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신혼이고, 아직 아이는 없습니다. 연애 기간이 꽤 길었는데, 저는 아내를 만나면서 참 좋은 사람을 만났다고 늘 생각해 왔습니다. 저에게 없는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주변 사람을 잘 챙기고, 기억력도 좋아서 적절한 시기에 꼭 맞는 행동을 하는 아내를 볼 때마다 감탄이 나옵니다. 반면 저는 무뚝뚝하고 싱거운 사람입니다. 감정 기복이 거의 없고 무던해서, 웬만한 일에는 다 괜찮고 크게 상관없이 살고 싶어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아내가 하자고 하는 것, 먹자고 하는 것, 가자고 하는 것 대부분 다 좋고 괜찮습니다. 제가 특별히 싫어하는 게 없다 보니, 상대가 원하는 걸 하는 게 여러모로 더 편하고 좋기도 합니다. 핑계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아내가 하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는 것 자체가 저에게는 또 하나의 행복이기도 했고요. 그래서 연애 때부터 지금까지 데이트 코스나 여행 계획은 대부분 아내가 주도해서 짜왔고, 저는 “난 다 좋아!” 하면서 따르는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연애 때부터 슬금슬금 다툼의 주제로 나오던 이 문제가 점점 커지더니, 결국 얼마 전에는 꽤 큰 다툼으로 이어졌습니다. 제가 잘못한 부분이 있다는 걸 알고 있어서, 그날은 제 입장을 내세우기보다 일방적으로 혼났죠.. 아내의 이야기는 단순했습니다. “나랑 하고 싶은 거나 먹고 싶은 게 없냐. 왜 이렇게 관심이 없냐. 바쁘다는 핑계 하지 말아라. 주식 보고 게임할 시간에, 한 달에 한두 번 있는 주말 데이트를 위해 어디 갈지, 뭘 먹을지 고민할 시간은 낼 수 있지 않냐.” 그래서 저는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잘 모르겠다. 요즘 어디가 핫한지도 모르겠고, 뭘 먹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어디서부터 찾아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자 아내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제발 아주 조금이라도 남들처럼 인스타나 유튜브 쇼츠 좀 보고, 사람들이 뭘 보는지라도 알아봐라. 요즘 어디가 유행이라더라, 와이프랑 한번 가봐야지 이런 생각은 안 드냐. 옷도 관심 없어서 맨날 후줄근하고….” 그 말을 들으면서, 이전부터 쌓여 있던 감정이 한꺼번에 터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람을 잘 챙기고 밝고 긍정적인 아내도, 저에게만큼은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 챙김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싶어 했던 거구나 싶었습니다. 연애 때도 비슷한 말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 다툼 이후 잠깐 노력하고 다시 예전으로 돌아왔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제는 평생을 함께 의지하며 살아야 할 사이인데, 이렇게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도 바뀌어 보려고 합니다. 원래 캐릭터나 취향이 뚜렷한 편은 아니지만, 최소한 요즘 유행이 뭔지 정도는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인스타도 깔고, 쇼츠나 릴스를 보면서 데이트 추천 장소 같은 것도 찾아보고 있습니다. 남을 잘 챙기고 먼저 생각하는 게 서툰 제가, 그래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센스 있고 배려심 많은 분들께 조언을 좀 얻고 싶습니다. 180도 변해서 센스 만점 남편이 되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가끔은 아내를 감동시킬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어디서부터 찾아보고 공부하면 좋을지, 그리고 당장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 어떤 선물을 준비하면 이 추운 시기에 저희 집 분위기를 조금이라도 따뜻하게 만들 수 있을지 조언 부탁드립니다.
조언을 좀 부탁드리고 싶어요.
12월 12일 | 조회수 1,493
d
dodoC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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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cnsghffl
억대연봉
어제
“잘 모르겠다. 요즘 어디가 핫한지도 모르겠고, 뭘 먹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어디서부터 찾아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게 개소립니다.
생각해 보세요. 연애를 몇 년 하셨을 거고 결혼도 하셨죠? 그럼 그 동안 아내분이 주도하신 흐름에서 아내분이 어떤 성향을 좋아하는지, 어떤 기분일 때는 어떻게 행동하는지, 날씨에 따라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데이터베이스가 쌓여 있어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모르겠다고요? 그건 무슨 뜻이냐면 아내 분이 알아서 해주니까 신경 안 써도 되고 좋네 하고 관심을 끊어 버린 겁니다. 제대로 정신이 박혀 있다면 아내가 그렇게 할 때 오... 이럴 때 이런 걸 좋아하는구나 그럼 다음에는 내가 이렇게 해봐야겠다 아닌가요? 아내 분도 참 인내심 끝판왕이시네요.
그럼 요즘 핫한 주식은 뭐고 게임은 뭔가요? 아무 것도 모르는데 주식을 하고 게임을 하시나요? 아니잖아요.
그건 그냥 아내분이 어떤 걸 좋아하는지 뭘 하고 싶어하는지 뭘 먹고 싶어하는지 전혀 관심이 없는겁니다. 본인 성격이 무뚝뚝하고 그런 것과는 일절 관계가 없는 관심의 영역이란 말입니다. 무뚝뚝한 사람이 관심이 있으면 애교나 그런 건 없어도 말 없이 잘 챙겨주는 겁니다. 관심 없고 내버려두는게 아니라요.
“잘 모르겠다. 요즘 어디가 핫한지도 모르겠고, 뭘 먹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어디서부터 찾아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이게 개소립니다.
생각해 보세요. 연애를 몇 년 하셨을 거고 결혼도 하셨죠? 그럼 그 동안 아내분이 주도하신 흐름에서 아내분이 어떤 성향을 좋아하는지, 어떤 기분일 때는 어떻게 행동하는지, 날씨에 따라서 어떻게 반응하는지 데이터베이스가 쌓여 있어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모르겠다고요? 그건 무슨 뜻이냐면 아내 분이 알아서 해주니까 신경 안 써도 되고 좋네 하고 관심을 끊어 버린 겁니다. 제대로 정신이 박혀 있다면 아내가 그렇게 할 때 오... 이럴 때 이런 걸 좋아하는구나 그럼 다음에는 내가 이렇게 해봐야겠다 아닌가요? 아내 분도 참 인내심 끝판왕이시네요.
그럼 요즘 핫한 주식은 뭐고 게임은 뭔가요? 아무 것도 모르는데 주식을 하고 게임을 하시나요? 아니잖아요.
그건 그냥 아내분이 어떤 걸 좋아하는지 뭘 하고 싶어하는지 뭘 먹고 싶어하는지 전혀 관심이 없는겁니다. 본인 성격이 무뚝뚝하고 그런 것과는 일절 관계가 없는 관심의 영역이란 말입니다. 무뚝뚝한 사람이 관심이 있으면 애교나 그런 건 없어도 말 없이 잘 챙겨주는 겁니다. 관심 없고 내버려두는게 아니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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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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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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