를 경쟁업체에게 잃고, 정리해고 된 교사들도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26년도부터는 제 수업시수가 줄어들테니, 급여도 줄어들 수 있다고 사장에게 말을 듣고 동의했습니다. 학원강사는 수업시수 에 따라서 급여 등이 조건이니까요.
3월 출근을 해보니 점심 시간 이후에만 25년도와 같은 수업시수가 나왔고, 이에 급어동결 얘기가 나와서 저는 동의했으며, 업계 특성상 수업이 편성되고 있던 지라, 근무조건 등은 정확하게 논의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보조인력이 튀는 바람에 지난주부터 오전 9시부터 출근해서 다른 잡일(간식,점심 등)을 돕게 되었는데, 저는 잠깐 며칠(1,2주) 정도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이 때는 오전9시 ~ 오후6시 출퇴근이였습니다.
작년과 같은 수업시수를 오후에 몰아서 하면서 오전에는 일찍 출근해서 다른 일도 도와주려니 너무 힘들어서 2주 정도만 하고 못하겠다고 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새벽 전날 월요일에 사장이 부르더니 오전 일을 그대로 안 도와줄거면 오후 1시 ~ 6시 출근해서 현 수업시수를 그대로 유지하고 급여는 2~30% 삭감하겠다고 합니다.
(25년도 기준 10시 ~ 5시 // 현 상황 9시 ~ 6시)
실랑이를 벌이다가 다른 일이 있어서 나왔고,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어서 식사중이던 사장에게 찾아가 생각하는 급여(수업 1타임당 금액)가 맞냐고 되물으니 계산해본 적이 없다고 하길래..
"퇴사하겠습니다. 지금 바로요." 라고 했습니다
이야기가 너무 길어져서 나중에 다시 오겠지만, 집단지성 리멤버 회원님들의 조언이 필요합니다..
* 댓글 감사합니다. 그 직후의 이야기가 더 중요한지라 다시 덧붙여보겠습니다.
사장이 저를 붙잡아 자꾸 붙잡아 세우려했지만, 저는 계속 돌아섰고 그러다가 사장이 저에게 사회성이 없느니 대화를 해야지 라고 소리치길래 저도 그게 대화입니까 하고 쩌렁쩌렁하게 소리쳤습니다.
그 후에도 붙잡으려는 손길들을 뿌리치고 짐을 다 차에 실고 나서 집에 가려는데 2인자 분이 제 차 문을 막고서 1시간 동안 서럽게 우는 저를 달래가며 부탁하셨습니다.
직원들이 참 싫어하는 2인자 분이였는데 1시간 동안 울면서 그 분의 얘기를 들어보니 너무 대단한 분이셨습니다. 이전 연봉의 절반도 못 받는 이 곳에서 저런 사장 옆에서 회사를 위해 노력하시는 분이셨습니다. 저도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이던 분이던데 제가 부끄러워질 만큼 인자하신 분이시더군요..
제가 떠나면 회사가 정말 끝이라니, 저 같은 선생은 없다는 둥 단순한 설득을 넘어서 진심이 담긴 사과와 부탁을 하시더군요..더 흔들리기 전에 떠나려는데도 안 보내주셨기도 하지만, 저도 망설여졌습니다. 본인이 사장을 설득하겠다, 어떻게든 해결해보겠다는 식으로 말씀하셨습니다(저라도 없으면 진짜 망할 것 같은 분위기긴 합니다;)
제가 그대로 떠나면 진짜 못 볼 것 같다고 하시면서 이대로 간다면 아이들과의 이별, 제 커리어 등을 걱정하시면서 지금 1발자국 멀어졌더라도 다시 1발자국만 돌아가면 괜찮다고, 아무 일 없듯이 할 수 있다고 하시더군요..
갑작스런 부당한 계약조건 요구에 쌓였던 감정들이 폭발해서 퇴사를 하던 순간이였지만, 더 감정적이게도 그 분의 설득에 흔들리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밖에서 그 분이 1시간 넘게 막아서신 끝에 결국 저는 다시 교실로 돌아갔습니다.
다 뜯어낸 휑한 교실에서 나머지 수업들은 아무렇지 않게 다 해냈습니다. 퇴근할 때쯤 사장이 자기 방으로 오라고 카톡이 왔지만, 퇴근하겠습니다 라고 답변하고 난 후에 노무사를 찾아갔습니다.
계약조건 변경으로 인한 권고사직 처리가 깔끔하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솔직히 저는 제 일을 너무 사랑하는 사람이여서 조금이나마 고민하는 이 몇 시간들이 부끄럽고, 고민됩니다. 안 좋게 끝을 내려고 했었으나..이미 너무 먼 곳을 가버린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