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금융 16년 차입니다. 종합건설사로 시작해 시행사, 리테일, PM, 리츠, 펀드 업무 등을 거쳐 지금은 운용사에서 대체투자운용(리츠) 업무를 맡고 있어요. 5월에 6개월넘게 진행해온 딜의 클로징, 자산매각이 있었는데, 저랑 같이 일하는 팀원 두명이 그만둬서 혼자 실무담당자이자 책임자로 일했고, 기존 사원이 하던 루틴업무까지 3월부터 혼자 맡게되었습니다. 영업일도 적고 몇 달을 무리했더니 휴가 시작 첫날 응급실로 실려갔습니다. 10일 입원 후 지금은 퇴원해서 통원치료 중이에요. 누워서 인생을 다시 돌아봤습니다. 예전처럼은 못 살겠다 싶어 생각을 정리해보며 이렇게 조언을 요청하는 글도 남깁니다. 돌이켜보면 첫 직장부터 지금까지, 이상하게도 제가 들어가는 곳마다 팀이 망가져 있어 사람이 거의 없이 새로 세팅되어 제가 기존업무를 혼자 파악하거나, 새로 받아서 세팅했네요. 가장 힘들었던 건 6-10년차, 처음 운용사로 갔을 때입니다. 팀원이 다 그만뒀고, 사수도 사정상 2개월 만에 이직하셨어요. 그런데도 제게 붙여준 인력충원은 없었고 전례 없는 국책리츠를 처음부터 혼자 세팅하며 4년을 자는 시간 빼고 주말도 없이 일했습니다. 당시 대리였는데 팀에서 혼자만 야근이 너무 심하니 옆 본부에서 “팀장이 왜 업무분장을 안 해주냐”고 했어요. 팀장님 욕먹이는 것 같아 몰래 혼자 노트북 들고 24시 맥도날드, 주말엔 카페에서 일했습니다. 회사도 팀도 사람을 뽑아주진 않았고, 제 희생은 당연한 분위기였어요. 그때 동료가 이런 말을 했어요. ”대리님 그만둔다고 하면 그 일 저한테 넘어오니까, 저도 이직 준비하려고요.“ 충격이었지만, 그게 현실이었습니다. 그래도 그 시절이 나쁘지만은 않았어요. 행복주택을 리츠로 공급하며 사회에 기여한다는 사명감이 있었고, 국토부장관상도 받고 공로상도 받으며 일하는 기쁨이 힘듦을 덮었어요. 그때는 20대이기도 했고요. 하지만 그 시간의 기억이 거의 없습니다. 일한 기억 말고는. 최근 응급 상황이 생겨 대학병원 여러 곳에 전화를 돌렸는데, 한 곳에서 이런 말을 들었어요. “10년 전에 저희 응급실 내원 기록이 있으세요.” 전혀 기억이 없었어요. 당시 다니던 회사 근처 병원이었습니다. 그때의 저는 건강도 친구도 잃고 야근에만 몰두해 있었죠. 건강검진에서 정밀검진 권고를 받고도, 야근해야 하니까 야간진료 병원을 검색하던 제 자신을 보며 처음으로 현타가 왔습니다. 그래서 이후 이직을 했어요 현 직장은 3년 전, 연봉 천만 원 깎고 직급도 낮추고 왔습니다. “리츠만 해봤고 펀드 경험 없다”며 후려치기를 당했지만, 그냥 조금 더 마음 편하게, 워라밸도 챙기며 일하고 싶었거든요. 근데 오자마자 현실은 달랐습니다. 기존 경력에 투자자·자산 관련 경험이 있다는 이유로 대형 펀드 5개 이관을 입사 직후부터 전담했고, 2년간 예상치 못한 사람 문제로 고통받다가, 최근 조직개편으로 팀이 바뀌었는데 팀원들은 하나둘 그만두거나 잘려나갔어요. 몇 달째 실무자 저혼자 자산매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봉은 3년째 동결, 진급 누락, 인센은 한 번도 없었어요. 결국 또 이렇게 되었네요. 주변을 보면 저만 이런 게 아닙니다. 같이 일하는 관계사 회계법인에서 최근 두 명이 과로사했어요. 부동산금융 특성상 딜 하나에 관계자가 워낙 많이 엮이다 보니, 어느 한 곳이 무너지면 도미노처럼 다 같이 무너지는 구조잖아요. 공황장애약, 두드러기약… 저도 먹어봤고, 주변에서 흔하게 봤습니다. 리츠·펀드를 많게는 수십 개씩 동시에 끌어가다 보면, 현실의 고민을 꿈에서 해결하고 깨자마자 메모하는 날도 있어요. 이게 책임감인지, 그냥 구조에 갇힌 건지 이제는 잘 모르겠습니다. 업계를 떠나고 싶지만 16년 경력이 전부 부동산금융에 쌓여 있어 갈 곳도 마땅치 않습니다. 나이도 있고, 신입으로 가기엔 현실적인 돈 문제도 무시할 수 없어요. 그냥 평범하게 대출로 집 이자내며 먹고사는 직장인이라서요. 전혀 다른 업계로 가볼까, 사업을 해볼까… 진지하게 고민할 정도입니다.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들, 어떻게 버티고 계신가요? 아니면 어떻게 나오셨나요? 조언 부탁드립니다. #부동산금융 #운용사 #자산운용사 #금융 #AMC #리츠 #펀드
