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언을 좀 부탁드리고 싶어요.
추가
주말동안 스케줄이 많아 이제서야 많은분들이 달아주신 댓글을 몰래정독했습니다.
뜨끔하면서도 부끄러운 제모습이 보여서 다른의미로 좀 큰 충격이네요.
제 편협한생각과 좁은 시야에 스스로 합리화하려던걸 많이반성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하나둘씩 메모하면서 작은거부터 배려해야겠어요.
숙제처럼이라도 해보겠습니다.
무턱대고 리뷰가 많은 식당부터 예약해둬야겠습니다.
돌아오는 주말에 먹으러가자고 대리고나가볼생각이에요.
물론 사람쉽게 안바뀐다고 잘 하지도못하고 작심삼일이 되겠지만,
그럴때마다 다시 댓글들 읽으면서 다시 시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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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신혼이고, 아직 아이는 없습니다.
연애 기간이 꽤 길었는데, 저는 아내를 만나면서 참 좋은 사람을 만났다고 늘 생각해 왔습니다. 저에게 없는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주변 사람을 잘 챙기고, 기억력도 좋아서 적절한 시기에 꼭 맞는 행동을 하는 아내를 볼 때마다 감탄이 나옵니다.
반면 저는 무뚝뚝하고 싱거운 사람입니다.
감정 기복이 거의 없고 무던해서, 웬만한 일에는 다 괜찮고 크게 상관없이 살고 싶어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아내가 하자고 하는 것, 먹자고 하는 것, 가자고 하는 것 대부분 다 좋고 괜찮습니다.
제가 특별히 싫어하는 게 없다 보니, 상대가 원하는 걸 하는 게 여러모로 더 편하고 좋기도 합니다. 핑계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아내가 하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또 하나의 행복이기도 했고요.
그래서 연애 때부터 지금까지 데이트 코스나 여행 계획은 대부분 아내가 주도해서 짜왔고, 저는 “난 다 좋아!” 하면서 따르는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연애 때부터 슬금슬금 다툼의 주제로 나오던 이 문제가 점점 커지더니, 결국 얼마 전에는 꽤 큰 다툼으로 이어졌습니다. 제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는 걸 알고 있어서, 그날은 제 입장을 내세우기보다 일방적으로 혼났죠..
아내의 이야기는 단순했습니다.
“나랑 하고 싶은 거나 먹고 싶은 게 없냐. 왜 이렇게 관심이 없냐. 바쁘다는 핑계 하지 말아라. 주식 보고 게임할 시간에, 한 달에 한두 번 있는 주말 데이트를 위해 어디 갈지, 뭘 먹을지 고민할 시간은 낼 수 있지 않냐.”
그래서 저는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잘 모르겠다. 요즘 어디가 핫한지도 모르겠고, 뭘 먹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어디서부터 찾아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자 아내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제발 아주 조금이라도 남들처럼 인스타나 유튜브 쇼츠 좀 보고, 사람들이 뭘 보는지라도 알아봐라. 요즘 어디가 유행이라더라, 와이프랑 한번 가봐야지 이런 생각은 안 드냐. 옷도 관심 없어서 맨날 후줄근하고….”
그 말을 들으면서, 이전부터 쌓여 있던 감정이 한꺼번에 터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람을 잘 챙기고 밝고 긍정적인 아내도, 저에게만큼은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 챙김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싶어 했던 거구나 싶었습니다.
연애 때도 비슷한 말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다툼 이후 잠깐 노력하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왔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평생을 함께 의지하며 살아야 할 사이인데, 이렇게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바뀌어 보려고 합니다.
원래 캐릭터나 취향이 뚜렷한 편은 아니지만, 최소한 요즘 유행이 뭔지 정도는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인스타도 깔고, 쇼츠나 릴스를 보면서 데이트 추천 장소 같은 것도 찾아보고 있습니다.
남을 잘 챙기고 먼저 생각하는 게 서툰 제가, 그래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센스 있고 배려심 많은 분들께 조언을 좀 얻고 싶습니다.
180도 변해서 센스 만점 남편이 되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가끔은 아내를 감동시킬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어디서부터 찾아보고 공부하면 좋을지, 그리고 당장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 어떤 선물을 준비하면 이 추운 시기에 저희 집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만들 수 있을지 조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