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차에 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 누구나 다 하는 거 아닌가요? (고기능 우울증 자가 진단 테스트)
출퇴근길에 이런 생각 해보신 적 있나요? 딱 '가벼운 접촉 사고라도 나면 내일 출근 안 해도 될 텐데' 또는 '누가 나 좀 차로 쳐줬으면 좋겠다. 그럼 합법적으로 쉴 수 있을 텐데.' 종종 농담처럼 주고받기도 하는 말이라 '누구나 다 그렇게 사는 거 아니야?' 라고 가볍게 넘기기 쉽지만 사실 이건 우리 뇌가 보내는 아주 위험한 신호라고 합니다.
정신과 전문의들이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바로 이겁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죽겠다고 계획하는 능동적 자살사고와 달리, 사고가 나서 내가 다치거나 죽기를 바라는 상태를 '수동적 자살사고'라고 부릅니다. 원래 인간의 뇌는 본능적으로 자신을 보호하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다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 자체가 이미 뇌가 감당할 수 있는 스트레스 임계치를 넘었다는 뜻이죠. 죽고 싶은 게 아니라 쉬고 싶은 거라고 변명하지만, 사실 뇌는 죽음 외에는 쉴 방법이 없다고 결론을 내린 상태인 걸 수도 있는 거죠.
요즘 현대인들에게 특히 많이 나타나는 것이 바로 이 고기능 우울증입니다. 무기력하게 누워만 있는 일반 우울증과 달리, 겉으로는 성과도 잘 내고 사회생활도 완벽해 보이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도 우울증임을 인지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집에 돌아오면 가면을 벗듯 무너지고, 출근길에는 어김없이 사고가 나길 기도하게 되죠.
아래는 고기능 우울증 자가 진단 체크리스트 입니다.
혹시8개 이상 해당한다면, 지금 당신은 고기능 우울증 상태일 확률이 높으니 병원을 찾아가 상담을 받으시면 좋겠습니다.
1. 2주 이상 무감각, 소외된 느낌을 경험
2. 과다수면 혹은 불면증 경험
3. 식욕 감소 혹은 식탐 증가
4. 스스로 부족함을 느끼거나 과도한 죄책감에 시달림
5. 만성적 에너지 부족 (번아웃)
6. 현재와 미래에 대한 절망감
7. 집중력 저하
8. 불만족하거나 초조함을 느낌
9. 삶의 무의미함이나 죽음에 대해 자주 생각함
10. 몸이 무겁고 움직임이 느려짐
11. 취미생활이 더 이상 즐겁지 않음
12. 타인에게 부담을 줄까봐 도움을 청하지 않음
'다들 그렇게 살아', '네가 약해서 그래'라는 말에 속지 마세요. 자살에 대해 단 한 번도 생각하지 않고 사는 사람들도 세상엔 정말 많습니다. 만약 '차에 치이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면, 그건 의지력이 부족한 게 아니라 마음이 보내는 긴급 구조 신호 입니다.
오늘은 남들의 기대나 성과가 아니라, 내 상태가 어떤지 한 번만 솔직하게 들여다봐 주는 게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