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나의 커리어 여행기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보험회사 대리점(GA)의 본부장이자 이사로 재직하고 있는 1인입니다. 커리어와 관련하여 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1. 커리어의 시작? 아니 그냥 '직업'의 시작
제 커리어의 시작은 제 아픈 과거 때문에 시작되었습니다. 중학교 3학년이던 16세에 갑자기 뇌종양을 발견하고, 수술과 1년의 입원, 그 이후 후유증과의 싸움...벌써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원에 입학하여 공부를 계속하려고 했던 때, 아버지의 갑작스런 퇴직과 함께 가족회의가 열렸고, 아버지는 유행처럼 번지던 '귀농'을 선택하시며 제게 한 달의 시간을 줄테니 어머니와 동생을 먹여살리라는 지령을 내리셨습니다.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은 띵함과 함께,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다음날 휴학계를 내고 본격적인 고민과 함께 잡서치가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다들 예상하셨듯이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20대 중반의 청년에게 취업은 아주 큰 벽이었습니다. 저는 자격증도 하나 없는, 가진 거라고는 영어점수 밖에 없는 그러던 중 10년 정도 전에 수술하고 1년여를 병실에 누워 옆 침대에 입원했던 아저씨들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당시는 중증진료제도도, 어린이 병원도 없던 때였습니다.) 막대한 입원비와 치료비 때문에 뇌질환 관련 환자들은 대부분 같은 수순을 따라갔습니다. 처음엔 주변인들의 도움을 받다가 귀중품을 팔고, 자동차를 팔고, 집을 팔고, 가족이 뿔뿔이 흩어져 살게되는..그런 슬픈 드라마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이 그들의 안생이었습니다.(저 또한 1년을 입원해 있는 동안 2억 정도의 치료비를 지출했습니다.) 그래서 그런 본인들의 스토리들을 많이들 공유했고, 빠지지 않은 이야기가 찾아온 보험설계사를 욕하고 쫓아낸 이야기, 쓰러지기 직전에 만난 보험설계사 이야기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 옆에 있던 아저씨는 제가 퇴원할 때 한 마디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꼬마야, 나가면 꼭 먼저 보험부터 들어라"
하지만 저는 '보험 가입 불가체'가 되었고, 지금도 보험 가입이 안됩니다.
그런데, 잡서치를 하던 중 10년을 잊고 살았던 아저씨의 목소리가 갑자기 귓가를 때렸습니다. 그래서 보험회사를 검색해보고, 제 발로 당시 가장 잘나간다덤 외국계 보험 회사에 직접 찾아가 입사신청을 했습니다.
처음 회사에 찾아갔던 때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경비원 아저씨께서 제게 "꼬마야 삼촌 찾아왔니?"라고 물으셨는데, 보험 산업은 대부분 '보험 아줌마'로 불리는 분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때였습니다.
보험설계사라는 직업의 문턱은 다른 직장에 비해 아주 낮았습니다. 생명보험이나 손해보험에 대한 간단한 시험을 보고, 합격하면 일할 수 있는 자격요건이 갖춰지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왠만한 중견기업 이상은 대학원 2개를 해야한다는데, 저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나중에 그 회사에서 사람을 뽑을 때 보니 대학원 2개 한 분들이 왜이리 많은지..)
2. 진짜 '커리어'라는 것의 시작
보험회사에서의 생활은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사람을 만나고, 아야기하고, 그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들을 추천해주고 하다보니 입사 당해 신인 루키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커리어를 쌓아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는데, 오로지 업적으로만 평가되는 사회였기에, 영업에 뼈를 갈아넣었지만, 그만큼의 보상이 돌아왔습니다. 그렇게 실적을 쌓다보니 30살에 제가 입사한 회사의 '최연소 본부장'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되었고, 숨가쁘게 영업만을 보며 달려왔던 시간과 다르게 관리자의 자리에서 저와 주변 사람들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고, 여기에서부터 진짜 '커리어'라는 것을 쌓기 위한 노력이 시작되었습니다.