5월 연휴 첫날 응급실, 퇴원하고 나서야 16년을 돌아봤습니다
05월 18일 | 조회수 201
o
own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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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고졸국비
1시간 전
아... 그분이시군요. 건강은 괜찮으신지요?
현실적으로 현재 상황에서 타직군 신입 이직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방향이 있으면 알려드리겠지만 제가 아는 한에선 그래요...
16년간 실무를 뛰시고 직접 모든걸 하셨다면, 객관적으로 스스로 혼자 모든걸 할 수 있고, 그 동안의 인맥 인프라가 헛된게 아니라면 창업도 가능하실 경력이시죠.
현실적으로는 이직 전 회복기간동안 최대한 회사로서 진행하던 무형의 자산을 개인의 것으로 만드셔야 합니다. 상황 상 한두달의 수입공백도 가계에 치명적일테니까요. 그 노하우와 인맥을 자산으로 시장에 파셔야하는데, 쉽지않으실겁니다.
저는 사업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서 이 길을 추천드리진 못해요. 다만, 동종업계라도 조금 더 체계적이고 조금 더 업무분장이 잘 되어 있는곳을 운좋게라도 찾길 기도해봅니다.
아... 그분이시군요. 건강은 괜찮으신지요?
현실적으로 현재 상황에서 타직군 신입 이직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방향이 있으면 알려드리겠지만 제가 아는 한에선 그래요...
16년간 실무를 뛰시고 직접 모든걸 하셨다면, 객관적으로 스스로 혼자 모든걸 할 수 있고, 그 동안의 인맥 인프라가 헛된게 아니라면 창업도 가능하실 경력이시죠.
현실적으로는 이직 전 회복기간동안 최대한 회사로서 진행하던 무형의 자산을 개인의 것으로 만드셔야 합니다. 상황 상 한두달의 수입공백도 가계에 치명적일테니까요. 그 노하우와 인맥을 자산으로 시장에 파셔야하는데, 쉽지않으실겁니다.
저는 사업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서 이 길을 추천드리진 못해요. 다만, 동종업계라도 조금 더 체계적이고 조금 더 업무분장이 잘 되어 있는곳을 운좋게라도 찾길 기도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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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회사에서 풀지 못한 고민, 여기서
회사에서 업무를 하다가 풀지 못한 실무적인 어려움, 사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적이 있으셨나요? <리멤버 커뮤니티>는 회원님과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과 이러한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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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리멤버
@멘션된 회사에서 재직했었음
19년 05월 28일
일하는 사람과 기회를 연결하여 성공으로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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