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가 맘에 들지 않습니다.
긴글 죄송합니다. 저는 올 6월에 입사해 10명 남짓 규모의 중소기업에서 여러 연구용역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타 전공 박사수료지만 학사로 입사했습니다. 오늘 회사 12년차이신 부장님과 갈등상황이 있었는데, 고견 여쭙고자 글 남깁니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습니다. 6월중순 입사 첫주부터 사내 가장 큰 규모의 프로젝트에 투입되어서, 연구내용을 미처 파악 못한 채 성과를 만들어야했습니다. 이때 부장님을 건너뛰고 부사장님과 다이렉트로 진행했습니다. 매번 회의때 부사장님께서 모든 의견 개진, 연구 방향성을 제시하셨고, 직접 업무를 하달해주셨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발표가 아주 만족스럽게 끝났습니다.
이후 부장님께서, 매번 회의의 포문을 '난 연구내용은 아는 바가 없으니/잘 모르니'로 여시다 보니(해당 프로젝트는 올해가 4차년도입니다), 점점 해당 프로젝트에서 제가 맡는 부분이 확대되었습니다. 부장은 입을 다물고, 주임은 찐 학사출신이라 저밖에 할 사람이 안남더라구요.
껄끄러운 상황은 다음 보고자료를 만들때 발생했습니다. 총 4개의 과업이 있었고, 회의 4명(부사장 부장 주임 저)이서 각자 한개씩 맡게 되었습니다. 기한은 2주였구요. 저는 제가 맡은 과업을 먼저 완성했습니다. 그리고 기한이 남아서 부사장님 작업분도 잇따라 완성했습니다. 기한을 이틀 남기고, 아침에 부사장님께서 부르셔서 갔더니, 부장이 맡은 과업을 해야한다고 하셨습니다. 작업된 내용이 없어 백지에서 시작해야된다셔서 별 수 없이 시작했습니다. 아슬아슬하게 기한 전까지 마무리했습니다만 이틀내내 부사장님과 저 둘이 그 작업에만 매달려있었습니다. 좀 일찍 말해주던가.. 여러가지 생각과 동시에 원망감이 들더라구요.
마지막 사건은 2주전에 발생했습니다. 최종 성과품으로 보고서 2개와 1개의 가이드라인을 작업해야했는데, 가이드라인이 보고서보다 중요했습니다. 회의 시작때 부장님이, 지난 보고자료때 맡았던 부분을 각자 작성하자고 하셨고, 부사장님께서는 가이드라인은 제게 작업해달라고 하셨습니다. 기한이 열흘정도였는데, 지난 보고자료 4개 중 3개를 거진 혼자 작업했고 가이드라인은 작업해본 적이 없어서, 보고서 1.5개와 가이드라인을 혼자 작업해야했습니다. 그건 도저히 기한내 어려울 것 같아 가이드라인만 작업해도 되겠냐고 말씀드렸습니다. 의견은 용인되었고, 보고서는 다른 주임과 부장이 같이 완성하는걸로 회의가 마무리되었습니다.
기한을 이틀 남기고 가이드라인을 완성했습니다. 일주일간 아무 업무도 신경 못쓰고 해당 가이드라인만 작업한 터라, 보고서 진행일정을 파악하고있지 못했습니다. 또 5개월차 막내다보니.. 솔직히 하고싶지 않았습니다. 역시나 가이드라인 마무리하고보니 보고서 2개 중 한개는 시작도 안되어있고, 하나는 부사장님 검토도 거치지 않은 수준이었습니다.
해서 가이드라인 작업을 마친 저는 보고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새로 쓸 내용이 많은데, 부사장님께서는 미안하다고, 적당히 작업하라고 하시고.. 여차저차 마무리한게 지지난주였습니다.
그리고 어제, 제가 포함되어있지 않고 회의 한번 참석해보지 못한 다른 프로젝트 킥오프미팅이 있었습니다. 회의 막바지에 회의록을 작성해서 전달해달란 발주처 의견이 나왔습니다. 나름 회의록을 작성하기는 했습니다만 놓친 부분이 많습니다. 오늘, 회의록을 모으자는 이야기가 나왔고 저는 나름 받아적은 내용을 정리해서 서버에 업로드해두었습니다. 그리고 출장나가서 발표하고있는데, 부장한테 카톡이 왔습니다.
대략적인 내용은, 회의록 ai 돌린거같다, 이렇게 주면 오무리는 사람이 다 읽어봐야하니 네가 오무려서 부사장님 전달드려라 였습니다(토론은 같이들었고, 저도 시간순서대로 작성해서 부장이 작성한 회의록과 제 회의록이 순서가 다른 부분은 없었습니다)
과제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다보니, 제가 오무리는게 맞을까 싶다고 말씀드렸더니(오무린다는게 뭔지 몰랐으나, 다른사람 작성한걸 합쳐서 하나의 회의록으로 만들라는 뜻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전화해서는 본인이 작성한 회의록이랑 위계가 안맞고, 회의록은 제출이아니라 내부에서만 확인할거니까 니가 오무려라 였습니다.
회의록이 어디까지 공유되건, 제가 회의록을 최종적으로 오무려서 전달하면 내용에 오류가 많을 것 같다고 반복해서 말씀드렸구요.
이후 카톡 내용은; 핀트를 못잡는거같다. 입사할때랑 생활방식이 괴리가 큰거같다. 주변에 물어보고 생각 정리한 후 이야기하자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우선은, 적은 부분 외에 자잘자잘한 업무 짬이나 부분들에 감정의 골이 깊어진다는 점이고, 깊어진 골에서 나오는 부정적인 감정들이 얼굴에 드러나는 편입니다만 생활방식이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말거는거에 대꾸가 잘 안나오기는 하더라구요.
다음주에 이야기하자는데, 어떤 스탠스로 이야기하면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