3. 커리어 업을 위한 공부는 영원하다.(끊이지 않는 자격 취득)
회사에 들어가면서 시험을 보고난 후, 제 인생에서 더이상의 '학문적인' 공부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본부장을 달기까지 영업스킬을 발달시키는 것에 집중했지, 어떤 공부라는 것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본부장이 되면서 주변의 선배님들을 만나보니 보험설계사만큼 계속해서 공부가 필요하고, 공부를 많이 하는 직업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통의 직업들은(적어도 제 주변 친구들은) 대학원까지, 혹은 자격증 취득까지의 공부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 같습니다. '사'자가 들어가는 직업들도 공부량을 막대하지만, 학생 신분을 벗어나면 계속해서 공부를 할 것이 있는 것은 아니더군요.
하지만 '제대로 된' 보험설계사로서 일하기 위해서는, 아니, 생존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공부를 이어가며 자격증을 취득해야 했습니다.
생명보험 설계사 자격
손해보험 설계사 자격
변액보험 설계사 자격
은 일단 기본으로 따는 것이고, 그 이후
'재무설계사'라는 타이틀을 얻을 수 있는(보험업에서는 커리어 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AFPK
CFPK
CFP
가 있으며
다른 자산을 관리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펀드투자권유대행인
증권투자권유대행인
펀드투자권유자문인력
증권투자권유자문인력
파생상품투자권유자문인력
또 거기서 더 커리어를 업 시키기 위해
손해평가사
투자자산운용사
금융투자분석사
재무위험관리사
이렇게 자격 시험이 있고, 전문적으로 분야를 나누어 들어가면
거기에다
보험계리사
손해사정사
같은 시험도 있으니 사실 적은 양은 아닙니다.
본인의 커리어 관리와 발전을 위해 따는 것들이지만 그 양이 방대합니다.(물론 보험설계사 자격증3가지만 취득해도 보험 영업에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저도 필요에 의해 차례차례 취득하기는 했지만 저 중에서 10개의 자격을 취득했습니다. 처음 3개는 영업만 하던 시절에 3개월 사이에 취득했고, 나머지는 본부장이 된 후 득했습니다.
사실, 이렇게 자격을 얻기 위해 공부하면서 계속해서 소득도, 직급도 상승했지만, 공부라면 이제 토나올 것 같은데 대학원 과정을 또 시작했습니다. 물론 소득을 높이고, 일을 더 잘하기 위한, 커리어를 완성하기 위해 걸어가는 길이지만, 어쩌면 일을 하기 위해 추가적인 공부가 제일 많이 필요한 직업이 보험설계사가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4. 커리어의 발전
일개 보험설계사로 시작한 제 커리어는 3년만에 본부장을 달았고, 이후 총괄본부장을 거쳐, 사업단장, 이사의 직책까지 오르게 되었습니다. 또한 보험 만이 아닌 '종합금융 컨설팅'이라는 제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많은 기업을 상담하며 다양한 회사의 이사로 등록되어 있기도 합니다. 종합금융이라는 말에 어울리는 사람이 될 수 있게 커리어를 계속해서 발전시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기업 M&A와 대출을 위해 대출상담사 자격도 취득하여 은행들과의 협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뒤돌아보면, 한 직업 내에서도 커리어를 위해 이렇게나 많은 노력이 필요하고, 그동안 알게 모르게 꾸준히 커리어 업을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습니다. 그런데 요즘 입사하는 후배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커리어를 만든다고들 하지만 본인의 노력이 전혀 없이 행운과 요행을 바라는 젊은 친구들이 많습니다. 사실, 금융회사들의 무분별한 영업이 큰 문제이기도 합니다. 어떤 보험사들에서는 사람을 몇 명 리쿠르팅하고, 실적을 조금만 올리면 본부장을 준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그런 친구들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곧 무너질 모래성을 쌓고 있는 것이 너무 눈에 뻔하기 때문입니다. 노력을 쌓아 탄탄한 커리어를 만들어야 든든하게 나아갈 수 있는데, 쉬워보이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죠.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은 어떤 직업이나 수고와 노력, 피와 땀이 들어가야한다는 말이 아닌가 싶습니다. 거기에 커리어가 목표가 아닌, 진정한 목표를 이루는 수단으로 잘 만들어가면 좋겠습니다.
첫 글인데 많이 길었습니다.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