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비행기값만 '중고차 한 대 값' 태웠는데, 4개월 뒤에 여친이 떠납니다.
120일. 제 여자친구의 비자가 만료되기까지 남은 시간입니다.
도쿄에서 시작해 필리핀, 한국을 거치며 하늘에 뿌린 비행기 티켓값만 웬만한 중형차 한 대 값입니다. 이 지독한 3년 장거리 연애의 끝에서, 저는 이제 그녀를 제 곁에 완전히 정착시키려 합니다.
3년 전, 일본 도쿄에서 타지 생활의 외로움에 허덕일 때 지금의 여자친구를 만났습니다. 팍팍한 타향살이에서 서로에게 기대며 1년이라는 시간을 보냈지만, 제가 유학을 위해 필리핀으로 떠나고 이후 한국에 취업하게 되면서 기약 없는 장거리 연애가 시작됐습니다.
그놈의 체온 한 번 느껴보겠다고 주말마다 공항으로 출근 도장을 찍었습니다. 하늘에 뿌린 비행기 티켓값을 계산해 보니, 정말 제목 그대로 차 한 대 값이 허공으로 증발했더군요. 정작 저는 제 차가 없어서 유행하는 '차박'은 한 번도 못 해봤는데, 공항 벤치 노숙만큼은 눈 감고도 할 지경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모니터 너머가 아닌 진짜 체온을 느낄 수만 있다면, 그깟 비행기 값은 조금도 아깝지 않았습니다.
제가 마침내 한국에 번듯한 직장을 구하자, 그녀는 주저 없이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끊고 저 하나만 믿고 날아왔습니다. 입국장에서 캐리어를 끌고 나오는 그녀를 안았을 때, 그동안 공항 벤치에서 구겨 자던 맘고생이 다 씻겨 내려가는 기분이었습니다.
이제 주말마다 인천공항 안 가도 된다며 만세를 불렀는데, 기쁨도 잠시였습니다. 그녀의 비자에 적힌 체류 기간이 이제 딱 4개월 남았습니다. 120일 뒤면 저는 다시 그 지독한 장거리 연애를 시작하거나, 그녀를 영영 떠나보내야 할지도 모릅니다.
말도 잘 통하지 않는 낯선 한국 땅에서 제 곁을 묵묵히 지켜주는 그녀입니다. 비자 만료일이 다가올수록 내색은 안 해도 불안해하는 게 눈에 보여서 마음이 찢어집니다. 이제는 제가 확실한 답을 줘야 할 때라는 걸 뼈저리게 느낍니다.
선배님들, 저는 이번 신라호텔 호캉스를 핑계로 그녀의 여권을 뺏으려(?) 합니다.
"더 이상 비행기 타지 말고, 나랑 같이 한국에 평생 정착하자."
비행기 티켓 대신, 평생을 약속하는 혼인신고서에 도장을 찍자고 프러포즈할 계획입니다.
비행기 값으로 중고차를 날린 이 무모한 직장인이, 마침내 한 여자의 남편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선배님들의 따뜻한 응원과 '좋아요'를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